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보탬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이는 10년 가까이 조선일보 영주지국을 운영하고 있는 조봉현씨(45.영주신문협회장)의 말이다.
조씨는 늦게나마 생활이 정착돼 남을 도우면서 살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면 다행일 것이라며 어두운데 있는 사람들을 밝은데로 인도해주는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는 삶을 살고 있다.
그냥 원해서 하는 일이고 신문에 날 일도 아닌데 취재를 극구 사양하던 조 씨는 자신이 한때 잘못된 삶을 살아 자신의 이야기가 지역사회를 밝게 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한때 젊었을 때 나쁜짓 많이 했습니다. 반건달 생활을 했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랬나 할 정도로 다 부질 없더라구요"
그의 이같은 깨달음은 실천에 옮겨졌다.
한때 잠깐의 실수로 범죄자가 된 사람들을 하나 둘 불러들여 신문배달을 시키고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독립시켜주는가 하면 신체장애 때문에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장애인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함께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 사람들이 객지사람들이어서 숙소를 별도로 마련해주고 있으며 의식주를 지국 수입에서 모두 보전해 주고 있다.
현재 조선일보와 한겨레, 매일경제, 경북매일 등 지국을 함께 묶어 운영하는 지국에 모두 8명이 일하는데 이 중 2명이 장애인이고 나머지는 새삶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인 범죄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재작년쯤 교도소에서 갓 출소한 사람을 한 사람 데려다 놨는데 며칠 일하나 싶더니 도망을 갔습니다. 지금도 연락이 안되는데 그럴땐 허무하기도 하죠"
조 씨는 그 자신도 한때 그릇되게 살아온 삶 때문에 이들 출소자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 한다고 한다.
전과자란 꼬리표(?) 때문에 사회에서 냉대받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잠시 머물면서 자립기반을 만들어 사회에 적응해 나가도록 도와주고 싶지만 며칠을 참지 못하고 뛰쳐 나갈땐 며칠간 잠도 제대로 못잔다고 한다.
"하지만 보람있는 일도 많습니다. 지금 그 친구 대구에서 결혼해서 자식낳고 잘 산다는 소식 가끔씩 듣는데 영주에 있으면서 얼마 되지는 않지만 자립기반을 만들고 기술도 배워 지금 전기 기술자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죠"
조 씨는 돈도 없고 전과자란 이유로 취직도 안되는 사람들에게는 영천, 서울 등 전국의 사고지국에 별도 지국을 내주고 있기도 하다.
3년 전부터 일간지 지국 모임인 신문협회를 만들어 전단지 삽지 수익금 중 일부는 매년 불우이웃돕기 성금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많다.
몇 해 전부터는 소백라이온스클럽과 백인회 등 지역 내 각종 사회봉사단체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기도 한 그는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역청소년들에게 바른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조언자의 역할을 맡아 보고 싶다고 한다.
"말주변이나 강연 경험은 없지만 철없을 때 그릇된 삶을 살아온 것에 대해 지역 청소년들에게 이야기하고 해주고 싶습니다. 또 청소년들이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 씨는 "사람들에게 한번 남겨진 이미지는 평생 그 사람의 이미지로 남게 된다"며 "한때 실수를 비난하기보다는 감싸주고 또 다독거려주고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준다면 청소년 범죄도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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