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노인 대부분 이동수단 활용

조향 및 제동장치 조작 사고 빈번

지난 4월8일 밤11시경 봉현에 사는 한모씨(66세)씨가 경운기 야간운행중 전복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한 씨는 당귀모종을 이웃에게 전해주고 귀가하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어두운 시골 밤길은 통행인조차 없어 사고 추정 4시간여 만에 귀가하지 않는 남편을 찾아 나선 부인과 주민들에 의해 겨우 발견됐다. 발견당시 한 씨는 전복된 경운기 밑에 깔려 있는 상태였으며 주민들이 긴급히 구조 했으나 이미 사망한 뒤였다.

한 씨는 신장이 180cm가 넘는 건장한 체격에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고 건강했다. 부지런하고 성실한데다 심성도 좋아 거주하던 곳에서 바르게살기 위원장과 아파트 주민회장 등도 맡았다. 그런 한 씨가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자 지인들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사고 소식을 접할 당시 관광여행을 떠났던 한 지인은 “관광버스 안에서 사고 소식을 접하고 친구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아 종일 가슴이 먹먹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한 씨는 5년 전에도 농약 살포중에 주차된 농가의 차가 미끄러지는 것을 보고 이를 막다 차 밑에 깔리는 사고를 당한 일이 있었다. 당시 주민들과 119구조대가 출동해 목숨을 건졌는데 이번에 사고를 당한 장소도 바로 그 부근이어서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 씨가 사고를 당한 비슷한 시각 이웃마을의 한 주민도 전봇대와 경운기 사이에 끼어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요즘 농촌에서는 대형농기계인 트랙터가 농사일을 전적으로 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제 경운기는 사실상 농사일보다 노인들이 논밭에 나갈 때나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타고 다니는 다리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경운기는 대개 힘으로 방향을 조작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다. 방향을 바꿀 때 쓰는 조향클러치는 잘못 조작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도로를 이탈하거나 운전자가 경운기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빈번하다. 특히 후진시 고개를 돌린 채 조작해야 하는 경운기의 특성상 제때 멈추지 못해 운전자가 장애물과 경운기 사이에 끼어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 농기계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의 과실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경운기의 경우 구조상 위험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어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운기의 좌우 꺾이는 각도를 필요한 때를 제외하고 좁히도록 하는 보완장치가 있다면 사고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농민들도 서둘러 농기계를 운행하다 자칫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무엇보다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황대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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