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읍 수철리 죽령 국도변에 건립한 목조전통누각의 이름을 두고 말이 많다. 시는 죽령누각의 명칭을 각계각층에 공모한 후 지난해 12월 누각 전면은 죽령의 대표적인 지명을 따라 ‘죽령루(竹嶺樓)’라 하고 후면은 충북에서 고개마루를 넘으면 영남의 첫 관문이므로 경상도의 옛지명인 교남의 역사적인 지명에 근거해 ‘교남제일관(嶠南第一關)’이라는 현판을 달았다.

그러나 ‘교남제일관(嶠南第一關)’이란 현판에 대해 향토사학자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향토사학자들에 의하면 “죽령루는 누가 보아도 루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관(關)과 루(樓)는 현격히 다른 뜻으로 쓰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이란 글자를 붙인 것은 잘못된 표기”라고 지적했다.

실제 죽령루는 부석사 안양루(안양문)나 지난날 영주관아의 문루였던 가학루와 같은 역할을 하는 문루라 할수 있다. 반면 관방(關防)의 문을 관문(關門)이라 하는데 문경새재의 3대관문과 같은 성문에 관(關)이라는 글자를 붙이고 있다.

문경새재의 3곳의 관문에는 제1관문인 주흘관(主屹關)에는 ‘영남제일관(嶺南第一關)’과 ‘주흘관(主屹關)’ 현판이 앞뒤로 붙어있다. 또한 제2관문인 조곡관(鳥谷關)에는 ‘영남제2관(嶺南第二關)’과 ‘조곡관(鳥谷關)’ 현판이 앞뒤로 붙어 있으며, 제3관문인 조령관(鳥嶺關)에는 ‘영남제3관(嶺南第三關)’과 ‘조령관(鳥嶺關)’ 현판이 앞뒤로 붙어 있다.

한 향토사학자는 “누각에 교남제일관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흡사 동물원에 가서 아이들에게 호랑이의 문양을 가진 고양이를 보고 호랑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형국”이라며 “죽령루(竹嶺樓)라는 현판에서 보듯이 죽령루는 관방의 관문이 아닌 루(樓)로 그곳에 함께 붙어 있는 ‘교남제일관(嶠南第一關)’이란 현판은 ‘교남제일루(嶠南第一樓)’로 바꿔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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