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세상] 행복의 떡을 만들어 가는 경북떡집 손경호씨 부부

물 먹은 쌀이 하얀 눈가루 옷으로 갈아입는가 했더니, 뜨거운 증기를 마시고 탄력을 회복하고 이내 제빙기를 통과하며 쭉쭉날씬 가래떡으로 변신한다.

설 명절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바쁜 곳이 떡집이다. 영주시 가흥동 꽃동산로터리에서 남부 육거리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다 보면 부부가 행복의 떡을 만드는 ‘경북떡집’이 있다. 이 떡집의 하루도 새벽녘부터 시작이 된다.

새벽 서너 시부터 시작되는 작업이 마무리 될 즈음 상자마다 떡이 포장되고, 하얀 속살을 드러낸 가래떡이 소쿠리에 소복이 담겨진다.

이 날도 부부는 11시가 돼서야 아침을 먹었다. 쌀 20Kg을 손수 싣고 오신 어르신의 얼굴에는 명절에 자녀들에게 따뜻한 떡국 한 그릇 먹일 수 있다는 기대가 담겨있고, 아마 자녀들의 몫으로 여러 보따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김영민(제천, 미용재료업)씨는 “한 달에 두어 번 영주에 들르는데 지난번에 이곳에서 떡을 사서 떡국을 끓였더니 너무 맛있다며 집사람이 또 사오라고 하네요. 그래서 또 들렀습니다.”라며 한 아름 안고 나선다.

직접 뜯어서 삶은 쑥을 겨우내 얼려 두었다가 몇 덩이 쑥과 찹쌀을 들고 떡을 하러 온 아주머니도 꼭 이곳에서 떡을 하신다며 “맛있어서 오지” 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가게를 인수하면서 자리를 잡게 된 손씨 부부는 영주가 고향이 아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일가친척 하나 없는 생소한 영주에 정착했다. 손씨는 “영주라는 동네가 그냥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작은 가게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전 주인 어르신도 그리고 조용한 영주가 마음에 들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손씨는 “처음엔 이전 손맛과 다르다며 거래처를 옮기는 손님들도 있었고, 사투리를 못 알아들어 주문을 놓치기도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래도 정직과 진심으로 손님을 대하다 보니 이웃과 단골이 생기면서 힘을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른 새벽부터 하는 일이라 힘들어도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마음의 여유도 느끼고 영주 사과 맛도 보고 하루하루 생활이 재미있다고 했다.

손씨는 “요즘도 떡을 해서 서울 친척집에 보내면 좋은 쌀 때문인지, 맑은 물 때문인지, 햇살 때문인지는 몰라도 특별히 맛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가게를 찾는 모든 분들을 성심성의껏 대하고 더 좋은 맛을 만들어 간다면 떡을 통해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더 늘어갈 것으로 믿고 있다.

알콩달콩 부부의 행복 간이 배어있는 떡국을 먹으며 새로운 한 해의 행복한 이야깃거리들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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