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신문이 만난사람]아름다운 영주, 아름다운 공무원 이재우씨

봉화장날 행사장에서 그를 만났다.

“제가 관광산업과 축제담당으로 왔잖아요.” 이재우(41.영주시청)씨가 버나돌리기를 하는 무대로 눈을 돌리며 말한다. “상당한 수준의 공연인데 비가 오니까 관객이 없네요. 저 팀 아세요?”라며 눈을 반짝인다. 순간 뇌리에 이런 생각이 스친다. ‘우리의 재우씨가 이번엔 축제에 꽂혔구나’ 아니나 다를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3년 이내에 선비문화축제를 반석위에 올려놓을 겁니다.”

그는 1999년부터 ‘아름다운 영주’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부석사 등 그야말로 아름다운 영주를 홍보해 영주관광 붐을 일으켰다.

“2001년 크리스마스일 거예요. 새벽 3시에 250명이 부석사 일출 보러 온 거예요. 당시 시청직원들과 함께 관광객들을 맞았는데 현재 의성 ‘운람사’의 주지스님으로 계신 등오 스님이 부석사 총무스님으로 계실 때 ‘관광객들 쉴 방이 필요하다’, ‘밥도 달라’ 부탁드렸더니 좀 황당해하시는 것 같았어요. 스님께서는 수행하러 왔는데 시도 때도 없이 자꾸 제가 사람들을 몰고 와서 이런 저런 요구를 하니 마땅찮아 하시는 것 같았어요. 물론 나중에는 제가 하는 일을 이해하시고 많이 도와주셨죠.”라는 그는 지금은 등오 스님이 어딜 가시든 찾아뵙고 삶의 스승으로 여긴단다.

부석사에 제대로 꽃힌(?) 그는 다들 본청(시청)으로 가길 원하지만 2003년 아예 부석면으로 가겠다고 졸라 부석면으로 발령을 받는다.

“부석사 다니기도 좋고 뭔가 부석사와 연계해서 일을 해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사과는 부사 밖에 모르던 내가 부석에 와서 많은 사과 종(種)에 놀랐고 ‘이제는 체험이다.’는 생각에서 뜬바우골 사과작목반과 함께 ‘사과 따기 체험’, ‘사과 꽃따기 체험’ 등을 했어요”

그는 2004년 부석면에서 바로 옆인 단산면으로 발령을 받았다. “단산면민들이 저를 원했다 하더라고요. 가야죠. 부르니까? 기분 좋았어요. 제가 필요하다니까. 단산 가서는 축제 때 와인 만들기 체험을 했어요. 그 무렵에 농촌행사에는 체험관광이 살길이다. 생각했죠.”라며 환하게 웃는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공무원인 그는 2002년 12월 한국관광공사가 관광 산업 발전에 기여한 단체 및 개인에 대해 시상하는 ‘아름다운 관광한국을 만드는 사람들’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재우씨의 ‘아름다운 영주(www.iyeongju.pe.kr)’란 개인홈페이지를 통해 영주지역의 부석사와 소수서원 등 관광자원을 외부에 소개하면서 하루 수천명의 접속자가 다녀가는 등 지역 관광발전에 기여해 왔기 때문이다.

“상을 받고 기뻤어요. 물론 상을 받으려고 한건 아니지만 인정해준다고 생각하니 기분 좋았죠. 상을 많이 받았지만 가장 기분 좋았던 상은 시민들이 준 상이죠. 부석을 떠날 때 부석면 뜬바위골 사과작목반에서 준 감사패와 또 단산을 떠날 때 단산포도작목반에서 준 감사패예요. 정말 감사하고 가슴이 뿌듯했어요. 그리고 시민신문에 2002년 올해의 10대 뉴스에 ‘공무원 운영 중인 관광사이트 아름다운 영주 접속 폭발’이라는 제목으로 8위로 선정됐는데 그것도 기분 좋았죠.”한다.

단산면에서 그는 2005년 농업기술센터 농업유통계로 자리를 옮긴다.

“농업기술센터는 1년 근무했는데 쇼핑몰 ‘영주장날’을 만들었어요. 함께한 직원들이 애를 많이 썼는데 크게 잘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마음이 쓰입니다.”

그는 근래 영주청년학교 서무부장을 맡고 있다. “명함은 서무부장인데 별거 다합니다. 학교 비품 챙기고 당직도 서고 선생님께 연락도 하고 청년학교에 나오시는 선생님들 모두다 자원 봉사잖아요. 낮에 학교 근무하시고 또 저녁에 여기나와 가르치는데 제사라든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 나오실 때 다른 선생님 연락해서 날짜도 바꾸고요. 참 최근 시민신문사 김태영 국장님이 김덕우 선생님, 송인성 선생님과 함께 국어과목을 맡고 계시는데 아시죠? 당직선생님은 11분인데 10분이 시공무원이고 박태영씨만 경찰공무원이에요. 제가 제일 바쁠 때는 청년학교 학생들 검정고시원서 쓸 때죠. 제가 원서도 쓰고, 가서 원서접수도 하고 또 나중에 합격증도 받아오는데요. 합격증을 받아 올 때 그 가슴 가득한 벅찬 기쁨은 정말 말로 표현 못하죠”

영주청년학교는 1999년 4월에 개강했다. 그는 개강 후 6월쯤부터 이곳에 나와 봉사를 하고있다. “그러고 보니 청년학교도 10년이 넘었네요. 청년학교하면 김석일국장님이죠. 청년학교 교장을 10년 하셨는데 영주를 떠나면서 그만두게 됐죠. 저도 국장님 꼬임(웃음)에 넘어가서 이러고 있는데 국장님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실천하는 공무원이셨어요. 정말 존경하는 분입니다.”

그는 청년학교 일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학교를 다니다가 제적당해 청년학교에 나왔는데 제대로 안다니고 몇 년 있다가 다시 청년학교를 찾아오는 경우라고-

열정적인 공무원 이재우씨는 1991년 1월부터 공무원생활을 시작, 시청 산악회에서 만난 1년 연상의 김미례(현 수도사업소 근무)씨와 1997년 결혼해 예린(영광여중), 예슬(남부초등) 두 딸과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 인직(7세)을 두고 있다.

“아내를 보는 순간 제 스타일이라 느꼈죠. 터프한 스타일의 친구 같은 아내를 원했는데 소원 성취했습니다.”라는 그에게 10년 전 첫 취재 때의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또 10년 후 시민신문에서 그를 다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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