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보람느껴요"

YMCA는 1844년 6월 6일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22세의 조지 윌리엄스를 비롯한 12명의 청년들이 일으킨 운동이다.

산업혁명 직후인 당시의 혼란한 사회 속에서 시달림 받고 있던 노동청소년들의 "정신적ㆍ영적인 상태의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친 교회를 조직한 것이 시초였다

영주 YMCA는 지난 `99년에 문을 열었다. 귀빈 예식장에서 코오롱 아파트 방향으로 약 200M 지점, 좌측 붉은 3층 건물의 2층이다. 영주에 YMCA가 문을 연 지 만 3년이 지났지만 YMCA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시민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활성화가 시급하지요.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다보니까. 힘도 들고 많이 외롭습니다"

책임 간사 최언식씨(34세)의 말이다.
그가 영주YMCA에서 일하게 된 것은 지난 7월 15일부터다. 잘하고 있던 사업을(삼성 자판기) 동생에게 물려주고 YMCA에 들어온 것이다.

"정말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하려 했는데 여건이 생각 밖으로 안 좋아 무척 당황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전부 존경할 만한 분이셨는데-" 그는 말꼬리를 흐린다.

처음에는 신앙심 깊은 그의 부인의 배려가 큰 힘이 되었지만 요즈음은 그도 부인 보기가 민망하다고 한다.

"가장인데 체면이 말이 아니지요. 용돈조차 집사람한테 타서 써야하는 형편입니다. 그 정도로 여건이 안 좋습니다"

20명이 넘는 이사가 있고 그 이사회비 만으로도 사무실 운영비는 될 터인데 필자도 이해가 안 가기는 마찬가지다.

영주 YMCA에서는 어려운 여건 가운데 그동안 주부 볼링교실, 청소년 건전 가요제와 지난 21일에 있었던 청소년 동아리 한마당 그리고 야학교실과 한글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 야학교실은 현재 방학입니다만 매주 월.화.목.금요일에 수업이 있고 한글교실은 매주 월요일에 수업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야학교실에 나와서 지도해주는 선생님들에게 늘 고맙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한다.

"야학교실에는 일곱 분의 교사가 나오는데 불교인도 있습니다. 한번은 그분이 웃으면서 절에 다녀오느라 좀 늦었다고 하더군요. 야학교실은 종교를 떠나 교육적인 측면에서 봉사를 하시는 것이죠" 야학교실과 한글교실에는 남자분들은 거의 없고 여자분들이 대부분이란다.

한글교실의 강사는 구화자씨로 YMCA 전임 간사를 맡았던 분이라고 한다.

"저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맙죠. 그분도 보람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한글교실에는 열 분 정도 나오십니다"

최언식 책임 간사는 그동안 행사를 해오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았다고 한다.

"태극당 이재옥 이사님, 번창상회 황광섭 장로님, 승리물산, 강성철 와이즈맨 회원님. 그리고 안동 권영범 변호사님, 모두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최언식씨는 YMCA 일이 힘겨울 때면 고생한다는 말 한마디에도 눈물이 핑 돌 만큼 고맙다고 한다.

이렇게 사서 고생하는 그는 가족과 함께 봉산교회에 다니고 있다. "장인 어른이 우리 교회 장로님이시죠. 귀한 딸 데려다 고생만 시키는 것 같아 뵐 때마다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는 7년 열애 끝에 결혼한 박정희씨와의 사이에 딸 하영(6세)을 두고 있다.

"집사람 이름이 전직 대통령 이름이라 연애할 때 애칭으로 '각하'라고 불렀습니다" 그의 얼굴이 모처럼 환해진다.

YMCA는 기독교가 모태지만 사회단체다. 영주 YMCA도 만 세 돌이 지났다. 인근 안동이나 구미, 김천처럼 활성화 돼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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