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LP판이 많이 팔렸죠”

오거리 주택은행 앞에 가면 음악이 있다. 그리고 서라벌 음악사가 있다. 서라벌 레코드사로 출발한 서라벌 음악사는 박인희, 양희은, 트윈폴리오(송창식, 윤현주, 김세환)의 통기타 가수들이 한참 뜰 때인 80년도 당시 현 태극당 옆에 조그맣게 자리했다.

태극당이 규모를 확장하면서 서라벌 음악사는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다.

“태극당 옆에서 2평 남짓하게 레코드사 간판을 걸고 소위 개업이라고 한 것이 80년 8월8일입니다. “박수훈(50세) 사장은 정확히 날짜를 기억하고 있었다.

박 사장이 처음 음악사 문을 열 당시 그의 나이는 그야말로 빛나는 청춘 28세 때다.

박 사장은 음악사를 하기 전 군 제대 후 사우디에서 현대건설 내선 전기 기능공으로 근무하기로 하였다고....

“사우디 열풍 중반쯤에 그곳에서 근무했지요. 하는 일이 전기 내선이라 건물 안에서 작업을 하니 덜 힘들었죠. 그런데 현장 가까이에 다란 공항이 있어서 오후 2시만 되면 대한항공이란 글씨와 태극마크가 선명한 우리나라 여객기를 보면서 향수에 젖곤 한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라며 박 사장은 감회에 젖는다.

음악사 문을 열 80년도 당시와 지금의 가장 큰 변화를 묻자 “물론 가게도 확장되었고 위치도 옮겼지만 그때는 테이프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판매가 중단된 LP판이 많이 나갔죠. 지금은 CD와 테이프가 비슷하게 나갑니다.”

박수훈 사장은 태극당 옆에서 음악사를 할 때 지금의 부인 정옥희씨(문인협회 회원)와 만나서 결혼했다고 한다.

“당시 그 사람이 영주 로타리에서 근무했어요. 단골 고객이었죠. 저는 팝송과 대중가요를 좋아했는데 그 사람은 샹송과, 칸쏘네, 클래식을 좋아했어요. 만나면 주로 음악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언제부터를 연애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군요.” 하며 쑥스러운 듯 웃어 보인다.

어린 나이(5살 때)에 어머니를 여의고 남매들이 형수 품에서 사촌들과 함께 자랐다는 박 사장은 지금도 농사를 짓고 계시는 어머니 같은 형수가 늘 고맙단다.

현재 서라벌 음악사에서는 원가 판매를 하고 있다. 오랫동안 서라벌 음악사를 사랑해준 시민을 위한 보답이란다. 음악사만 20년 이상 경영해온 박수훈 사장에게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도움을 준 분이 있다. “지금 태극당 사장님의 부친(고인)이십니다. 제가 처음 음악사를 시작하면서 어려울 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박 사장에게는 두 딸이 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큰딸과 고3 수험생인 둘째 딸이다. 그는 본인이 원한다면 두 딸 중 한 명에게 음악사를 물려주고 싶다고...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