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백로마을 부석면 상석2리

올해는 마을 사람들만 모여 검소하게 행사 치러

지난 어버이날 부석면 상석2리 감산 마을을 찾았다. 마을에 들어서자 주택, 창고 등 담장에 백로 관련 벽화가 그려져 있어 이젠 벽화마을로도 유명하다.

산 중턱에 백로 서식지가 하얗게 모습을 드러내고, 방문객을 환영이나 하듯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이 마을은 아주 오래전부터 백로의 도래지로 유명하다.

백로는 희고 깨끗하여 청렴한 선비를 상징한다고 하며 길조로 여겨왔다. 그래서 그런지 본 기자가 마을 건너편 상석초등학교 다닐 때 이 마을에는 부자가 많고 주민 모두가 잘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날 마을 회관에는 요즘도 남녀가 유별하여 서로 다른 방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여느 해 같으면 객지에 나간 자손들도 이 날만큼은 많이 돌아와 시끌벅적하고 푸짐한 상을 어르신들에게 올리며 잔치도 벌였을 것이다.

올해는 세월호 침몰로 모든 행사를 취소하려 하다가 이 동네 이장 김달수(60)의 주선으로 간소하게 점심식사만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 동네에서 자라 지금은 영주에서 거주하는 손양호(66,휴천2동)는 “이번 어버이날에는 고향마을을 찾아 동네 주민들과 함께 보내니 무척 즐겁고 뜻 깊으며, 고향에 오면 늘 포근하고 편안하다.”고 했다.

동네 주민 손주헌(66)은 “우리 마을은 마을 공동 토지가 조금 있어서 여기서 나는 수입금으로 농한기에는 아침만 각 가정에서 먹고, 점심과 저녁은 마을회관에서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 무척 편하다.” “대화를 많이 나누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 화합하고 협동하게 되어 그야말로 모두가 이웃사촌이다.”고 했다. 백로처럼 깨끗하고 검소하게 선비의 정신을 이어가는 감산 마을의 아름다운 정경이었다.

권태영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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