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봉축위원장 흑석사 부봉스님

5월이 되자 영주시 도로에는 축등이 즐비하고 꽃동산 로터리, 마애삼존불 앞에는 탑등을 조성해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을 불자여러분과 진심으로 봉축 드립니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알고 보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부처님께서도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는 모두 평등하고 개개의 존재로서 고귀함을 말씀하셨습니다. 사생(태로 나고 알로 나고 습으로 나고 화해서 남)으로 태어나는 모든 존재의 성품에도 부처님이 될 수 있는 불성이 있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봉축행사 봉축위원장을 맡은 흑석사 부봉스님께 좋은 말씀을 부탁했더니 이렇게 말했다.

부봉스님은 큰 키에 서글서글한 이목구비를 가졌다.

“키가 커보이나요? 사실은 1m72cm 밖에 안돼요. 그런데 다들 커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키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목욕탕에 가면 대인, 소인 얼마(가격) 써져있죠. 그게 틀린 거죠. 성인, 청소년, 어린이 이렇게 구분해야 합니다.” 듣고 보니 지당한 말씀이다. 일순간 스님을 인터뷰한다는 긴장감이 풀어진다.

부봉스님께 올해의 봉축행사와 봉축위원장은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여쭤봤다.

“의상 큰스님의 가르침이 면면히 이어져온 불심돈독한 우리지역에 인류의 위대한 스승님의 탄신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이 소임입니다. 봉축행사 슬로건은 ‘세상의 희망을 마음에 행복을’입니다. 부처님의 탄신일을 계기로 영주시민 모두가 바라는 일들이 원만하게 성취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흑석사에 계시는 부봉스님은 흑석사와의 인연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중창주 김상호 큰스님과 은사이신 기연스님과의 인연으로 흑석사에 오게 됐죠. 근년의 신도님의 큰 성원에 힘입어 불사(대웅전, 신검당(선방), 요사, 흑석사진입로)가 원만하게 이루어져 사찰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스님께 흑석사 이전에 계셨던 사찰과 특별히 기억나는 사찰이나 스님과의 인연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렸다.

“조금 부끄럽습니다만 오래전에 위암이 발생해 치료를 위해 여러 방법을 찾던 중 강원도 고성 건봉사에 기도를 하기로 선택했습니다. 건봉사 적멸보궁에서 묵언 정진 및 3천배 참회의 기도로 현재 위암이 말끔하게 치료됐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거지요. 그래서 나에게는 건봉사가 아주 특별한 사찰로 기억되지요.”

부봉스님은 1975년도 속리산 법주사 기현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출가 동기는 부처님과 인연과 고모님의 유언 때문이다.

“고모님께서 늘 말씀하시기를 우리 집 가문에는 선대부터 부처님과 인연이 있었는데 지금은 스님이 되신 분이 없다고 늘 걱정하셨어요. 고모님이 돌아가실 때 출가 사문이 되라는 유언을 하셨지요.”

부봉스님께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렸다. “인류의 큰 스승이신 부처님은 자비와 평등이 그 근본 사상입니다. 편견과 대립 갈등이 우리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탄신을 계기로 우리사회는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살기 좋은 정토가 되기를 바랍니다.”

부봉스님이 계시는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불복장은 1993년 11월5일 국보 제282호로 일괄 지정됐다.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현재 흑석사 극락전에 봉안돼 있으며, 불복장은 2002년 2월부터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수탁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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