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를 비롯한 선성성현 25위에 제사
초헌관에 이제길 영주교육장

영주향교(전교 송원민) 석전대제는 연중 두 차례 봉행한다. 석전일은 과거에는 주로 음력 2월과 8월 상정일에 석전제를 행했으나 현재 영주향교는 2007년 성균관 권장으로 춘향은 공자 기일인 양력 5월 11일에 추향은 공자 탄신일인 9월 28일로 변경하여 지내고 있다.

지난 5월 11일 오전 영주향교 대성전에서 갑오년(2014) 춘계석전이 봉행됐다.

석전이란 문묘(文廟, 공자의 신위를 모신사당)에서 공자(孔子)를 비롯해 선성선현(先聖先賢) 제사를 지내는 의식이다.

각 향교마다 모시는 선현은 조금씩 다르다. 영주향교는 대성지성문선왕(공자)을 비롯한 증자, 안자, 맹자, 자사 등 오성과 송조(송나라) 이현에는 주희, 정호. 신라조 이현에 최치원, 설총. 고려조 이현에 정몽주, 안유. 조선조 14현에 정여창, 김굉필, 이언적, 조광조, 김인후, 이황, 성혼, 이이, 조헌, 김장생, 송시열, 김집, 박세채, 송준길 등 모두 25위를 모신다.

이날 석전대제에는 지역 유림 60여명과 고등학교(대영고, 영주여고) 학생 40명 등 100여명이 참제해 엄숙하게 봉행됐다.

이날 초헌관에는 이제길 영주교육장, 아헌관에 임병량 유학, 종헌관 장사언 유학, 분헌관 박중구 유학과 이영호 유학, 대축 김백, 집례 장태홍, 진설 김상홍, 알자 김호철, 찬인 우국진 등 20여명이 분정됐다.

봉행절차는 집례자의 창홀에 의해 진행된다. 먼저 집사가 위패 덮개를 열고 초에 불을 밝힌다. 제수를 담은 죽변을 열고 향합을 올린다. 초헌관은 관수세수하고 신위 전으로 가서 향을 세 번 올리고 난 후 폐백을 담아 올린다.

초헌관은 자리로 돌아갔다가 다시 신위 전으로 와서 유제로 만든 잔을 올린 후 대축관이 축을 읽는다. 이어서 아헌관, 종헌관이 신위에 술잔을 올린다. 다음은 음복수조례(초헌관이 제사 음식을 먹는 예)와 망예례(축문을 태우는 예)를 한 후 위패를 덮고 음식뚜껑을 덮는다. 마지막으로 집사들이 절을 올려 예를 마친다. 제례는 초헌관 중심으로 진행되며 절차가 복잡하고 엄숙하다. 소요시간은 약 90분 정도 걸렸다.

석전에 참제한 김민지(영주여고, 1학년) 학생은 “오늘 향교에서 공자와 선현들을 기리는 석전제에 참여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다. 최근 학교에서 유교와 공자에 대해 책을 읽었던 터라 반갑고 신기했다. 석전은 수백 년 동안이나 전통이 이어져왔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전통예복(도포, 유복)을 갖춰 입으신 어르신들께서 대성전에서 제사를 지내는 모습은 마치 조선시대로 온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지루하긴 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고 유교와 친해진 하루였다”고 말했다.

송원민 영주향교 전교는 석전의 유래에 대해 “고려 태조 13년(930) 서경(평양)에 학원을 설치하여 육부생을 가르친 것이 향교의 시초가 되었고, 이듬해 서경에 행차하여 재제(齋祭)를 올리니 석전의(釋奠儀)의 시초가 되었다”고 하면서 “영주향교는 1368년 영천(영주의 옛이름) 군수 하륜이 인재양성을 위해 창건한 이후 오랜 세월동안 석전대제가 끊이지 않고 봉행되고 있다니 646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무형문화재'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식 실버기자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