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농촌을 살리는 천군만마 귀농인을 만나다[5]귀농 4년차 단곡3리 김경례 씨

귀농 바람이 불고 있다. 작물을 경작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영주는 귀농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준비 없는 성공은 없다. 이에 본지는 귀농인들이 성공적으로 영주에 정착 할 수 있게 된 배경을 알아보고 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고자 한다. 더불어 귀농인들이 영주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마을 사람들과의 화합으로 함께 발전해 나갈 방법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귀농인 김경래씨
각종 산나물 재배, 뽕나무도 키워
방문객 쉼터 조성 계획... 6차 산업 도전

영주에서 부석으로 가는 길에 단곡 이정표를 보면서 좌회전해서 장안사 방향으로 올라가면 단산면 단곡3리가 위치해 있다. 소백산국립공원에 들어서기 바로 전 두여골 왼쪽 산자락에 컨테이너 하우스가 보인다.
귀농 4년차에 접어든 김경례씨(53)와 남편이 꾸민 보금자리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예상외로 넓은 집터가 나오고 비닐하우스와 연못을 갖춘 정원도 있고 닭과 염소 등 동물들도 몇마리 기르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 만난 터전
안양에서 살던 김경례씨는 이곳을 오면서 처음 경북지역에 왔다고 한다. “남편의 친구 중에 영주가 고향인 분이 있었는데 우연히 놀러 왔다가 이곳을 보고 땅을 구입하려고 결정했다”며 두여골에 들어오게 된 사연을 이야기했다. 김 씨는 처음엔 시골로 내려오는 걸 반대했다. 한 달 동안 남편의 설득에 못 이겨 ‘한번 가보자’는 마음에 처음으로 영주를 방문했다고 한다. 이곳으로 들어서는데 물도 좋고 사과나무, 은행나무가 정말 좋았다고 한다. 몇 번 방문 후에 김 씨는 영주에 살겠다고 결정을 하게 됐다고 한다.

무농약 오디
▲한발 한발 내딛고
단곡에 빈 집을 얻어놓고 2년 동안은 안양과 단곡을 오가며 밭을 만들고 나무를 심고 농사를 짓다가 막내아들을 대학교에 입학 시킨 뒤에 이사를 했다고 한다.

징검다리를 건너 들어선 땅이었는데 부부의 손을 거쳐 작지만 다리가 만들어졌다. 인테리어와 조경 일을 하던 남편덕분에 버려진 듯 했던 땅이 조금씩 모양을 갖춰가고 김 씨는 틈틈이 들일을 다녔다고 한다.

“뭘 먹고 살까”했더니 누군가가 “남의 집 가서 품만 팔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일을 다녔다고 한다. 해 본 적 없는 들일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점점 본인의 밭을 만들어 가면서 즐거움은 배가 됐다고 한다. 산에서 흘러내린 물로 질퍽하던 마당은 물관을 대서 한 곳으로 돌려 연못을 만들고 산에서 받은 물을 저장해서 사용하고 있다. 산에 있던 돌들은 그대로 정원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처음 영주에 내려올때 부부는 펜션을 계획했었지만 지금은 농업으로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고 한다. 김 씨는 “나중에 농장이 잘 만들어지고 나면 방문객들과 함께하는 작은 쉼터는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은 비전문인이지만 언젠가 전문인이 되겠죠
산 아래 지어진 비닐 하우스 안에는 곰취가 자라고 있다. 산나물로 출하하고 장아찌를 만들고 지금은 곰취로 떡을 만들어 보려고 구상중이라고 한다. 김 씨의 농장에는 개복숭아, 화살나무, 머위, 취나물, 산마늘, 미역취, 잔대 등 갖가지 산나물이 자라고 있다. 표고버섯이 자라는 참나무도 한쪽에 세워져 있다.

소백산 두여골 산채나물
김 씨는 “잘 모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크게 하면 안된다. 하나씩 배우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유통을 통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영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점차 면단위, 마을단위 모임에도 가입해 도움을 받게 되고 소백산생태작목반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소백산국립공원에서도 도움을 줘 산채나물박스와 건어물박스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땅을 임대해 뽕나무를 심었다. 농약을 치지않아 노루도 멧돼지도 방문하는 농장이다. 오디를 상품으로 내놓기 때문이다. 손으로 일일이 알과 벌레를 잡는다. 그래서 김 씨의 뽕나무 밭에는 풀이 가득하다.

김씨는 “내가 자신있게 내 놓을 수 있는 농산물이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오디는 특히 날것으로 먹기 때문에 약을 칠 수 없고 잎도 마찬가지로 말려 가루를 내고 장아찌를 담기 때문에 힘들어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사일 힘들어요. 그러나 즐겨야지요
오디 수확량이 내년에 두 배로 증가할 전망이라 저장고가 꼭 필요하다는 김 씨는 마당 한 켠에 저장창고를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순흥에 가공공장을 세울 계획을 갖고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가공공장과 방문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쉼터 운영도 충분히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힘든 것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시골에서 특히 농사일은 더더욱 그러하다”며 “많은 것을 경험하면 된다. 경제문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면 성공하는 것이고 이겨내지 못하면 결국 실패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이웃들이 있어서 귀농 4년을 채워가고 있다는 김 씨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배우고 땀을 흘리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난 532호에 실린 소백농원을 소풍농원으로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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