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농촌 마을 작은 도서관 ‘한성문고’ 운영하는 박순희씨

책을 접하기 어려운 농촌에서 5천여 권의 책을 비치하고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주민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순흥면 태장리 277~2번지에 주소를 두고 있는 박순희(57)씨다.

1975년 결혼한 박씨는 3남을 키우면서 도시 어린이들에 비해 농촌 아이들은 기초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 이 때문에 행정관서를 수년에 걸쳐 드나든 끝에 어린이집을 자신의 마을로 유치하고 원장겸 교사로 일하면서 세 아들은 물론 주변마을 어린이들의 기초교육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고 모든 책속에는 길이 있어요”

독서가 취미인 박씨는 결혼초부터 도서관과 서점을 전전하며 책을 빌려 읽었지만 대여기간이 짧고 또 반납과 대여문제로 원거리를 오가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 때문에 마음껏 책을 읽고 싶어 책을 모았고 책이 모이다보니 책을 멀리하는 농촌정서의 벽을 허물겠다는 욕심도 자연스레 생겨났다.

80년대 초부터 박씨는 자신이 읽기위해 한권두권씩 사들인 1천여 권의 책으로 작은 도서관을 꿈꾸며 이웃들에게 책을 빌려주기 시작했으며 95년 영주시로부터 작은 도서관 신고필증이 나오면서 작은 도서관협회를 견학하고 국립도서관을 오가는 등 바쁜 일상을 보냈다.

도서관 이름도 선대때부터 사용해오던 농장이름을 따서 ‘한성문고’ 정했다. 박씨의 바쁜 행보만큼 작은 도서관은 점차 생동감으로 넘쳐났다.

그러나 책이 불어나면서 작은도서관은 사랑방에서 거실로 옮겨졌고 다시 정미소 2층 다락방으로 옮겨야 했지만 3년전 남편의 도움으로 텃밭에 12평짜리 조립식 건물을 지으면서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박씨의 작은 도서관은 영주시로부터 기증받은 도서와 올해초 안동검찰청에서 보내온 2천여권의 책을 더해 현재 6천여 권의 책을 구비하고 있다. 책의 종류도 종교서적에서 소설, 아동도서까지 다양하다.

박씨는 “앞으로는 농업관련 전문서적을 더 마련해 농촌 주민들의 지식함양에도 기여하는 도서관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월례회를 3년째 열고 있으며 문인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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