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탐방[57]우리시의 아름다움 ‘영주시조문학회’

2009년 창립 12명 회원들 활동
시조의 아름다움 알려

어느 나라나 고유의 시(時)가 있다. 인근 중국에는 한시, 일본은 하이쿠를 비롯해 멀리 유럽의 소네트까지 이처럼 자신의 나라를 대표하는 시가 있어 그 나라의 역사와 정신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고려시대부터 역사와 함께해오며 오늘날 까지 사랑받고 있는 시조(時調)가 있다.

현대시와 달리 시조(時調)는 우리 민족의 감정과 사상 그리고 민족의 얼을 담은 전통적인 정형시다. 우리고장에서 이런 시조를 창작하며 계승 발전시켜 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영주시조문학회(회장 최상호, 이하 시조문학회) 회원들이다.

▲ 시조는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
시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형시로 누구나 알고 있다. 3장 6구 45자의 간결한 시형을 가지고 있으며 조선시대까지 ‘단가(短歌)’라고 불러져 내려오다 곡조를 붙여 인기를 얻어 당시에 유행하던 노래라 하여 ‘시절가조(時節歌調)’가 즉 오늘날 시조라 불러지게 됐다.

‘시조’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학창시절에 배운 형식을 먼저 떠올리며 어렵다고 여기지만 시조문학회 회원들은 “사람들이 자유시와 달라 율곡이 있어 딱딱하고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관심을 가지면 금세 시조가 가진 아름다움을 알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시조(時調)는 말 그대로 정형율에 맞춰 형상화한 시문학이다. 하지만 시조는 오랜 전통을 지닌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이런 현실속에서 2009년 창립한 영주시조문학회는 시조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회원 12명 모두 등단 작가로 이뤄져 시조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두터운 정을 쌓아가고 있다.

특히 회원 중에는 시조문학에서 뚜렷한 활동을 남긴 문인들이 많다. 김정숙 회원은 나래시조 신인상 수상, 조평진 회원은 ‘올해의 좋은 작품집상’(시조문학), 무완문학상 시조부문 본상 수상, 허난설헌 문학상 시조부문 본상 수상, 김영애 회원은 ‘7회 달가람시조문학상’, 전선구 회원은 제1회 시조사랑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시조문학회에는 매년 작품집을 발간해 시조의 아름다움을 알린다. 창간호 ‘바람같은 집을 짓다’, 두 번째 작품집 ‘내 안의 너’, 세 번째 작품집 ‘온종일 큰다’, 네 번째 작품집 ‘서천, 시를 쓰다’등 총 4권의 작품집을 선보였다.

이들은 매월 첫째주 일요일이면 월례회를 통해 회원들이 창작한 시조 작품을 교환하며 그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합평회를 열기도 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문학기행을 떠나는 등 시조문학의 열정을 이어오며 시조보급과 확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기도
시조문학은 우리 민족만이 가지고 있는 대표 문학에 속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누구나 시조라 하면 훌륭한 우리시라 생각하지만 그와 반대로 어렵고 구태스럽다는 선입견을 가지기도 한다.

회원들은 “시조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형식적인 제약이 있다고 말하지만 중국의 한시, 일본의 하이쿠와 달리 사실 우리의 시는 창조성은 물론 융통성을 가지고 있다”며 “시조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다면 누구나 멋과 정서와 운치를 발휘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조, 민족의 정신 가장 잘 담아내고 있다”

[미니인터뷰]영주시조문학회 최상호 회장

지난 14일 만난 영주시조문학회 최상호 회장은 “시조가 한국 고유의 정형시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시조를 생각할 때 고전적인 이미지만 생각한다. 하지만 시조는 한국인 내면에 흐르고 있는 고유의 운율을 갖고 있어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문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조는 자유시와 달리 깔끔하다”며 “절제된 언어와 오랫동안 우리 민족이 가진 삶을 잘 담아내고 있다. 시조가 뿌리내려진 오랜 세월동안 시조는 우리 민족의 얼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시”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자유시를 주로 썼지만 한국문인협회 영주지부 창립 멤버인 박영교 시인의 영향으로 시조와 인연을 맺게 됐다. 지금은 시조에 아름다움을 알게 돼 지유시 보단 시조를 많이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과거와 달리 교과서에서 시조 작품 수록에 줄어들었다”며 “학생들이 많은 작품을 통해 시조와 가까워 져야 한다. 축소된 시조 작품들이 앞으로 국어 교과서에서의 시조 수록 비중이 높아 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1952년 영주서 출생해 안동교육대학과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하고 제84회 월간문학 시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조집 ‘영혼의 바다를 떠돌며’외 4권과 6인동화집 ‘미꾸라지의 꿈’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영주문인협회, 아동문학소백동인회 회원으로 교직 명예퇴직 후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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