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면 평생학습프로그램 ‘인기’

“찻상이 완성되고 나면 화장품 보관함을 만들려고요. 배우는게 참 재미있어요. 다음엔 딸들도 하나씩 만들어 줘야지요.”

꼼꼼하게 상을 만지며 한지를 붙이던 장재복(문수 적동1리, 56)씨의 말이다.

21일 문수면사무소(면장 강성호) 2층 회의실에는 지역 주민들이 모여 한지공예를 배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영주시 평생학습센터(소장 주정례)가 주민자치센터가 없는 면단위 지역에 농한기를 이용해 이동회관 형태로 운영중인 겨울철 평생학습프로그램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이곳에는 붓으로 풀을 바르고 공기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위해 새심하게 문지르는 손길들이 바쁘다.

“겨울이라도 쉴 시간이 없어요. 한지공예 배우고 맛사지, 스포츠 댄스도 배우는데 농번기 못지않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네요.”라는 우인순(문수 적덕1리, 49)씨는 “이 상은 우리 서방님 술상 할거래요.”라며 즐겁게 작업에 몰두했다.

‘눈이 아른거려 작은 문양 오려내기가 힘들었다’는 서임희(문수 적덕1리, 51)씨도 “예쁘게 만들어 우리 아저씨랑 둘이 밥상으로 쓸 겁니다.”며 기대에 부푼 표정이다.

차편이 여의치 않아서 보건소 소장님 차를 타고 나왔다는 대양1리 유금란(부녀회장)씨는 한동네 주민 다섯 분과 모양을 맞추고 본드를 바르며, 뒤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은 여섯 번째 풀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상은 보통 여덟 번의 과정을 거쳐 견고한 작품으로 완성된다고 한다. 서로 다른 종이를 찢어 붙이되 전혀 어긋남이 없이 한 장 인 냥 완성되어지는 한지의 성품을 사람들이 닮을 수 있기를 바램은 욕심일런지.

영주시에서 유일한 여성 이장인 김경애(적동 2리)이장도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건 즐겁다”며 “겨울이라도 지난 가을 수확한 야콘 판매로 바쁘지만 잠시 시간을 내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13년간 영주에서 한지 공예를 전하고 있는 김미경(한지공예가, 온고당)강사는 따뜻함과 은은한 느낌이 좋아 학창시절부터 한지를 접했다고 한다.

김씨는“좋은 재료를 써서 오랫동안 곁에 두고 사용할 수 있는 견고한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며 “가급적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만 작품을 만든다. 그만큼 더 정성이 들어가고 애착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 오는 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은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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