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고구마빵 개발로 성공한 향토기업인 박찬설 대표

사업시작 10년만에 영주고구마빵 자리매김
풍기IC 부근 홍보장 겸한 대형매장도 마련

고구마 농사를 짓던 한 농민이 피나는 노력과 의지 하나로 20여명의 직원을 둔 고구마빵 전문 생산업체를 키워냈다. 이 농부는 10여 가지의 다양한 고구마빵을 생산해 전국에 판매하며 웰빙식품 고구마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이 성공의 주인공은 ‘미소머금고’ 영농조합법인 대표 박찬설(46)씨다. 박 대표는 최근 풍기톨게이트로 가는 일명 사과길에 새 공장과 홍보판매장(봉현면 대촌리 508)을 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서울역점을 비롯해 수도권 등지에 4개의 직영점과 5개의 가맹점을 냈고 올해 매출도 지난 해의 두 배가 넘는 2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뚝심 하나로 밀어붙인 사업
경남일원과 제주도에서 냉동창고 전문기사로 일하던 박 대표가 고구마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0년의 일이다. 그는 도시생활을 하면서 모아 둔 1천200만원을 들고 고향 문수면 조제리로 돌아왔다. 이때 그가 발견한 것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에 일손이 적게 들면서도 친환경산업화가 가능한 고구마였다.

고구마재배를 목표로 정한 박 대표는 영주시 일원의 농가들과 매년 재배면적을 늘려가며 사업에 매진했지만 가을만 되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저장성이 약한 고구마의 특성상 수확하는 즉시 출하를 해야 하는 단점 때문에 중간상인들의 횡포를 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대로 당하기만 할 순 없다며 손이 닿는 대로 돈을 모아 250여평의 선별장과 140평의 저온저장고를 지었다. 이 시설 덕분에 출하량을 조절할 수 있게 돼 과거 홍수출하에만 의존하던 때와 비교해 상당한 재미도 보았다고 한다.

그 당시를 떠올리며 박 대표는 “1차 산업은 아무리 발전해도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고구마 농사에 전념하던 박 대표는 2004년 제과제빵기능장을 통해 고구마빵 개발에 나섰다. 2년여의 개발 노력 끝에 2006년 고구마 파이와 고구마 만쥬 등 8종을 개발했고 2008년에는 5명의 동지들과 영농법인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 무렵 이미 고구마빵의 주원료인 고구마를 저온저장고에 연중 보관하면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구축한 상태였다.

박 대표는 브랜드로 친숙한 느낌의 ‘미소머금고’란 상표를 등록하고 4가지 종류의 파이와 만쥬류 3종, 바게트, 황토고구마 갈레트 등 총 12종의 고구마빵을 생산했다.

그는 또 점차 매출이 증가하자 직원 수를 늘리고 시설도 현대화 했다. 또한 판매 확장을 위해 고구마빵을 들고 발로 뛰어다녀 서울의 신세계백화점 명동본점, 갤러리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에 진출했고 친환경 웰빙식품으로 인정받으며 학교급식까지 하게 됐다.

안테나샵으로 개설했던 고속도로 휴게소 판매장이 바로 옆 외국계 도너츠 매장과 겨뤄 이길 만큼 성공을 거두자 다른 휴게소에서까지 러브콜이 쇄도했다. 그러나 박 사장은 직영점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을 굳히고 이를 거절하는 배짱을 보이기도 했다.

“무농약 고구마를 직접 생산관리하고 저장을 통해 안정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원스톱경영이 아니고선 경쟁력이 떨어져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풍기톨게이트 입구 홍보관이 딸린 공장지어
박 대표는 세무서 부근에서 처음 제품을 생산하다 지난 2009년에는 안정면 여륵리로 공장을 옮겼었다. 그러나 접근성이 취약한 탓에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던 박 대표는 중앙고속도로 풍기톨게이트 부근 봉현면 대촌리 508번지 일대에 1천140평의 부지를 마련했다.

그 곳에 80여평의 매장이 딸린 380평 규모의 공장을 짓고 지난 달 15일 준공검사도 마쳤다. 또한 40여평의 홍보관도 연내에 지어 영주를 찾는 관광객들과 벤치마킹을 원하는 이들을 맞을 계획이다.

박 대표는 농민으로서 재배작목인 고구마를 빵으로 개발해 기업화에 성공한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농업경영인이다. 그는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전부 전수해 줄 생각이라고 한다.

박 대표의 끊임없는 개선 노력은 고구마빵 공장에서도 묻어나고 있다. 공장 로비에 대형 유리창을 설치해 견학의 편의성을 도모했고, 생산라인의 동선을 최대한 짧게 해 노동력을 절감하기도 했다. 또한 공장전역이 최적의 위생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식약청의 HACCP(위해요소방지시스템)인증도 눈앞에 두고 있다.

매출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10년 2억5천만 원이던 매출은 이듬해인 2011년에 6억5천만 원으로 뛰어 올랐으며, 지난해에는 1년 새 2억원이 넘게 오른 8억8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목표는 20억 원이라며 강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2009년 영주시가 억대농 배가 운동으로 선정하고 있는 명인, 명품, 명소 부문에서 명품에 선정되기도 했던 박대표는 명소부문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에는 고구마 관련제품이 400가지나 됩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고구마 아이스크림, 고구마 양갱도 생산 판매할 예정이며 다양한 제품개발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생각입니다”

박 대표는 “하루 한 개씩의 고구마빵을 먹으면 병원에 갈 일이 없다”며 “고구마를 주식으로 먹고 있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세계에서 암 발생율이 가장 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고구마 예찬론을 펼쳤다.

이렇게 넘치는 의욕으로 사업을 확장해 가는 박 대표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가 있으니 바로 부인 차성희(41)씨다. 차 씨는 생산라인에서부터 매장관리까지 일을 도맡아 남편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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