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131]한문, 서예 배움터 ‘석정서당’

어린학생부터 성인까지 발길 이어져
선조들의 말 ‘인생을 살아가는 지침 돼’

문을 열고 들어서자 진하게 묻어나는 묵향과 함께 벽면 곳곳에 걸려 있는 서예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한쪽 교실에서는 붓을 든 어르신들이 흰 화선지를 앞에 두고 서예에 집중하고 있다. 이 풍경은 휴천2동 영주농협 남영주지점 옆에 위치한 석정서당(원장 원종석)의 아침 풍경이다.

석정서당은 우리고장에서 10년 넘는 세월동안 한문과 서예의 맥을 지켜오고 있는 곳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문, 서예 학원들이 급속도로 문을 닫는 상황속에서 어린 학생들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한문과 서예를 배우기 위해 꾸준히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붓을 잡기 시작
석정서당을 운영하고 있는 원종석(40)원장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붓을 잡기 시작했다”며 “어린시절 재미있고 좋아했던 한문과 서예가 성인이 돼 대학시절 학부에서는 서예를 대학원에서는 한문을 전공하며 인연이 이어졌다. 그리고 군 제대 후 지리산 청학동 예절학교에서 2년 동안 학문을 배운 후 지난 2003년에는 석정서당의 문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석정서당은 30여명 학생들을 비롯해 일반인 2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한문과 서예를 배우고 있다.
원 원장은 “학생수강생들은 초등학생이 많다”며 “주로 한문 수업과 다도, 절 예절 등을 가르치고 있고 성인회원들은 주로 서예를 배운다. 이들은 한문, 서예 양쪽 다 능해 이 공간에서 연습과 서로간의 교류를 통해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예의 의미는 글씨를 붓으로 쓰는 예술이지만 화선지 위에서 서예는 무궁무진하게 예술의 경지를 이룬다. 회원들이 써 놓은 서예작품을 찬찬히 보면 붓으로 쓰는 글씨 속에 그 사람의 심성, 성격, 인성이 나타나며 하나같이 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서예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란 물음에 원 원장은 “서예는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끈기가 부족한 학생에게 인내심을 기르는 데 좋다”며 “정자세와 올바른 방법으로 붓을 잡고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도 높이며 고사성어를 쓰며 얻는 교훈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정서적으로도 학습 효과가 높아 올바른 인성을 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제사들의 올바른 변화, 가르침의 힘이 돼
“한문과 서예를 가르치다 보면 옛 성인(聖人)들이 했던 말들이 왜 아직도 지침이 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한다”고 원 원장은 말했다.

그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이란 말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다. 즉 인간 세상의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으로 어려운 상황속에서 삶의 위안이 되고 지침이 됐다”며 “한문공부를 통해 이런 배움을 가슴속에 새기게 됐다”고 했다.

특히 그는 “산만하던 학생이 수업을 통해 변하고 아이들이 예절교육을 통해 예를 배워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 또 이곳을 다니지 않는데도 스승의 날 찾아오기도 하고 틈틈이 석정서당을 잊지 않고 찾아오는 제자들이 있어 더욱 더 힘이 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종석 원장은 현재 석정서당 뿐만 아니라 영주문화원, 풍기문화원, 순흥 선비촌에서 서예와 한문을 가르치며 경북미협초대작가로도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석정서당
서예, 한문
휴천2동 493-47 3층
054) 634-0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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