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향우회 탐방[7]화합과 고향사랑이 으뜸인 향우회 풍기인들의 모임 ‘풍우회’

‘향우회(鄕友會)’란 고향사람들의 모임이다. 객지에서 만나는 고향사람들이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까. 고향이란 공통분모는 언제나 서로를 정답게 묶어준다. 본지는 타 지역에서 고향을 잊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국 각지의 향우회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올해 5월에 열린 풍우회 상봉의 날 단체사진
매년 상봉의 날 수백명 참가 결속력 과시
풍기발전 포럼 통해 고향발전 고민하기도
온라인 풍우회 카페 전국 동문모임 1위 랭크

지난 5월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에 소재한 삼화농장 잔디밭은 40대 젊은 청년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무려 800여명이 모여 시끌벅적한 화합 한마당이 벌어졌다. 그 동안의 역사와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한 100여 점의 사진도 행사장 한켠에 마련됐고 젊은 사람 수백명이 연세가 지긋한 학창시절 은사에게 단체로 엎드려 큰절을 올리는 이색 풍경도 펼쳐졌다.

바로 풍기지역 출신들의 모인인 풍우회(회장 권용순)의 ‘상봉의 날’행사장 풍경이다. 풍우회가 지난 86년부터 매년 5월 둘째주 일요일에 빠짐없이 열고 있는 ‘상봉의 날’은 올해로 꼭 30주년을 맞았다. 올해 행사는 풍우회 내 단위 조직인 백운회(풍기초 66회, 북부초 14회, 봉현초 39회, 봉현서부초 24회, 창락초 28회, 풍기중 30회, 금계중 27회, 풍기고 27회 연합)가 주관했다.

영주지역 향우회 모임 중 규모면이나 결속력, 그리고 화합면에서 단연 으뜸인 풍우회는 이 행사를 통해 향우들의 화합과 고향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 풍우회 회원들이 은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절을 올리고 있다
▲풍우회의 역사
풍우회는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인 1980년 2월 21일 서울시 중구 퇴계로 대림정에서 풍기초 출신 15명이 모여 시작됐다. 처음엔 고향을 떠나 서울 경기에서 생활하는 풍기초 동문들의 모교사랑 모임이었지만 지금은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풍기 봉현지역 출신 향우 모임으로 확대됐다.

초대회장엔 고 강태술(28회), 부회장에는 천권술(29회), 총무 선진옥(35회)씨가 맡았다. 이후 2대 고 남성섭(24회), 3대~4대 고 김영래(28회.풍기초 교사로서 풍우회 기초와 운영 기반 마련), 5대 김태원(34회. 풍우회 운영자금 모금), 6대 김형태(35회), 7~8대 김대욱(37회.상봉의 날 첫 개최, 장학제도 통해 모교지원, 풍기향가 작사), 9대 유영우(38회.광복단 건립 지원), 10대 우용환(39회), 11대 김형국(40회), 12대 한상운(43회), 13대 배선웅(47회), 14대 이광인(50회), 15대 장무호(53회), 16대 변명식(54회.풍기발전 포럼 시작), 17대 김제덕(55회. 모교및 풍기읍행사 적극 지원)회장이 맡아 발전시켜 왔다. 현 회장은 지난해 5월 취임한 권용순(56회. (주)네비스메디컬 이사)회장으로 2년 임기의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 풍우회 회원들이 은사를 업어주고 있다.
▲풍우회 상봉의 날
1986년 3월 풍우회 운영위원 회의에서 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풍우회 상봉의 날’로 제정하고 지금까지 그 뜻깊은 자리가 매년 열리고 있다.

‘상봉의 날’ 행사는 고향을 떠나 전국 각지에서 살고 있는 동문들이 서울에서 1년에 한번 만나 그간의 정을 나누며 하루만이라도 세상만사 다 잊어 버리고 옛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보자는 취지로 열리고 있는 풍기인들의 큰 잔치 한마당이다. 30년 동안 이어져 온 풍우회 상봉의 날 행사가 이제는 풍기초 출신에만 국한되지 않고 지역출신이면 누구나 참석해 범 풍기출신들이 단합하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풍기읍장, 시도의원, 농협조합장 등 풍기지역 기관단체장도 대거 상경해 이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 결속력의 장 풍우회 카페
경북도내 향우회 중 가장 먼저 카페 문을 연 ‘풍우회’카페는 2004년 2월12일 개설됐다. 현재 회원은 3천5천여 명으로 국내 동문 및 향우회 카페 중 규모면에서도 단연 1위다. 하루 방문객은 800명, 최신 글 20〜30개에 이를 정도로 활발하다. 행사후기 등 향우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어 행사에 참석 못했거나 향우들 소식에 목말라 하는 회원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는 소통창구다. 한때 포털 다음카페 중 초등동문부분 22만2천324개 카페중 1위, 동창/동문 전체 카테고리로는 480만25개 카페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활성화 돼 있는 카페다.

2004년 당시 풍우회 사무국장을 맡았던 배규택(카페 네임 시보네)씨가 풍우회 상봉의 날 주관기수 회장을 맡아 행사를 준비하면서 개설했고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운영해 활성화 시킨 장본인이다.

이 카페는 고향소식과 동문소식은 물론 모든 영주관련 정보가 탑재돼 있어 회원들의 정보공유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풍기발전 포럼 모습
▲풍기발전 포럼
풍우회는 매년 두차례 고향에서 ‘풍기발전포럼’을 주관하고 있다. 주로 서울 등 수도권에서 행사를 치르는 여타 향우모임과는 달리 고향을 직접 찾아 고향발전을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풍우회 회원들의 고향사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역발전과 각종 지역현안에 대해 전문가와 지역민들이 함께 고민하는 자리인 이 행사는 2011년 장안대 교수로 재직중인 변명식 회장이 제안해 올해 4월로 열 번째 행사를 열었다.

그해 5월에 열린 ‘제1회 풍기 발전 포럼’은 지역출신인 전 경제부총리이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강경식 이사장의 풍기발전을 위한 나의 제언 ‘풍기 발전 단상’이라는 주제 특강으로 진행됐다. 제2회 포럼은 2011년 11월 풍기우정센터 세미나실에서 ‘전국 제일 명승지 풍기금계촌 명당터 녹색 테마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해 열려 지역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2012년 5월에 열린 제3회 포럼은 ‘컬러로 도시를 바꾼다’ 라는 주제로 한양대 김경미 박사의 ‘풍기의 색깔을 찾아라’라는 특강이 열려 열기가 뜨거웠다. 제4회는 ‘풍기지역 종합발전을 위한 중장기 방안’, 제5차는 ‘풍기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략 요인’, 제6차는 ‘풍기인삼, 인견 발전방안’, 제7차 ‘중앙선 복선화에 따른 풍기지역 발전방안’ 등의 주제로 열렸다. 지난 4월엔 제10회 풍기발전 포럼 ‘동양대학교 북서울캠퍼스 일부 이전에 따른 대응방안’이란 주제로 열려 뜨거운 논쟁을 펼쳤다.

풍기발전포럼은 각종 지역현안들에 대해 지역민들의 여론을 한곳에 모으는 중심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지역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1985년 풍기출신 국회의원 당선자 모임
▲ 그밖의 고향사랑
풍우회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향가’가 있다. 일명 ‘풍우향가’다. 7~8대 회장을 역임한 김대욱 회장이 91년에 직접 작사하고 음대를 나온 딸(은정)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작곡했다고 한다. 매년 행사때 마다 불리고 있다.

‘푸른하늘 드높이 소백산 솟아 있고/ 금선정 맑은 물은 낙동강 원천일세’란 가사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고향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풍우회의 고귀한 정신적 자산이다.

풍우회는 그동안 대한광복단 건립에 힘을 보탰고 모교인 풍기초에 장학금 지급과 함께 축구부, 배드민턴부를 적극 후원해 왔다. 한때 풍우회 자산 모금 운동을 벌여 단기간에 1억원에 가까운 기금을 모금해 오피스텔을 구입하기도 했으며 풍기인삼축제 등 고향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2008년 5월 모교(풍기초) 개교 100주년 행사에 600여명의 회원들이 서울 청량리역에서 풍기까지 열차를 통째로 빌려 방문하기도 해 타 학교 동문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노력 봉사 만큼은 자신, 고향발전에 노력

➲ 미니인터뷰 - 풍우회 권용순 회장

“최선을 다해 선배님들이 이뤄놓은 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풍우회 발전에 앞장서고 언제나 만나면 반가운 고향 선후배로 동문간의 우정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서 안과 의료기 수입판매업체인 (주)네비스메디컬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권용순 회장(62)은 풍기 동부4리가 고향으로 풍기초, 금계중, 풍기고를 졸업했다.

강남구 개포동에 거주하고 있는 권 회장은 현재 강남 배드민턴 협회장을 맡고 있다. 강남 생활체육회와 영주시 생활체육회 MOU체결을 주선했으며 올해 10월 풍기인삼축제때 영주방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권 회장은 “주변 이웃이나 지인들과 고향 영주에서 생산되는 가장 맛있는 사과, 한우, 인삼 등 어떤 농특산물이라도 제값을 받고 판매를 연결해 주고 있으며 수십년째 연결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고향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갖고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과 의료기를 취급하면서 알게된 안과 병원을 통해 소방관 20명이 무료 라식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하기도 했고 풍기지역 어르신들의 백내장 무료수술도 주선하는 등 봉사가 몸에 벤 인물로 알려져 있다. 풍기에 대한 자부심으로 오랫동안 풍기초 56회 동기회장을 맡아왔던 권 회장은 이러한 봉사정신을 동문들로부터 인정받아 지난해 회장으로 추대됐다.

권 회장은 “노력봉사 만큼은 자신 있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에 아무리 피곤해도 영주를 오가며 풍우회와 고향 발전에 노력하고 있다”며 “봉사는 봉사로 끝나고 몸으로 뛰면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또 “회장직을 수행하는데 풍기초 56회 동기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동기들의 헌신적인 도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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