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신문이 만난사람] 봉사의 어머니, 영주여성단체협의회 이화춘 신임 회장

“첫 사업으로 우리지역의 어려운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위로를 드리려고 합니다. 지면을 통해서 다시 한번 여성단체협의회 회원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여러 모로 부족한 저를 영주여성단체협의회 회장으로 뽑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부족한 부분은 여러분들이 채워 주리라 믿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지난 15일 영주시 관내 18개 여성단체장으로 구성된 영주시여성단체협의회는 2011~2012년 영주여성단체를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를 뽑았다.

이화춘(67)대화예식장 대표가 바로 그녀다. 영주여성단체협의회의 첫 사업은 오는 24일 만수촌 등 우리지역의 불우한 이웃을 찾아보는 일이다.

이 회장은 영주의 여장부로 일찍이 그 이름이 알려져 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그녀는 결혼 초부터 다니던 부석사에서 95년부터 부석사 신도회장을 맡고 있다.

또 어려운 이웃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그녀는 영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봉사단체인 ‘고운맘 실천봉사단’의 단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봉사정신이 몸에 베인 이 회장은 2002년 한국시각장애인협회 공로상, 2005년 전국사회복지협의회장 공로상, 2006년 자랑스런 도민상, 2009년 자랑스런 영주시민상, 그리고 지난해 12월2일 서울 AW컨벤션센터에서 ‘제12회 전국불교사회복지대회’에서 자원봉사부문 최고의 영예인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상을 수상했다.

“불교계의 큰 어른이신 자성 큰스님께서 주시는 상이니 큰 영광이지요. 이 상은 조계종에서 자비나눔 유공자에게 주어지는 상인데 저는 고운맘실천봉사단을 이끌며 장애인복지분야에서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다방면으로 후원 및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인정돼 받은 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상을 받으니 굉장히 기쁜 마음이 들고 다음으로는 내가 더 열심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봉사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84년부터 지금까지 안동교도소 불교교화위원으로 활동해오고 있기도 하다.

“안동교도소가 현재는 풍산면 소재지에 있지만 안동시 법상동에 있을 때부터 다녔어요. 그 사람들은 죄를 짓고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제일 외로운 사람들 일거예요. 제가 하는 일은 그 사람들에게 생일을 챙겨주고 여수감자들에게 상담을 해주는 일을 합니다. 여수감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저를 붙들고 울기도 합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엄마 같은 느낌이 드나 봅니다.”

이 회장은 교화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법무부장관표창 두 차례와 국무총리 표창, 대통령 표창(노무현)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중매로 만난 남편 여석명(박약회장)씨와 혼례를 했다. 지금은 대화예식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누구나 그렇듯 친정집 마당에서 혼례식을 올렸다.

“시집 갈 때는 친정집이 진우였는데 시댁은 문수(만방리)였어요. 집에서 혼례를 올리고 영주에 택시가 2대밖에 없을 때였는데 택시 한 대를 불러 타고 시댁을 가는데 생전 처음 타 본 택시는 어찌나 멀미가 심하던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웩웩 토했죠. 그런데 시댁은 돌티미라는 곳인데 좁은 길로 더 들어 가야한다고 이번엔 가마로 가는 거예요. 문제는 도로가 좁아 가마꾼 4명이 다 못서고 한쪽 두 명은 도로에 서고 다른 한쪽 두명은 도로 아래로 번갈아 서니까 가마가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또 가마멀미가 나 시댁에 도착해서 배벨상을 받는데 상이 마구 빙글빙글 도는 거예요”라며 웃으며 지난날을 이야기한다.

이 회장은 아이코리아(구 새세대육영회)경상북도 회장을 지난 11월 사임했다. “아이코리아는 1981년 남산새마을 유아원 설립과 같은 해에 발족됐는데 제가 남산새마을 유아원 초대 원장으로 있었어요. 남산어린이집 전신인 남산 새마을 유아원부터 원장을 10년 했죠. 남산어린이집이 현재의 위치로 옮기고 나니 아이들 급식을 줘야 하는데 급식실에 싱크대도 없어 기가 막혔는데 남편이 싱크대도 넣어주고 아이들 놀이터 놀이기구 설치도 포크레인을 보내 해줬는데 살면서 그때가 남편이 제일 고마웠었던 것 같아요.(웃음) 아이코리아 경상북도 회장은 제가 연임을 했어요. 올해까지가 연임 임기가 끝나는데 경상북도 여성단체협의회가 1인2역을 하지 말라는 정관에 따라 사임하게 된 겁니다.”라며 사임배경을 밝혔다.

영주 아이코리아, 영주 주부교실, 영주 걸스카웃, 한국부인회 영주지회 등 많은 여성단체를 발족시켜 영주여성들의 사회참여에 크게 기여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여성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회장은 1962년 결혼한 여석명씨와 슬하에 2남 3녀를 두고 있다.

“우리 애들 다섯 중에 셋은 여기(영주)사는데 큰 딸이 나를 도와 예식장에서 일하고 큰 아들(여승용)은 태양광 발전소를 하고 있어요. 셋째 딸은 논술학원을 하고요. 인근에 강의도 나가고요. 영주를 떠나 사는 애들은 막내아들과 둘째 딸인데 막내아들은 미국서 박사학위를 받아 포스코에 근무하고 있고 둘째 딸은 서울 사는데 아들이 저한테는 외손자죠. 이름이 황현섭인데 2009년 과학고 1학년 때 독일 브레멘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금메달을 따 영주에서도 현수막이 걸렸었어요. 현섭이는 세종과학고를 2년 조기졸업하고 서울대 수학과에 우선선발로 들어갔어요.”라며 외손자 자랑에 환하게 웃는 이화춘 영주여성단체협의회장은 너무나 행복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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