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낼 때 싸게만 고집하면 안돼요"

"집수리, 가게수리는 할 만큼 해봤으니  이젠 제 작품으로 시내 한가운데 번듯한 건물 하나 만들어 봐야지요"

지난 4년 전 신영주 신세계약국 앞에서 문을 연 후 이번 종합시장(번개시장) 비가림 공사를 맡아 최선을 다해 공사했다는 명지건업의 김경민(35)씨.

김 씨는 공사를 하면서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나 묵묵히 참고 잘 마무리를 해 주위로부터 "젊은 친구가 대단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김 씨는 어릴 때 강원도에서 광부로 일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광산 일이 별로 신통치 않자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따라 영주로 오게 됐다.

군대 들어가기 전 이미 용접과 선반 자격을 취득하고 제대하자 곧장 포항제철 건축에 투입되어 선배 건축자들에게 신 공법을 배우며 때론 어깨를 나란히 겨누며 본격적으로 건축 일에 뛰어들었다.

건축을 하게 된 실질적인 동기는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건축에 관한 일을 하면 할 수록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하나씩 배워 손으로 직접 해보는 일이야말로 성취감 같은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서점가를 자주 들락날락 하게 되었습니다. 전공서적을 사서 밤마다 독학을 했지요. 잘 모르는 것이 나오면 선.후배 가리지 않고 묻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3D를 오히려 즐겨 일하며 전공을 계속 축적시켜 나갔다.

그에게 요즘 주택건축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했더니 "집을 아무리 잘 지었다 해도 비가 샌다면 안되겠지요. 그 다음으로는 단열입니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서는 모양도 내야겠지요. 기왕이면 멋을 한껏 내보는 것도 좋지요"

김 씨는 근래에 들어 건축 양식을 보면 스타일에 너무 무게를 두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깝다는 얘길한다.

"내구성이 강해야 합니다. 저는 적벽돌이 최고라고 생각하거든요"

최소한 백 년 정도는 보고 건축을 해야 함에도 모양에 신경 쓰다보니 그저 이.삼십 년 밖에 생각지 않는다는 것이다.

"견적을 낼 때 절대 싸게만 고집하면 안됩니다. 구입해 오는 원자재 값이 있고 업자가  투자하는 시간만큼 건물은 잘나오게 되어 있으니까요"

시내를 다니다가 내가 만든 집을 지나칠 때면 예사로 보이지 않는단다. 일할 때는 몰랐으나 혹시 잘못됨이 있는지를 꼭 확인해 보기 때문이며 눈에 확인이 되면 주저 없이 들어가 손을 보는 일도 허다했다고 한다.

포항에 있을 때는 불우이웃돕기 구좌로 조금은 남을 돌아보는 일에 동참도 해봤으나 근래에는 시간이 허락지 않아서 그것도 제대로 못했다며 앞으로는 지역에서 봉사활동도 해보고 싶다고 한다.

이를테면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정에  보일러 수리라든지 집수리도 해 주고 싶다는 말이다. "바쁘지만 우선 한 달에 한 집이라도 해 볼려구요. 돈도 좋지만 보람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지요."

돈 버느라 아직 노총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그는 "장가요? 가야지요. 정신없이 달려왔으니 좋은 색시감 소개해 주셔요(웃음)"

그는 이제  자기의 기술을 마음껏 발휘하여 건축 할 좋은 일감이 있다면 꼭 한번 해보고, 자신만이 간직할 수 있는 뿌듯함을 느끼며 바라보는, 이 지역의 젊은 건축가로 남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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