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100] 하얀거품 냄새와 가위 소리의 추억‘성원이용원’

▲ 성원이용원은 머리를 다듬기 위해 방문한 손님 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과 단골손님들 까지 틈틈이 이곳을 찾아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는 등 누구나 마음 편히 찾아올 수 있는 편안한 쉼터가 되고 있다.
머리를 깎던 그곳
이젠 옛 향수를 느껴

▲ 김오규 대표
까까머리 어린시절을 보낸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가 보았던 이발관. 하얀거품 냄새와 사각사각 가위 소리 그리고 머리를 매 만지던 하얀 가운을 입은 이발사가 있던 추억의 장소였던 이곳이 점점 세월이 흘러 하나둘씩 문을 닫고 이젠 몇몇의 이발관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들에게 옛 추억과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이 장소를 우리고장에서 변함없이 지켜오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영주동 우체국 옆에 위치한 성원이용원(대표 김오규)이다.

▲ 10대 때부터 쌓아온 이발 경력
성원이용원은 작고 초라한 간판에 협소한 공간이 가게의 첫 인상이지만 50여 년 경력의 김오규(64)이용사가 한결같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물이 담긴 커다란 양철통, 하얀 타일의 세면대와 오래된 미용의자, 각종 도구들이 마치 80~90년대로 되돌아가 시간이 멈춘 것처럼 옛 향수를 자극한다.

미용의자에 앉은 손님의 머리를 단정하게 자르던 김오규 대표는 “이발 일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이제는 단골손님 뿐만 아니라 처음 온 손님들의 두상을 보기만 해도 머릿속에 어떤 머리가 어울릴지 그려진다”며 “이젠 오랜 단골들은 아무런 말없이 나에게 머리를 맡길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10대때 부터 가위를 들기 시작했다”며 “그 시절에는 기술하나만 제대로 배우면 먹고 살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이발 기술을 배워 우리고장에서 일을 처음 시작했다. 이발 기술 하나만으로 자식들을 출가시키고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가다 보니 어느새 50여년의 긴 세월을 가위 하나만을 잡고 있게 됐다. 또 지금의 성원이용원은 약 20년 전에 자리를 잡고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손님들이 예전처럼 찾아오지 않지만 한결같이 찾아주는 단골 손님들이 있다”며 “정성을 다해 손님들의 머리를 깔끔하게 손질해 줬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 동네주민들이 모여드는 복덕방 같은 곳
성원이용원은 동네 복덕방 같은 곳이다. 머리를 다듬기 위해 방문한 손님 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부터 단골손님들 까지 틈틈이 이곳을 찾아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는 등 누구나 마음 편히 찾아올 수 있는 편안한 쉼터가 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제는 이용원 보다 헤어숍 등의 전문 미용실로 손님들이 발걸음을 많이 돌린다”며 “옛 모습을 간직한 이용원들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고 손님들이 점점 줄어 운영에 어려운 점이 있지만 그동안 단골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줘 지금까지 가위질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용원은 지역에서도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새로운 감각을 더한다면 또 다시 옛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이곳이 더 이상 추억의 장소로 불리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변화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게 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성원이용원
영주시 영주동 470-37
054-635-2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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