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자농부의 포도사랑”

"어떤 포도 알로 즙을 만들어 내느냐가 맛의 관건이죠."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적극적이며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김향순씨(48)는 포도즙의 맛을 내는 가장 중요한 기초 작업으로 포도 선별 과정을 꼽는다.

그녀는 지역에서 '생활개선회'에 오랫동안 봉사하여 면회장으로 7년, 영주시 생활개선회연합회 총무를 거쳐 회장직까지 역임하였고 현재 영주시우리음식연구회 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이곳이 처음에는 포도밭이 아니고 사과밭이였거든요. 당시 농촌지도소에 정태선 지도사의 권고로 남편과 상의 끝에 7년 전 4천5백여 평에 포도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리고는 곧장 '농촌여성 일감 갖기' 사업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포도즙 생산을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신선함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그녀는 포도원 한가운데에 가공공장을 지어 현장에서 직접 포도즙생산에 들어간 것이다.

경험은 없었지만 좋은 재료를 사용하면 분명 품질은 최상품이 나오리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되지는 않았다.

"초창기였습니다. 주문을 받아 놓고 밤새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피곤하여 현장에서 쓰러져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일해 놓은 비닐 팩 안에 공기가 잔뜩 들어있어 하나도 사용을 못하게 되어 몽땅 다시 작업한 일도 있는 걸요. 시행착오가 있었던 거죠 뭐"

그녀는 상품을 낸다기보다는 엄마가 아기에게 사랑과 정성을 쏟는 것과 같이 최선을 다하여 제품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제품 박스도 특별주문을 했다.
스티커를 붙인 것이 아니고 박스 자체에 자신의 사진을 아예 인쇄하였고 리콜제도를 도입, 불량품은 농원 주소로 반품하면 언제든지 새로운 것으로 보내드린다는 문구도 삽입했다.
박스의 손잡이 또한 일반 것과는 완연히 다르게 들고 다녀도 잘 부서지지 않게 만드는등 직접 디자인 했다.

“최고로 우수한 포도 알을 선별하여 포도즙을 만드는데도 혹 못 먹는 부스러기로 만들지 않느냐고 반문할 때는 너무 화가 납니다. 미숙 과는 다시 밭으로 가는 걸요 "
라고 말하는 그녀는 다행히 거의 모든 제품이 생산자와의 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아직 까지 아무런 문제는 발생치 않았다고 전한다.

특히 이곳 포도밭은 남편 안영식씨(50)의 특수 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다. 안 씨는 소백산친환경 농업연구회 회원이자 이 단체에 감사로 있으며, 농장에는 지금껏 제초제를 사용치 않은 친환경 농군으로 주위에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밭에는 지렁이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안 씨는 그것은 땅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며 토양 가꾸기에도 남다른 정성을 쏟는다고 말했다.

안 씨는 또 단산지역의 포도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아주 크게 나타나 당도가 유난히 높고 비가림 재배를 거의 모든 농가가 적용하므로 비와 열과를 방지하여 우수한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제2회 단산포도축제를 성공리에 마친만큼 올해에는 전국에서 단산포도축제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선비촌 단산포도즙'의 김향순 대표는 "우리 지역이 포도 생산지역으로 완전히 자리 매김 할 즈음 외국 제품보다 더 맛있는 포도주를 만드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며 “앞으로 포도나무를 한 그루씩 가정에 분양하여 가을에 직접 와서 따 갈 수 있도록 하는 수확분양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선비촌 단산포도즙' 농장과 가공공장은 영주시 단산면 옥대1리에 위치해 있으며 단산면 소재지에서 부석 쪽으로 약 200m 도로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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