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탐방 [35] 노인장기요양기관 참사랑어르신주간보호센터

낮에는 요양, 밤에는 가족과 함께
텃밭엔 각종 채소, 전원생활 즐겨

시민운동장 맞은 편, 주공2차 아파트 뒤에 자리잡은 참사랑어르신주간보호센터(대표 허영미)는 35도를 넘나드는 찜통 더위에도 그리 덥지 않다. 주위를 돌아보니 사방이 녹음이다. 바로 앞은 조경수들이 우거져 있고 그 옆은 텃밭에 무르익는 작물들이 싱싱함을 뽐내고 있다.

센터안을 들어서니 확트인 공간에 황토빛깔 벽칠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시원하게 낸 맞은 편 창으로 내다보이는 정원수와 텃밭의 푸르름이 눈을 편안하게 한다. 천여포기의 배추모종과 수십 포기의 봉숭아 꽃이 붉게 어우러져 있다.

“결혼 후 같이 살던 시부모님들이 치매와 중풍으로 고생하셨어요. 시아버님은 치매로 7년, 소장암으로 수술 후 6개월, 많이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지요. 그 와중에 시어머님은 중풍으로 고생하셨고 지금은 이곳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고 계십니다”

이 사업을 하게 된 동기를 묻는 기자에게 허영미(48)대표는 시부모님 얘기부터 시작한다.
“시아버님께서 암으로 돌아가시고 장기요양사업이 시작됐어요. 어려서부터 돈을 벌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시부모님 모셔왔는데 장기요양사업을 해보자. 그러면 다른 어른들도 내 부모같이 잘 모실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죠”
그렇게 시작한 주간보호센터가 벌써 5년을 훌쩍 넘었고 지금은 시내에서 가장 케어를 잘하는 주간보호센터란 평판을 얻고 있다.

주간보호센터는 노인성 질환으로 요양등급 1~3등급 판정을 받은 노인을 대상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센터에서 간식, 식사, 위생관리, 정서활동, 운동, 물리치료, 병원동행 등 낮 시간의 일상생활을 가족을 대신해 돌봐주는 곳이다. 특히 매주 목욕서비스와 매월 실시하는 이미용봉사는 보호자들이 매우 만족하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에 몇 년은 주간보호가 잘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이용자가 많지 않았어요. 해를 거듭할수록 수요도 늘고 입소문이 나서 13명이던 정원이 찼어요. 안정적인 사업운영이 되려면 좀 규모가 있어야 되겠기에 무리해서 증축을 했지요”

이렇게 해서 참사랑주간보호센터는 현재 대지 140여평에 건평 65평, 시설정원이 25명이 되어 단일 시설로는 시내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증축과 함께 최고급 안마의자도 들여놓아 노인들의 건강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전원생활은 참사랑주간보호센터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자 특징이다. 바로 길 건너에 있는 텃밭에는 종류도 다양하다. 임대한 텃밭 200여평의 밭에 고추, 오이, 토마토, 가지 등 열매채소들과 고구마, 참깨, 옥수수 등 열가지도 더 된다.

“저희들은 어르신들이 직접 가꾼 음식으로 요리를 해먹어요. 텃밭에다 남편이 밭 갈고 씨 뿌려 놓으면 다듬고 추수하는 건 어른들이 거들어요.” 남편 윤옥식(50)씨는 주간보호센터를 함께 하면서 방문요양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허 대표는 “어르신들이 텃밭 가꾸기를 참 즐거워하고 직접 가꾼 채소를 드시면 맛도 있어 하신다” 며 “어르신들 정서치료와 육체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일석삼조의 효과를 내는 게 바로 전원 텃밭”이라고 설명했다. 텃밭에 자란 봉숭아꽃은 어르신 정서치료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다.

“제가 운영해서가 아니라 장기요양제도 중에 가장 좋은 제도가 주간보호라고 생각해요. 보호자는 낮시간 동안 어르신 돌보는 데 신경 안써도 되고 저녁엔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으니까요. 겪어 보신 분은 알아요.”

처음엔 시설에 안가신다고 하던 분도 센터를 이용하고 나서는 아침만 되면 센터 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표정도 훨씬 밝아지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표현한단다.

실제로 가흥동에 사는 남모(88) 할머니는 “집에 있을 땐 다리도 아프고 좁은 방에 답답하고 시간도 안 가 지루했는데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더 있고 싶다”며 “가족도 못하는 것을 센터에서 해줘 너무 고맙다”고 참사랑주간보호센터 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허 대표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이용가족의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일생을 가족만을 위해 희생한 부모님의 노후가 편안하길 바라는 자녀들의 마음은 누구나 똑같은데 좋은 환경에서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바쁜 와중에도 독거노인 반찬배달 봉사를 하며 대한적십자 영주모란봉사회원으로 13년째 활동하고 있으며, 모란로타리클럽에 가입해 각종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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