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향우회 탐방[5] 화합과 결속력 강한 향우회 '재구영주향우회'

‘향우회(鄕友會)’란 고향사람들의 모임이다. 객지에서 만나는 고향사람들이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까. 고향이란 공통분모는 언제나 서로를 정답게 묶어준다. 본지는 타 지역에서 고향을 잊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국 각지의 향우회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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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유수호 전 국회의원 등이 주도해 창립
연령별, 동문별 산하 조직 활성화...결속력 다져

우리나라 6대 광역시 중의 하나인 대구는 경북도청이 있는데다 중앙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우리고장과는 정서적으로나 거리상으로나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도시이다. 이 때문에 많은 향우들이 대구에 터를 잡아 고향을 자주 왕래하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법원, 교육청, 경찰청, 검찰청, 환경관리청, 방송국 등이 위치해 대구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수성구와 97년 5월 자매결연을 맺어 매년 활발한 교류를 펼쳐 오고 있어 양 지역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다.

▲재구향우회의 탄생
재구영주향우회는 올해로부터 37년 전인 1978년 4월 향우 250명이 참가한 가운데 친목도모와 고향발전을 위해 출범했다.

당시 유수호 전 국회의원(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부친)과 박정무(대아철강 대표), 장수덕(성림개발 대표) 향우가 향우회 창립을 주도했다. 초대 회장에는 유 전 국회의원이 맡아 활동했다고 한다.

영주향우회 역사 37년 가운데 향우회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향우는 박정무 고문(75)이다.

박 고문은 1991년부터 2007년까지 무려 16년간 향우회 회장을 맡아오면서 향우회 산하조직인 지금의 대영회, 장년회, 청년회를 조직하고 활성화시켰다. 특히 박 고문은 1997~2006년 대구에 영주농산물 직판장을 운영했다.

직판장은 고향의 쌀, 쇠고기, 인삼, 사과 등을 가져와 9년간 53억4천만원어치를 판매해 고향 주민들에게 도움을 줬다. 직판장 운영에는 당시 향우회 총무였던 홍문웅 향우가 실무를 맡아 뒷바라지했다.

지난 2011년 5월 부터는 17대 회장인 권영근 현 회장(65. 전 대구동중학교장)이 향우회를 이끌고 있다. 박세환(전국재향군인회 회장), 유수호, 박정무, 장수덕, 김시원(세안종합건설 회장), 정해서(유승산업 대표) 향우가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무국장은 우인 씨(53.풍기읍 성내리. 현 현대자동차 태전지점 과장)가 맡고 있다. 현재 향우회에 가입한 회원 수는 1천500명이 넘는다.

▲ 2015년 신년교례회 모습
▲향우회 활성화의 비결
전국의 어느 향우회보다 조직이 탄탄하고 활성화 돼 있기로 소문난 재구향우회는 운영시스템이 여느 단체와는 조금 다르다. 여느 단체들이 매년 여러 차례의 화합모임을 통해 향우회원들의 결속을 다진다면 재구향우회는 신년회와 정기총회, 체육대회 등 1년에 딱 3차례의 공식 모임을 갖기 때문이다.

세차례 뿐인 공식행사지만 향우회 산하에 연령별, 직장별, 동문별로 결성돼 있는 30여 개의 단체가 향우회를 떠받치고 있어 매 행사마다 300~500여명의 향우들이 북적일 만큼 결속력이 뛰어나다.

대표적인 산하 단체로는 원로그룹(65세이상)인 대영회(회장 정해서)와 55세에서 65세 미만의 장년회(회장 황덕현), 30세에서 55세 미만의 청년회(회장 김시헌)가 향우회를 지탱하는 중심축이다.

대구시청 소백회(회장 정하영. 남구청 부구청장), 경북도청,도경찰청,도교육청의 영우회(회장 권오영), 국세청 동우회(회장 김재원)와 중고등학교 7개 동문도 향우회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최근에는 대구지역 개인택시 기사들의 모임인 ‘재구 개인택시영주향우회’도 만들어 졌다고 한다.

이들 산하 단체들은 자체적으로도 송년회, 체육대회, 야유회 등 행사를 가지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 향우회는 산악회(회장 우춘달)와 골프회도 조직해 매월 산행과 골프모임을 갖고 있다.

▲ 신년교례회에서 권영근 회장이 장욱현 시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향우회의 다양한 활동
재구영주향우회의 연례행사 중 최대 행사는 신년교례회이다. 매년 1월 수성구청 대회의실에서 열고 있는 이 행사는 국회의원과 영주시장, 지방의원, 기관장, 향우 등 300여 명이 모여 우의를 다진다.

행사 때는 수성구청 마당에 고향 농산물 장터도 함께 열려 향우와 구청직원들이 농산물 팔아주기에도 동참하고 있다. 97년 5월 영주시가 대구시 수성구청과 자매결연을 맺도록 주선한 곳이 바로 재구향우회다. 지금은 고향 농산물 단체와 수성구 아파트단지 부녀회에까지 결연이 확대돼 농산물 판매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향우회는 2008년부터 매년 10, 11월에 가족한마당 체육행사를 갖고 있다. 올해 제6회 체육행사는 11월 대구동중학교에서 향우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향우회는 매년 5월에 정기총회를 열지만 올해는 메르스 여파로 연기됐다. 2011년에는 고향방문의 날을 맞아 영주시청에서 총회와 회장단 취임식을 갖기도 했다. 당시 향우 300여 명이 참여해 선비촌 탐방도 하고 전통시장에 들러 농산물도 구매했다.

고향 영주에서 개최하는 각종 행사에도 적극 참석하고 있다. 소백산철쭉제, 풍기인삼축제, 시민체전, 선비축제 등에 임원, 향우 수백 명이 버스를 타고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마다 고향 인재육성을 위해 매년 장학금도 영주시에 전달하고 있다.

▲향우 인물은?
향우회원들은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정계의 유승민, 장윤석, 홍사덕 국회의원은 자문위원으로 동참하고 있고 관계에는 박성달(전 대구시장), 이현희(전 대구 남구청장. 박정무 고문 부인), 홍현국(전 대구지방국세청장), 박찬규(전 국정원 대구지부장), 재계에는 박헌출(대동요업 대표), 한상웅(한신특수가공 대표)향우 등이 있다.

이 밖에 허준영(허병원 원장), 송병국(전 대구MBC 상무이사) 향우 등도 있다. 전 대구중소기업청장을 지낸 장욱현 시장도 대구 근무 시절 향우회에 활발하게 참여한 향우 중 한사람이다.

권영근 회장은 “고향 영주가 선비의 고장인 만큼 대구에 거주하는 10만여 향우들도 선비의 기풍을 품고 올곧게 살고 고향 사랑도 남다르다”며 “향우회가 회원들의 결속과 화합을 이끌어내 고향사랑의 구심점이 되도록 그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향‘영주’란 문구만 봐도 자부심이 생기죠”

[미니인터뷰]재구 영주향우회 권영근 회장

“개인 볼 일을 보다가도 향우회 모임이 있다고 연락이 오면 빼놓치 않고 참석해 향우들의 화합에 기여하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재구향우회를 이끌고 있는 권영근 회장(65)은 순흥면 배점리가 고향으로 39년 동안 교직에 몸 담아온 교육자이다. 고향에서 영주중과 영광고를 졸업했으며 2012년 8월 대구 동중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교직에서 퇴직했다.

2011년 5월 취임한 권 회장은 총회겸 취임식을 고향인 영주시청에서 가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권 회장은 당시 취임식에 대해 “매우 뜻깊은 고향에서의 취임식이었다”고 회고했다. 현직 교장시절에는 고향 영주에서 교사 연수나 학생들의 수학여행 많이 유도해 고향사랑을 실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권 회장은 “범어역 영주광고판이나 대구지역 개인택시 랩핑광고, 야구경기장 등에서 고향 ‘영주’란 문구만 봐도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생긴다”며 “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홍보판을 그냥 스쳐 보겠지만 향우들의 결속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또 “지난 2일 대구에서 공연된 뮤지컬 정도전 공연에 향우 90명이 단체 관람했다”며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고도 했다.

2년 임기의 회장직을 연임하고 있는 권 회장은 “재임 기간동안 지역별 모임 활성화와 여성모임을 조직하려고 했지만 잘 안돼 과제로 남아 있다”며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향우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고향 영주 발전에도 보탬이 되고 향우회도 더 잘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구 영주향우회 18대 임원
▲고문 유수호, 전상호, 박정무, 장수덕, 정해서, 김시원 ▲회장 권영근 ▲상임부회장 길문환, 황덕현, 이인철, 정재오, 김찬균 ▲부회장 권숙철, 권오영, 김광석, 김길한, 김수한, 김문년, 김재원, 박진곤, 박옥서, 박찬도, 박찬식, 변시영, 신동욱, 신동진, 안승장, 이정호, 이덕영, 이인만, 장영배, 정남규, 정하영, 진도진, 최병용, 최호섭, 황병찬, 이건수, 정의목, 홍승길, 박희준 ▲감사 권오종, 최교춘 ▲사무국장 우인 ▲사무차장 전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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