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현장]생강농사 전문 농업인 장수면 송귀익 회장

일교차,일조량 등 생육조건 최적
타 지역보다 더 굵고 품질도 좋아

대량유통은 오히려 가격하락
저장 후 소량 판매로 소득보장해야

“농사를 짓는데 무슨 기술이 필요하냐고 말들을 하지만 농사도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만 성공을 할 수 있습니다. 흙은 정직하니까요” 대한민국 생강 농사 1인자로 알려진 생강발전연구회 송귀익(62)회장의 말이다.

900평의 하우스를 포함 3ha의 생강농사를 짓고 있는 송회장은 지난해 900평의 하우스에서 9천180상자(10kg)를 수확해 경비를 모두 제하고 6천500만원의 순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그는 하우스농사는 한달 일찍 농사가 시작되는 것은 물론 추위를 앞두고 홍수출하로 가격이 폭락하는 11월 초순을 피할 수 있으며 노지작물보다 더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어 비닐하우스의 확대보급이 필요하다고 했다.

송회장은 또 노지생강은 300평당 100상자(20kg들이)가 평균수확이지만 단 몇상자의 증수가 갑절의 소득이 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생강주산지는 서산(충남)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영주 예천이 주산지가 됐으나 품질 면에서는 영주생강이 단연 최고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연작피해를 겪으면서 지금은 생강의 향과 크기 등 상품성에서 영주생강이 으뜸이라고 자랑하고 있는 그는 “장수지역이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 역시 전국최고이며 토양 또한 생강농사에 적합한 사질양토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15년의 짧은 역사를 지녔음에도 전국최고의 자리를 석권하고 있다”고 했다.

“서산생강이 밤톨만 하다면 영주생강은 굵은 계란만 합니다. 당연히 도시공판장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습니다”

노지생강 역시 평균 500만원으로 생산비를 제하면 350만원의 순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그는 생강은 연작피해가 심해 수박과 양파 등의 대체작물로 2년을 걸러야 한다며 금년에 9천여 평의 예정지를 임차했다고 말했다.

또 송회장은 “생강 씨는 전량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며 “소비량과 단위당 소출량을 계산하면 시세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추위를 앞둔 10월말에서 11월초에 연례행사처럼 생강가격이 폭락을 하고 있는데 가격이 떨어지면 출하를 멈춰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10상자가 필요한 소비시장에 12상자만 출하돼도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것이 생물시장의 생리라는 것이다.

특히 송회장은 “영주는 전국최고의 생강생산지로 부상하고 있지만 저장능력은 전무하다”며 “저온저장고 설치 등 저장능력을 갖춰 연중 공급으로 농가들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송회장은 “시장을 알고 물량을 유통시켜야 함에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부농협이 농민들의 생강을 5톤 차로 거둬 대전공판장에 저가판매하면서 오히려 농민들에게 큰 손해를 입히고 있다”며 “인근 봉화농협은 농민들로부터 10여 가지의 잡곡까지 거둬 정기적으로 부산시장을 공략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며 인근 농협을 칭찬하기도 했다.

“유통은 여러 시장에 분산 출하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전공판장에서 헐값에 팔린 생강이 서울과 인천으로 다시 실려 나가 높은 시세에 다시 팔리는 이유도 유통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10월 하순부터 두 달간 5톤 차 1대와 1톤 화물차 5대를 동원해 생강 유통 사업도 하고 있다는 송 회장은 1톤 차를 많이 쓰는 이유도 대전 인천 서울 등지로 분산출하를 하면서 가격안정화를 위해서라고 했다.

“농사는 잘 짓는 것 못지 않게 잘 팔아야 합니다. 풍년의 잣대는 돈이니까요. 지난해 예천농협에 근무하는 지인의 부탁으로 팔자에 없는 생강강의를 나갔습니다”

1시간 예정으로 나갔던 강의가 농민들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2시간을 훌쩍 넘겼다는 송 회장은 교육을 받은 뒤 생강농사를 잘 지었다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영주농민들에게 감사전화를 받았다면 더 좋았을걸’, ‘강의료나 많이 챙길 걸...’ 등 묘한 감정 속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웃었다.

“내가 선택한 작물을 파종할 땅의 성질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양질의 퇴비를 넣어야 합니다”
2년전 까지 50마리의 한우를 사육하며 축사에서 나오는 거름전부를 숙성시켜 퇴비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9천 평의 쌀농사에서 나오는 볏짚과 도회지 가로수 잎을 모아온 40톤 가량의 낙엽을 숙성시켜 퇴비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송 회장은 작물도 산소공급이 원활해야 잘 자랄 수 있으며 가뭄에 대비 관수시설 또한 필수라고 했다.

마을의 구성원으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지난 겨울 마을이장을 맡았다는 그는 장수생강발전연구회장을 맡고 있다. 부인 이영희(59)여사와의 사이에는 은주 창대 남매를 두고 있는 착실한 기독교 집안이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