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헬기 실종자 수색중 순직

故박근배 소방장 영결식 거행

“이제 그 무거웠던 방수복, 공기호흡기 다 내려놓으시고 그 먼 곳 편안한 곳에서 영면하십시오. 당신이 남기신 숭고한 살신성인과 희생봉사정신을 받들어 영원히 가슴속에 새기며 진정 국민들을 위해 봉사와 책임을 다하는 결코 부끄럽지 않은 소방인으로서의 삶을 살겠습니다”

이는 지난 11일 오전11시 영주소방서에서 열린 고 박근배(43) 소방장의 영결식에서 고 박 소방장의 동료인 이우영 소방위가 눈물을 흘리며 읽어 내려간 추도사의 내용이다. 추도사를 읽어가는 내내 영결식장은 눈물 바다가 됐다.

故 박근배 소방장은 지난 9일 10시 35분경 안동시 임하댐에서 발생한 산림청 헬기 추락사고로 실종된 조종사를 찾기 위해 수중 수색활동을 벌이던 중 순직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영주소방서에서 소방서장(葬)으로 거행된 영결식에는 비통에 찬 가족들과 동료, 관계자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남상호 소방방재청장, 장윤석 국회의원, 경북도 주낙영 행정부지사, 경북도의회의원, 김주영 시장, 경북도청 간부, 강철수 경북도 소방본부장과 인근 부산·대구·울산·경남소방본부장, 영주시의원, 의용소방대원, 소방행정자문단, 동료 소방관 등 5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장례위원장인 권무현 영주소방서장은 조사에서 “고인은 항상 남을 위해 희생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동료를 사랑했기에, 고인의 빈자리는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통곡으로 쓸쓸함과 슬픔만이 남아 있다”고 애도했다.

고 박 소방장의 동료인 이우영 소방위(영주소방서 문수 119 안전센터 3팀장)는 추도사에서 “현장에서 쓰러지시면서도 당신의 일신보다는 오직 생명의 고귀함을 먼저 걱정하시던 자랑스런 당신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도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당신의 삶을 차디찬 임하댐 물속에서 뒤로한 채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고군분투하신 당신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고인의 넋을 기리며 두 눈에 눈물을 한가득 쏟아냈다.조사와 추도사, 헌화가 이어지는 동안 가족들은 오열했고 이를 지켜보던 동료 소방관들 역시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영결식에서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故 박근배 소방장에게 1계급 특진(소방장)을,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은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영결식을 마치고 고인의 영현이 영주시립화장장으로 운구됐고 동료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날 고인의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박 소방장은 군 특수부대 중사로 전역한 뒤 1996년 구조대원으로 특별채용 돼 영주소방서 구조대에서 소방생활을 시작한 뒤 인명구조견 핸들러를 거치면서 소방서장 및 소방방재청장 표창 등을 여러차례 받은 베테랑 소방관이다.

특히 박 소방장은 어머니(65)와 장모(71)를 한 집에 모신 효자 소방관으로도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족으로는 부인(41)과 중학교 1학년 딸과 초등학교 5학년 아들 등 1남 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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