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탐방[55]우표를 모으는 사람들 ‘소백우취회’

작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은 우표
우표의 가치와 아름다움 전해

휴대폰, 메일 등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실시간으로 소식을 주고받는 오늘날과 달리 편지지에 한자 한자 정성들여 편지를 쓰던 시절 ‘우표’는 전세계 어디든 보낼 수 있었던 소중한 물건이었다.

통신 수단 발달로 우표를 예전처럼 많이 쓰고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우표를 취미로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 ‘우취(郵趣)인’이라 불리는 이들은 단순히 우표를 모으는 것이 아닌 우표를 통해 그 속에 담긴 문화나 역사를 알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고장에서도 이런 우취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있다. 바로 10여년 역사를 가진 ‘소백우취회(회장 김원동)’이다.

▲ 2007년 창립, 2년에 한번씩 정기전시회 개최
70~80년대 학교를 다닌 학생들이라면 집으로 배달된 편지에 조심스레 우표를 뜯어 보관하기도 하고 우표가 나오는 날에는 우체국을 찾아 우표를 사기도 했다. 그 당시 친구 중 한명은 꼭 우표를 모을 정도로 우표 수집이 큰 인기를 끌었다.

소백우취회 회원들은 어린시절부터 우표 수집을 했던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 60년대 부터 우표를 수집하고 있는 김원동 회장을 비롯해 40년전 친구가 모은 우표를 보고 모으기 시작한 회원들까지 이들의 우표사랑은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2007년 창립된 소백우취회는 20여명의 회원들로 시작해 현재는 12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두달에 한번 정기모임과 2년에 한번씩 정기전시회를 열고 지역민들에게 우표가 가진 가치와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우표수집은 수집가에 따라 발행된 순서대로 모으기도 하고 주제별로 수집하기도 한다. 일반인들은 오래된 우표일수록 가치가 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소백우취회 회원들은 오래된 우표라도 희소성이 없고 역사적 의미가 없는 우표는 큰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회원들은 “우표를 보면 그 나라와 지역의 대표 관광지, 기념일, 인물 등 다양한 주제별로 만들어졌음을 쉽게 알 수 있다”며 “우표의 그림을 통해 문화와 역사를 알수 있다”고 말했다.

▲ 과거에 비해 우표수집 인기 ‘시들’
우표수집이 호황을 누릴 때 영주에만 해도 몇곳의 우표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1곳만이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우표수집은 과거 취미생활로 대표돼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메일 등 우편을 대신할 수단이 나오고 컴퓨터 게임과 다양한 레저스포츠가 등장하면서 우표의 인기가 시들해 졌다.

우표 수집은 점점 나이 많은 사람이 하는 오래전 취미생활이라는 인식이 많다. 실제 우표 수집가 중 대부분은 연령대가 높다. 소백우취회 또한 점점 회원들이 줄어들고 있고 대부분 과거의 추억을 가진 50~60대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31일 우체국에서 만난 회원들은 “학창시절 새로운 우표가 나오는 날 아침이면 우체국 앞에서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우표를 기다렸다”며 “학교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일찍 우체국에 가서 줄을 섰지만 지각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엔 젊은이들도 우표 수집을 많이 했지만 오늘날에는 우취인들이 점점 줄어들어 지금은 젊은 사람을 찾아 볼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산마라노 우표로 시작된 우표 사랑’
[미니인터뷰]소백우취회 김원동 회장

“중학교시절 유럽 ‘산마리노’란 나라에서 발행된 우표의 아름다움에 빠져 우표 수집을 하게 됐습니다.”
이는 어린 학창시절부터 우표를 모으며 우리고장에서 우표 전문가로 통하는 소백우취회 김원동 회장(75)의 말이다.

김 회장은 “우표수집은 단순한 수집 이상이다”며 “우표를 수집하다보면 역사를 알 수 있고 폭넓은 교양과 문화를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최초의 우표는 1884년 발행됐다. 회원중에서 이 우표를 보유하고 있는 분들이 더러 있다”며 “우표 수집을 하다보면 희귀한 우표를 찾게 되지만 모든 우표에는 그 나름대로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회원들은 우표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매년 대한민국 우표전시회를 방문하기도 하고 우체국에 새로운 우표가 나오면 제일 먼저 앞장서 구매한다”며 “다음달 대전에서 열릴 대한민국 우표전시회에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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