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잡는 식물을 아시나요?”

농대 졸업 후 귀농...선진농업 연구개발에 몰두

"어릴 때 저의 생각은 농촌이 잘 사는 길이 무엇인지 항상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봉화군 상운면 하눌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최병호씨(39. 법명: 농선).
그는 어린 시절 봉화 한울초등학교 1학년을 다녔고 영주초등 2학년 때는 부산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는 농고를 가려고 했으나 여의치 못해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온 후 대학은 그가 바라던 부산 동아대 농.생물학과를 입학하게 된다.

부 전공으로 동양철학을 배운 최 씨는 7년 전 영주에 온 후 줄곧 농촌이 잘 사는 길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고 한다.

"귀농하려고 하면 우선 농촌에 기본적인 내용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꼭 필요합니다. 막무가내로 귀농하고 보자는 생각은 버려야지요."

그런 최 씨는 많은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는 이유도 말이 안 된다고 한다. "그저 욕심을 버려야 하지 않겠어요? 아침에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물 좋은 곳에서 자연을 누리고 건강하게 살아가면 되는 거지요. 다 욕심 때문입니다."

농사 짓는 것도 수행이라는 그는 농촌이 잘 살기 위해서는 친환경 농법을 통해 개인브랜드를 연구해야 한다며 유기농법을 위해 투자가 다소 되더라도 과감하게 해야하고 공동체적인 농촌 회생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촌에 기반 사업을 먼저 실시한 후에 농기계를 사도록 해야지요. 이를테면 경지정리 작업 같은 것을 사전 충분히 검토 실행한 후에 농기계 같은 것을 보급해야 한다고 봅니다." 라며 정부의 농정 실패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는다.

조직배양을 좀 더 배우기 위해 그는 서울을 3년째 다니면서 직접 실험하고 연구해 이곳에서 2년 전부터 드디어 식충식물(벌레 잡아먹는 식물) 재배에 성공했다.

현재 식충식물은 크게 2종류로 배양되어 출하되고 있는데 강아지 풀 모양의 것과 나비 모양의 것이 있다.

강아지 풀 모양에는 끈끈이가 이슬처럼 있어 벌레가 붙기만 하면 꼼짝없이 움직일 수 없어서 죽고 만다. 또 나비모양은 벌레가 잎사귀에 앉기만 하면 양날개가 합쳐져 잎에서 나오는 끈끈이로 꼼짝 못하게 하여 잡는다.

현재 조직배양을 통해 한꺼번에 엄청난 양을 재배하고 있는 최 씨는 주로 서울로 많이 출하되고 있는데 길동에 있는 서울 식충식물원에도 납품하고 있다.

"이런 식충식물이나 수생식물은 생명력이 강해서 아파트 같은 데서 기르면 참 좋아요."
그는 개인 자금으로 투자하여 비닐하우스를 여러 동 지어 본인이 직접 개발한 난방장치를 만들어 비용 절감에도 크게 한몫을 하고 있다.

최 씨는 봉화 농촌지도소 제1기 환경대학에 입학하여 바쁜 가운데도 농사법에 대해 매일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축산과 화훼단지를 겸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역 개발에도 크게 한몫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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