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향우회 탐방[6]훈훈한 정을 나누는 향우회 '재부산영주향우회'

‘향우회(鄕友會)’란 고향사람들의 모임이다. 객지에서 만나는 고향사람들이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까. 고향이란 공통분모는 언제나 서로를 정답게 묶어준다. 본지는 타 지역에서 고향을 잊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국 각지의 향우회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01년 6월 창립...초창기 회원 600여명
한때 침체기 맞았지만 활성화 노력

과거 중앙선 철도만이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영주에는 일찍이 넓은 세계를 찾아 떠난 출향인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니라 그 반대 방향인 부산으로 열차를 타고 내려가 터를 닦고 살아가는 향우들의 모임인 재부산영주향우회(회장 강기성. 이하 부산향우회)는 영주를 대표하는 출향인 단체다.

부산향우회는 15년이라는 짧은 역사속에서도 부산 경남지역 향우들의 구심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연세가 많은 향우의 경우 한국전쟁 당시 피난을 오거나 고향에서 땅한평 없어 막노동 등 생계유지를 위해 고향을 떠난 향우들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자수성가형 향우들이 대부분이다. 일찍이 고향을 떠난 선배들은 타지인 부산에서 고향사람들을 만나며 힘든 타향살이를 버텨왔다. 고향 사람들을 만나면 마음이 푸근해지는 만큼 회원들은 서로 훈훈한 정을 나누며 애향심을 키워가고 있다.

▲향우회의 태동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소규모의 초중고 동문회나 마을 단위별 향우모임은 있었지만 영주인 전체를 포함하는 향우회는 조직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 치고는 향우회의 출발이 늦다.

2000년대 초반 당시 김영 부산MBC사장과 김상일 한영기업 대표 등이 나서 창립을 주도했고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강기성 회장(부일텍 대표)과 신현욱 고문(감만통운보세창고 대표)이 중심이 돼 지난 2001년 6월 23일 향우회가 창립됐다. 창립 당시 경남지역 향우들까지 가입해 ‘재부산경남 영주향우회’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재부산 영주향우회’로 이름이 바뀌었다. 창립당시 만들어진 향우 회원수첩에는 모두 600여명이 등록할 만큼 향우들의 호응도 컸다.

초대 회장에는 김상일 한영기업 대표가 맡았고 수석 부회장에는 강병덕 동양상사 대표, 부회장에는 권정훈 평광종합건설 대표, 김광세 동부프라자 대표, 김부자 부산시 청소년 상담센터 소장, 김오진 부원통원 대표, 김찬진 한영해운 대표, 김태환 영풍목재 대표, 신현욱 감만통운보세창고 대표 등 18명이 맡았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신현욱 고문은 “더 많을수 있지만 향우회에 참여할수 있는 영주출신 향우들이 대략 2천여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창립 당시 600여명 가량이 회원으로 등록한 것은 그만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향우회의 활동
부산향우회는 초대 김상일 회장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8년간을 이끌면서 기반을 닦았다. 매년 고향 영주에 장학금을 기부해 왔고 시립도서관 개관시 장서비 협찬은 물론 고향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으로 고향발전과 우수농산물 판로개척에 앞장서 왔다.

2007년 3월에는 당시 향우회 감사였던 신현욱 고문의 주선으로 부산·경남지역의 마케팅 투어단을 이끌고 우리고장 영주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회장의 임기가 마무리 되면서 2010년 7월 현 강기성 회장이 향우회를 맡기 까지 침체기를 맞는다. 향우회의 화합과 활성화 차원에서 부산향우회는 향우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3년엔 중국 난징, 2014년에는 대만으로 단체여행 다녀오기도 했다. 향우회원들의 경조사도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강기성 회장은 “향우회원들이 연세도 많고 경기도 좋지 않아 해가 지날수록 점점 더 참여인원이 줄어 들고 있다”며 “회원단합과 향우회 활성화를 위해 해외여행을 두차례 다녀온 이후 단합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향사랑도 적극 실천
영주시는 매년 3~4월 영주한우의 고객층 확보를 위해 부산 경남권에서 농특축산물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메가마트와 손잡고 부산 동래점 외 전국 11개점에서 일제히 무료 시식과 판매 행사를 열고 있다. 부산에서 열리는 일명 ‘영주한우축제’인 셈이다. 지난 2011년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 8회째를 맞는 이 행사를 통해 3천860마리의 한우를 판매,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향우회는 신현욱 고문과 강기성 회장, 최면성 부회장 등이 참석해 영주한우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강 회장은 “부산서 고향 영주와 관련된 행사를 하게 되면 만사 다 제쳐 두고 반드시 참석한다”며 “타지에서 오래 살다보니 그만큼 고향에 대한 애틋함이 크다”고 했다.

부산향우회는 현재 2개월에 한번씩 격월제로 홀수달 마지막 화요일에 정례모임을 갖고 있다. 적은 인원이지만 매년초 정기총회와 신년, 송년모임도 갖고 있다. 이전처럼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지는 않지만 20~30여명의 향우들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신현욱 고문은 “부산에 살고 있는 경북북부지역 주민들의 특성 중 하나가 공직자들이 많고 사업가가 적다”며 “그동안 김상일 전 회장이 자기희생으로 향우회를 이끌어 왔는데 현재 조직을 축소해 내실있게 긴축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재부산 영주향우회 임원 명단
▲고문 △안경오(삼화상사) △김상일(한영기업) △김 영(전 부산MBC사장) △박영태(전 경찰공무원) △신현욱((주)감만통운보세창고) ▲회장 강기성((주)부일텍) ▲부회장 △김찬진(월남전우회 영도지부장) △한상규(한국폴리텍 동부산캠퍼스 학장) △송영식(건설업) △노윤석(사회복지법인 금계) △최면승(전 농심 상무) △권정훈((주)평광건설) ▲감사 윤진희(세무회계사무소) ▲총무 이영숙 ▲이사 △여우현(사업) △이종춘(자영업) △윤임수(전 현대중공업) △우효달(전 노동부) △최영석(전 철도공사) △김찬연(자영업) △장성국(건설업) △최영종(건축자재) △안창남(전 외환은행) △김재연(대성공업사) △권운락(가구업) △김창식(현대공업사) △도덕환 △강상원(음식업)

침체된 향우회 활성화에 노력
➲ 미니인터뷰 - 재부산 영주향우회 강기성 회장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며 성공해 살고 있는 고향 선후배를 만나면 자랑스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창립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향우회의 발전에 노력해 온 강기성 회장(65)은 “부산향우회는 고령의 향우가 많은데다 경기도 좋지않아 회원들의 참여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젊은 향우들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다시 생기가 넘치는 향우회로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강 회장은 또 “매년 고향의 행사때 마다 영주를 찾고 있다”며 “70년대 초반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날 때와 비교해 지금의 영주는 변해도 너무 변했다”며 고향발전에 대해 뿌듯해 했다.

강 회장은 안정면 동촌 출신으로 안정 오계초와 영주중, 영주종고를 졸업했다. 73년경 부산에 내려가 기반을 잡았다. 부산도시가스 창립멤버로 18년동안 근무한 후 도시가스시설업체인 (주)부일텍을 직접 설립해 현재 10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

향우회는 자기희생이 필요한 조직
➲ 미니인터뷰 - 재부산 영주향우회 신현욱 고문

“향우회는 다른 단체나 모임과는 달리 자기 희생이 필요한 조직입니다. 지금까지 초대회장을 맡아 8년간 김상일 회장이 잘 이끌어 왔고 현 강기성 회장 또한 침체된 향우회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주1동 제일교회 뒤 숫골이 고향인 신현욱 고문(70)은 향우회원들에게 마당발로 통한다. 69년도에 부산에 내려가 터를 잡은 신 고문은 ‘신 고문이 없으면 모임이 안된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부산에 사는 영주인들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인물이다. 향우회 창립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꾸준히 향우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애향심도 크다.

영주초교와 영주중을 졸업했으며 세관업무를 위임받은 세관특허 보세사 자격증 1호이기도 한 신 고문은 물류와 통관, 세관 등에 해박해 부산 경남지역 향우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현재 수입물품을 통관하기 전에 보관해 두는 창고를 관리하는 (주)감만통운보세창고 대표를 맡고 있다.

<사진설명>
▲올해 열린 재부산 영주향우회 제14차 정기총회
▲부산 메가마트에서 열린 영주한우축제에 참석한 부산향우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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