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향우회 탐방[4]끈끈한 유대가 있는 향우회 '재경주 영주봉화향우회'

‘향우회(鄕友會)’란 고향사람들의 모임이다. 객지에서 만나는 고향사람들이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까. 고향이란 공통분모는 언제나 서로를 정답게 묶어준다. 본지는 타 지역에서 고향을 잊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국 각지의 향우회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04년 경찰 모임에서 시작...2008년 재창립
회원 60여명 끈끈한 유대...사회 활동도 활발

신라천년의 고도(古都)로서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시는 같은 도내에 있지만 경북 동남부에 위치해 영주와는 조금은 멀게만 느껴지는 지역이다. 영주 인구의 두배가 넘는 26만여명이 살아가고 있고 천년 고도의 명성 만큼 문화재 등 볼거리가 많아 관광산업이 크게 발달한 곳이다.

▲ 2013년 송년의 밤 및 회장 이취임식
▲ 경주향우회의 역사
“삶의 터전인 경주에서 마음을 열고 경주 선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주에서 영주봉화향우회(회장 김충섭.60)가 처음 시작된 것은 경찰 직원들의 모임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2004년 경주경찰서에 근무하던 향우들이 하나 둘 모여 친목 도모를 위해 뭉친 것이 계기가 됐다. 지금도 경찰공무원인 총무 우태하씨를 비롯해 서너명이 꾸준히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처음엔 20명 남짓한 향우회로 시작해 타향살이의 희로애락을 나누던 것이 2008년 지역에 거주하는 영주·봉화 출신들이 함께 모여 향우회를 재결성했다고 한다.

문화나 역사, 생활권이 같은 영주봉화인이 굳이 따로 모임을 가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봉화군 학생들이 진학을 대부분 영주시로 하기 때문에 영주·봉화는 자연스럽게 선후배 관계로 끈끈히 엮어져 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역에서 외로움을 달래는데 영주·봉화로 나누지 않고 함께 향우회를 형성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경주사회에서 향우회의 이름이 ‘영봉회’란 별칭으로 통하고 있다.

▲ 영봉회 정기총회
2011년 김경진(58) 회장이 취임하면서 부터는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며 현재 6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영주 봉화 지역민의 회원 비율은 6:4정도라고 한다. 매월 월례회 모임 갖고 있으며 30~40명의 향우들이 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봄가을엔 등산모임, 연말엔 송년모임을 갖고 있으며 수시로 골프모임을 가지면서 회원간의 유대를 돈독히 하고 있다. 다음카페(cafe.daum.net)를 개설해 회원간 소통도 원활히 하고 있다.

올해 1월 취임한 김충섭 회장은 “향우회 회원을 더 늘리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면서 “영주·봉화 지역에 대한 지원활동과 더불어 경주지역 봉사활동도 꾸준히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 장애인 시설 봉사활동
▲ 향우회원들의 뜻 모은 각종 사업
영주봉화향우회는 다양한 봉사활동, 후원사업을 펼쳐왔다. 2010년부터 시작한 연탄 나눔 실천이 대표적이다.

고향의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보탬이 되고자 매년 영주, 봉화지역에 연탄 5천장과 4천500장을 지원했다. 또한 지역 향우회 회원 자녀 장학금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2013년 처음 향우자녀 13명에게 각 3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원하기 시작해 매년 이어져 오고 있다.

향우회는 고향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삶의 터전인 경주 지원에도 열심이다. 경주지역에서 ‘일일 호프’를 운영해 그 수익금으로 정신지체 장애인 시설인 예티쉼터에 성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고향인 영주·봉화와 함께 경주에서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참여하는 향우회 회원이 많아져 더 많은 봉사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 회원들 산행
▲ 젊은 층 많아 결속력도 높아
대부분의 향우회는 연령층이 높은 편이다. 타지에서 기반을 잡고 고향을 생각할 때 쯤이면 어느덧 연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주봉화향우회는 젊을 층이 많다고 한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있지만 그중 40대가 가장 많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후배의 결속력이 좋아 고향을 위한 일에 누구나 할 것 없이 활동하지만 그중에서 40대가 가장 활발하다. 활발한 활동으로 젊은 향우회원도 부쩍 늘었다고 했다.

▲ 회원자녀 장학금지급
영주봉화향우회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한다. 삶의 터전인 경주에서 무의탁 노인을 찾아가 도움을 주는 봉사활동, 회원 자녀 장학금 전달 등 많은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는 것은 경주에 거주하고 있는 향우회 회원들을 결속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향우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영주·봉화 사람들이 선비 기질이 있어 고집도 세고 마음도 잘 열지 않는 편이지만 한번 마음을 열면 다 퍼주는 스타일이다”면서 “삶의 터전인 경주에 마음을 열고 살아가고 있고 이젠 영주·봉화 선비가 아닌 경주 선비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타지에 살아도 고향의 정체성은 잊지 않아요

➲ 미니인터뷰 - 재경주 영주봉화 향우회 김충섭 회장

“선비의 자존심이 강해 조금은 뻣뻣하게 비친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한번 마음을 열면 다 퍼주는 것이 바로 우리 경주에 사는 영주 봉화인의 ‘영·봉 스타일’입니다”

올해초 영주봉화 향우회 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김충섭 회장(60.포항유성요양병원 이사)의 말이다.
처음부터 향우회 모임에 참여해 왔다는 김 회장은 “회원들이 선비의 고장인 고향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며 “고향을 위한 마지막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조금은 침체된 향우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금의 향우회는 역대 회장들을 비롯한 회원들의 봉사와 자기희생으로 만들어진 고향 사랑의 결과”라며 전직 회장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특히 김회장은 “객지에서 고향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향우회 활동은 의미있는 모임”이라며 “고향 사람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향우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산면 운문리가 고향인 김 회장은 영주중부초, 영광중을 졸업했으며 현재 30년째 경주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업가다.

재경주 영주봉화향우회 회원 명단
▲고문 △김경진(천마유통) △서영학(강산한우 셀프식당) △정윤호(발리주점) ▲회장 김충섭(포항 유성요양병원 이사) ▲부회장 △김장섭((주)일성케미칼) △권미애(옛정 한식당) ▲감사 민관식(경찰 공무원) ▲총무 △우태하(경찰 공무원) ▲재무 △노윤일(경찰 공무원) ▲회원 △이동철(경상광고) △이상복(한성산업) △고인석(흙표 흙침대) △김숙희(도의장 이상효씨 부인) △장동호(경찰 공무원) △서성희(울산 전문장례식장) △송인수(부동산 컨설팅) △서정석(한국전력) △정성화(평화정비) △박기빈(청하요양병원) △우성희 △안재현(공무원) △김미정(동국의료기) △김국환(하이펫 애견샵) △장인교 △금동환((주)스카이월드) △김도윤(홀릭 당구장) △마미연(보성 마트) △신재원(대건 ENG) △이종원(대건 ENG) △김규철(산갈래 닭갈비) △김득수((주)SMTC) △정윤호(정우자원) △황용석(현곡새마을금고) △권영모(운수업) △임현지(늘봄 스튜디오) △임병발(국제전기) △강신용(현대호텔) △김성문(경주 에너지) △김경희(LIG손해보험) △안완조((주)장원 테크) △유숙선(임대업) △안선모 △김정순(로젠 이사) △백성만(현대광고사) △권창환(길드 건축) △임병석(대구은행) △김태옥((주)풍산금속) △김우종(디스커버리 아웃도어) △이명숙 △권영국(공무원) △이현철(우리은행)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