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린이들을 위하여 천연염료로 만든 옷과 놀이감을 세트화시킬 계획입니다.

경북전문대학 전통예절연구소 천연염색 연구부 이민자 교수(유아교육과:60세)의 [2002 천연 염색 기획전]이 경북전문대학 자연과학관 3층에서 있었다.
"오랜만이예요. 몇 년 전에 우리 집에서 만나고 첨이죠?" 이민자 교수는 벌써 5~6년 전에 만남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자기를 기억해 주는데 반갑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필자도 교수님 댁에서 같이 듣던 음악(실크로드)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천연염색은 자연으로부터 얻어지는 여러 가지 동.식물 및 광물을 재료로 이용한 염색을 말합니다. 화학염료는 화학적으로 합성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조성물로 이루어진 천연염로에 비하여 순도 및 채도가 높다. 이에 비해 천연 염색의 색은 부드럽고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전시실에는 다양한 천연 염료로 염색된 천과 그 천으로 만든 작품들이 칡, 황련, 울금, 치자, 지초, 신나무, 송기 같은 재료와 함께 선보였다. "송기는 소나무 뿌리인데요. 소나무는 정말 버릴 게 하나 없어요. 솔잎으로 차도 만들고 송편도 찌고 솔방울로는 술도 담그고 아이들 놀이 감도 되고 또 송화 가루로는 다식도 만들잖아요" 이민자 교수의 염색전에서는 다른 염색전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그림들이 시선을 끌었다. "천연 염색한 천에 천연염료로 그린 그림이예요. 우리교수님의 독특한 그림이죠" 관광과 윤현중 교수가 이해를 돕는다.
이민자 교수의 [2002 천연 염색 기획전]은 진주 개천 예술제 실크축제(진주시청 전시실:10월3일~10월10일), 대구 천연염색 박람회(대구 컴벤션 전시장:10월14일~10월20일)에 이어 이번 경북전문대학 축제 기간에 개최된 것이다.
이민자 교수는 홍익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색채 학을 공부한 사람이라선지 그녀의 작품뿐 아니라 의상에서도 색감(色感)이 느껴진다. 전시실 옆방이 그녀의 연구실이다. " 내방이 너무 어지럽죠. 나도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손님들은 오죽하겠어"라며 환하게 웃는다. 아닌게 아니라 그녀의 연구실은 유치원을 옮겨 놓은 것 같다. 벌거벗은 인형에 단청 칠을 한 나무토막, 조각 천들에 크고 작은 한지로 만든 상자들-
책장 앞에 솔방울이 있어 집어들었다. 세상에! 작은 솔방울 단면에는 코끼리 얼굴이 예쁘게 채색되어 있었다. 아! 이거로구나. 솔방울이 무슨 아이들 놀이 감이 되나 했었다. "그거 천연 물감으로 색칠한 거예요." 그녀의 입에서 자주 튀어나오는 말이 천연, 자연, 환경이다.
그녀는 올해 한 달간 독일에 머물렀다고 한다. "발도르프 유치원에 견학을 다녀왔어요. 그곳에 교육은 인지 중심의 기존이론에 반대하고 인류학에 토대를 둔 전인적인 인간교육을 추구하는데 있습니다" 발도르프 학교는 루돌프 슈타이너에 의해 설립되어 전 세계적으로 대안 학교의 모델이 되고 있다. 현재 미국 네덜란드 등 50여 개 국의 640학교와 1,200여 교육기관이 설립되어 있다.
"발도르프의 학습 방법이나 사용하는 교구는 자연주의를 추구하며 놀이 재료도 상품화된 놀이 감은 없고 원형 그대로 다양한 크기로 잘라 놓은 나무토막, 돌, 조개 껍질, 견과류(호도. 밤 등) 솔방울, 나뭇잎, 씨앗(호박씨. 복숭아씨 등) 등이예요 "
"그럼 인형 같은 건 없습니까?"
"면으로 만든 인형이 있습니다. 물론 수작업으로 만든 것이고 특색의 하나는 몸만 있어요. 눈, 코, 입이 없구요" 물론 어린이들의 환상과 창의적인 활동을 위해서다. 또 놀이기구로 만든 집, 숟가락, 그릇, 다리미, 칼 등도 원목으로 수작업 한 것들이라니 정말 대단하다.
"우리도 이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해서 뭔가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영주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연 염색한 옷, 천연재료에서 축출한 염료로 만든 놀이 감, 이런 것들은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습니다." 이민자 교수는 퇴임 전에 우리 어린이들을 위하여 천연 염료로 만든 옷과 물감, 크레파스, 각종 놀이 감을 세트화 시킬 계획이라 한다. "빈번한 외국행에 크레파스, 물감, 이상한 인형들 이런 것만 한 가방 갖고 오니까 '어머님은 외국여행 자주 다니시면서 루즈 하나 안 사다주신다'고 며느리들이 원망(?)을 해요" 그러면서 그녀는 환하게 웃는다. 희끗희끗한 단발머리가 보기 좋은 이민자 교수는 지역 원로 서예가 삼여제 김태균 선생의 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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