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커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해보리라 꿈궜죠”
큰형님 중고 만도린 사준 것이 계기돼 음악활동 시작-.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필자는 예술인이나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이 퉁퉁하게 살이 쪘다면 의심부터 하고 만다.
시인 맞어? 예술가 맞어?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면박을 줘도 할 수 없다. 다행히(?) 전규일씨(45세) 그는 자그마한 키에 마른 체형의 소유자다. 그는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음악가다. “큰형님께 초등학교 5학년 때 중고 만도린과 교본을 선물 받았어요. 그것이 여태껏 음악을 하게 된 최초의 동기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그의 큰형님은 만도린을 사준 지 1년 만에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를 모두 뗀 그에게서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현재 제약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작은형님과 의논하여 바이올린과 기타를 그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영주에는 음악학원이 없었어요. 음악 교습은 동네(상망동)에서 멀리 떨어진 시내 만화가게에서나 볼 수 있는 T.V 음악 프로와 전파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다였어요. T.V에서 오케스트라 연주장면을 보면서 나도 커서 저런 멋있는 옷(연미복)을 입고 오케스트라 지휘를 해보리라 꿈꿨죠.”

그는 오는 5월 16일 영주시민회관에서 그의 오랜 꿈을 풀어놓는다. 작고 마른 그의 체형에 딱 맞는 연미복이 아니라 친구가 하는 예식장의 예복을 줄여서 입고 무대에 오를 예정이지만 그는 마냥 행복해 한다. 

1982년 영주에서는 처음으로 제법 규모가 있는 음악회가 열렸다. 현재 그가 운영하고 있는 모차르트 음악학원이 주최하고 KBS 방송공사 후원으로 독립 기념관 건립 모금 음악회가 그것이다.

“얼마를 모금하여 기탁했는지 정확한 액수는 기억이 안 나지만 당시로는 꽤 거금이였어요. 그 당시 영주예식장(현재 성누가 병원 앞)에서 음악회를 열었는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시민들이 많이 왔어요.”
그는 1993년 우리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음악인들을 모아 음악동우회를 결성하고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다.

“94년도 일거예요. 제32회 경상북도 도민체전 전야제 음악회를 영주 음악동우회에서 주관했어요. 시민회관에서 성악가 엄정행 교수도 초청했는데 아마 그 이후부터 소위 유명 성악가들의 영주 나들이가 잦아졌지요.”
그는 1997년 대부분 제자로 멤버가 구성된 영주 여성실내 합주단을 창단,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영주여성 실내합주단은 여성단체 협의회에서 하는 무료합동결혼식에서 연주를 하는 등 좋은 일에도 앞장을 선다.

전규일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영주 음악인 1세대로써 그동안 영주 음악계를 이끌어 온 한 사람으로서 어쩌면 모험일 수도 있는 이번 영주소백팝스 오케스트라 창단 및 연주회가 성공적이길 음악을 좋아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빌어본다.
안경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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