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건설업체 책임소재 놓고 수년째 법정 공방

업체 부도 소문 속 또 7억원 들여 보강공사 계획

우리고장의 관광 일번지로 통하는 931번 지방도변에 소재한 풍기읍 산법리 376번지 일대 대한광복공원 경내에 설치된 테니스장 뒤쪽 옹벽이 붕괴된 채 4년째 방치되고 있어 관광영주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문제의 옹벽은 5억7천900만원의 예산으로 경주소재 D종합건설이 2009년 10월 준공했지만 이듬해 여름장마에 붕괴되면서 지금까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특히 축대가 무너지면서 흘러내린 토사가 인삼밭을 덮쳐 2천245만원을 보상하는 등 소중한 시민의 혈세까지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현재 옹벽 붕괴의 원인을 놓고 시와 건설업자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영주시 인재양성과 체육지원계 정모담당은 “부실공사를 지적하는 영주시와 설계가 잘못됐다 는 업체 측의 법정싸움이 4년째 진행되고 있다”며 “소송중인 공사이기 때문에 무너진 옹벽에 대해서는 손을 볼 수가 없어 담당부서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시는 재판에 승소할 경우 건설업체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지만 해당업체가 이미 부도가 난 것으로 알려져 이래 저래 난감한 상황이다. 올해 붕괴지 보강공사를 위해 6억9천8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고 있다.

지난 6일 본지가 둘러본 현장은 소수서원과 부석사를 오가는 931번 지방도 변으로 100여m 길이와 9m가량의 수직 블록옹벽 중 3곳이 크게 무너져 있었다.

또 무너진 옹벽사이로 수백 톤의 토사가 흘러내려 인삼포 자재들과 뒤엉켜 있으며 토사유출방지를 위해 덮었던 비닐과 검은 천들이 흉물스럽게 펄럭이고 있다.

약초밭에서 일을 하던 H모씨는 “블럭옹벽은 3m정도마다 꺾어 쌓아야 함에도 수직으로 쌓는 공법을 고집한 것이 부실의 원인인 것 같다”며 “설계자와 시공업체가 합작으로 낳은 총체적 부실”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관광1번지를 오가는 길목에 4년여의 세월동안 무너진 옹벽과 펄럭이는 비닐 등을 방치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며 “일반시민이 이처럼 오래도록 방치했다면 수차례의 벌금이 부과됐을 것”이라고 관계당국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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