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신문이 만난사람] 장애인 아시안 게임 사이클 경기 금 캐낸 제일고 송종훈 군

▲ 영주 제일고 사이클부 송종훈 선수(좌)와 김만수 코치(우)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이어서 열린 대회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인기 있는 대회이지만 장애인올림픽과 장애인아시안게임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필수적으로 동일한 개최지에서 이어 열리지만 이름만 알고 관심을 받지 못하는 행사다.

그러나 눈에 띄게 적은 국민적 성원에도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4년간 피땀 흘려 운동한 결실을 맺기 위해 노력한다. 단지 그들이 장애인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번 대회에 대한민국 장애인선수단은 종합 3위를 했다. 훌륭한 성적이다.

그리고 그 성적을 내는데 일조한 선수가 우리고장 제일고에 있다. 사이클 4종목에서 파일럿으로 출전, 장애인선수를 리드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낸 영주 제일고 3학년 사이클 선수 송종훈 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이클 장애인 경기는 정상인이 앞에, 장애인이 뒤에 타고 2인 1조로 벌인다.

▲ 장애인 선수 돕기위해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 게임 출전

“종훈이가 나간 종목은 국제대회에서 올해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경기입니다. 국제대회 경력도 전혀 없는 고등학생이 대표로 출전한 것도 대단한데 첫 대회에 파일럿으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따는 걸 견인했으니 정말 대단한 겁니다.”

송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영주제일고 싸이클부 김만수코치(제일고)의 제자 자랑으로 이야기가 시작됐다.

“전국체전을 좋은 성적으로 끝내고 나서 부산지방공단 스포원(전 부산지방경륜공단)이 계약 이야기를 꺼냈고, 실력을 인정받던 송 선수가 국제대회 경험을 하기위해 장애인아시안게임 파일럿으로 출전하게 됐습니다.”

김코치는 “송 선수가 김종규 선수(시각장애, 27, 부산지방공단 스포원 소속)의 파일럿(앞자리 탑승)으로 선택됐지만, 두선수가 처음 만나고 마음을 맞추며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약 한달 뿐이었다”며 출전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엔 정말 서먹했어요, 장애인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생소했거든요. 나이도 10살 가까이 차이가 나서 종규형이랑 의견이 다른 적도 있었고...”

송 선수는 장애인에 대해 나쁜 생각은 없지만 실제로 대하니 일반인 대하는 것처럼 하기 어려워 생활하는게 처음엔 쉽지 않았고, 더욱이 운동능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선수로서의 팀훈련도 처음엔 힘들었다고 했다.

“조금 알고 나서는 아무래도 열살이나 많은 형이니까 저한테 잘해주고 저도 형한테 잘하고, 나중에 경기 끝나고 종규형이 저한테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계속 해주시던데요.”

송 선수는 자신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기분보다 경기가 끝나고 금메달을 받았을때 김종규선수의 수없이 되풀이하는 고맙다는 인사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 런던 올림픽도 함게 뛰기로 약속

국제대회에 처음이고 1위를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막상 1위를 하고나서 아무 생각이 안났다는 송 선수는 “그냥 좋았다고 해야 하나?.” 라며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종규 선수는 이후 런던 장애인 올림픽에도 송선수가 파일럿으로 같이 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고 송 선수도 이에 흔쾌히 응했다고 했다.

송 선수는 결국 부산지방공단 스포원에서 김종규선수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러나 대회 이후의 이야기가 나오자 말이 없어졌다.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스포원과 계약을 했다는 송선수, 졸업 후 입단할 수 있는 팀이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것이다. 그러나 입국 당시 장애인관련 단체의 환영 인사 외에 좋은 성적을 낸 장애인선수의 귀국을 축하해주는 국민이 너무 적어 씁쓸했다고 했다.

게다가 영주시로 돌아온 송선수도 생각만큼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아무리 장애인선수가 아니라 보조선수 역할인 파일럿으로 출전했다지만 분명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는데, 시의 인사나 축하 한다고 연락한 적도 없고, 학교에서도 특별히 축하행사를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스승의 입장에서 너무 안타깝고 미안했습니다.” 김코치의 말이다.

▲ 장애인대회서 일반선수 무관심은 아쉬워

실제로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김종규 선수에 대해서는 아주 약간의 기사가 나오고 송 선수의 기사는 거의 없다. 그만큼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코치의 말에 따르면 금메달을 따냈다고 해도 장애인 아시안게임이기에 장애인 선수인 김종규 선수에게는 포상이 있지만 송 선수에겐 한 푼의 포상금도, 군면제 혜택도 없다고 한다.

문제는 그 사실을 두 번째 금메달을 따내는 경기직전에 들었다는 것이다. 송 선수도 그때만큼은 섭섭했다고 했다. 경기를 치르는 선수에게 사기를 떨어트리는 말을 한 것이니 오죽했겠는가.

그래도 오로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에 그날 경기에 금메달을 추가해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걸 느꼈다는 김 코치는 “선수와 스포츠는 사람들의 관심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며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일고에 남아서 더 좋은 선수를 육성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 선수는 “이번 대회에 파일럿으로 출전한 것은 무척 좋은 경험이었다.”며 “열심히 노력해 5년 안에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출전해서 입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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