[인근 안동에는]문화관광부지정 공식축제 안동국제탈춤폐스티벌

올해부터 우리 영주시를 비롯 인근 봉화군과 안동시등 북부지역3개 자치단체가 축제에 대한 공동홍보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오는 26일부터 안동에서 열리는 국제탈춤페스티벌에 대해 안동시의 협조를 얻어 게재한다. 편집자주

전국 천여개 축제중 3년연속 전국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안동국제탈춤 페스티벌이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열흘간 낙동강변 축제장과 하회마을,그리고 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안동국제페스티벌2003'은 해를 거듭할수록 지역성을 탈피하고 세계인들이 스스로 참여하여 마음속에 잊혀지지않는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휘동 안동시장은 "18만 안동시민들이 간직하고 전승하여온 한국적인 전통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축제의 불모지에서 일궈낸 가장 한국적인 전통축제가 바로 안동탈춤폐스티벌"이라며 전통문화유산의 도시 안동이 한국적인 전통의 맥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축제의 지역성을 탈피,명실공히 세계인들의 축제로 승화시켜 나가야 하고 과거축제와는 달리 관객들이 체험하고 즐기는 차별화된 축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장은 경주문화엑스포와 대구U대회등 국제행사를 적극 활용해 안동탈춤페스티벌이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강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지난해 65만이란 사상 유례없는 관객을 불러들인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03"의 주제는 '솟구치는 힘,살아나는 흥'으로서 행사의 모든 연행을 주제와 결부시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탈춤공연은 지금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독일,프랑스,이태리등 외국 7개국 11개단체의 공연과 국내의 가산오광대를 비롯한 중요무형문화재 탈춤 13개 단체,기타 국내탈춤 4개단체,창작탈춤 4개단체를 비롯한 21개 단체가 참가해 흥을 돋우게 된다.

특히,제33회 안동민속축제와 함께 개최되는 탈춤축제는 차전놀이,놋다리밟기,도산별시,저전논매기 농요등 안동지역에서 전승되어 오는 30여종의 민속놀이가 함께 공연돼 지역민들에게는 신명나는 참여공간을 마련 화합을 다지고 외지관람객들에게는 생생한 전통적인 삶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이번 축제에는 학봉 선생의 [해사록]에 의거 조선통신사 행렬이 재현되고 제10회 한국 인형극제를 비롯,전국창작탈공모전, 탈놀이경연대회, 탈춤그리기대회 등 전국단위 경연행사와 하회선유줄불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마당극 공연이 탈춤축제의 완성도를 한껏 높여 생동감을 자아내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탈춤따라배우기, 탈만들기, 전통혼례 체험, 관광객을 위한 소원쓰기,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페이스페인팅, 전통민속놀이 체험 등은 관객들을 축제의 내면 세계로 이끌어 들이고 음식의 거리와 문화의 거리에서 함께 개최되는 "안동문화 음식축제"는 올해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솟구치는 힘! 살아나는 흥!!"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03의 주제가 바로 "솟구치는 힘, 살아나는 흥"이다. 탈춤을 비롯한 우리나라 민속극에는 생명과 활력을 바탕으로 놀이판을 휘어잡는 등장인물들이 있는데 하회탈놀이의 백정, 해서탈춤과 경기 산대놀이의 취발이, 꼭두각시놀음의 홍동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일상의 사회질서가 강제하는 차별적 도덕률에 구애받지 않고 생명 본연의 활력에 충실한 인물로서 강한 비판의식과 유희정신을 바탕으로 관중을 축제의 심연으로 인도한다.

문화의 전개 과정이란 사실상 인간의 본원적 생명력인 신명과 흥을 규율과 통제를 통해 억압해온 과정이다. 축제는 바로 이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이고 탈춤은 해방의 통로로서 축제정신을 가장 잘 구현해온 민속예술이며, 백정으로 대표되는 '힘찬 인물'들은 탈춤의 축제성을 상징하는 존재들이다.

오늘날 고도로 문명화한 사회 속에서 대개의 인간은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는 수동적 삶을 살아가면서 존재의 활력과 야성을 잃어가고 있다. 낱낱의 인간이 곧 소우주(小宇宙)이자 그 주재자였던 시절은 아득한 옛날의 이야기로 치부되고, 이런 현실 속에서 탈춤페스티벌은 축제판에서 나마 솟구치는 활력과 고삐풀린 야성을 체험하고 신명과 흥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

백정을 알면 인간다운 삶의 길이 보인다.

하회별신굿에 등장하는 백정은 활력이 넘치는 인물이다. 그의 활력은 건강한 육체를 바탕으로 하는 건강한 노동과 사회적 하층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자유로움에서 나온다.

소의 도살과 내장 등의 허접한 고기의 판매로 생계를 이어가는 백정은 유교이데올로기의 강박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렇기에 성적인 표현을 금기로 여기는 사회 통념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성적인 욕망을 삶의 동력으로 파악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마침내 관념의 허울 속에 갇혀 있던 양반. 선비까지도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도록 이끈다. 이런 점에서 백정은 부네, 초랭이와 함께 신명풀이의 사제로서 위상을 차지한다.

왜곡된 자본주의 문화의 전개와 오도된 전통적 가치의 충돌 속에서 마치 그림자처럼 허청대며 정처 없는 관성의 행로를 거듭하고 다양한 물음에 직면해 있다. 이념과 형식의 낡은 틀에 얽매여 현상과 사물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가? 점점 조직화하고 정교화되는 사회 체계 속에서 낡은 부속품으로 전략해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회별신굿놀이의 백정은 이런 물음 앞에서 당황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건강한 삶의 길을 돌아보게 한다. 그는 자신의 몸을 작은 우주로 섬기고 그 우주를 움직여나감으로써 공동선(共同善)에 이르는 노동과, 그 자체로 허구에 불과한 이데올로기를 거부함으로써 인간의 본원적 생명력을 해방시키는 신명풀이의 조화야 말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인간다운 삶의 길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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