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단체·인물
“진정한 한국인이 세계인이죠”[이은화의 내 고향 영주] 진기훈 외교통상부 대북정책협력과장
  • 이은화 기자
  • 승인 2008.09.08 13:35
  • 호수 201
  • 댓글 0
“부모님을 모시고 농사를 짓던 기억이 뚜렷합니다. 풍기 땅은 땅의 힘이 좋아 뭐든 잘 자라는 곳이어서 농사를 지어 수확할 때 보람이 있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바람도 엄청 세고요”

풍기출신인 외교통상부 진기훈 대북정책협력과장(46)의 고향 영주에 대한 기억이다. 진 과장은 풍기에서 태어나 풍기북부초교와 풍기중(29회)를 나온 출향인이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25회에 합격한 뒤 영국과 피지 그리고 대만에서 외교관을 거쳐 현재 외교통상부 대북정책협력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북핵 검증으로 기(氣)싸움을 하고 있는 요즘 진 과장은 “미국이 북한과 끝까지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금강산 피격 문제에 대해 북한이 설득력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변 핵 시설을 복구하겠다는 북한의 주장은 협상 카드로 해석된다”고 말한 뒤 “북한은 이미 테러지원국 해제에 맞춰 각 시나리오를 준비해왔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검증 따로 신고 따로인 미국의 시각과 북한은 큰 차이가 있으며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진 과장은 또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문제와 별개라며 계속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고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과 국군포로 문제 등에 대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리고 한국은 북한 문제로 인해 거대한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선진국으로 가는데 한반도 통일은 반드시 필요한 선결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대북관은 외교관으로서의 오랜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외교관의 직업을 갖게 된 것에 대해 “어릴적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 멋있게 보였고 세계 무대로 나가 국가 위상을 빛내는 그런 꿈을 펼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첫 외교관으로 발령받은 영국에서 생활할 때 지하철 표를 랜덤으로 검사하고 평소 시민 자율에 맡기는 성숙한 영국 행정 의식에 매우 놀랐고 그것이 바로 선진국이고 한국도 그렇게 갈 것이라 확신했었다는 진 과장은 “피지 영사관 시절 마샬제도를 포함해 투발로 키리바시 등은 약소국가이지만 국가 이익을 대변할 경우에 대비해 평소 피지 고위 관계자들을 열심히 만났고 그들이 국제사회서 한국을 지원해 줄 때 땀 흘린 댓가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식량을 싣고 흥남 부두를 들어갈 때 외교관의 역할이 무엇인가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외교관생활의 보람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현재 일본이 독도 침탈 야욕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동북아시대위원회에서 근무할 때 독도 문제를 건의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독도에 대해 미리 경종을 울렸을 때 외교관으로써 매우 보람 있었다”고 회상했다.

진 과장은 직업상 늘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는 외교관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책이었다고 했다.

그는 “대학시절 신림동에 있는 ‘독락당’이란 독서실에서 읽은 책으로 지금 버티고 있다”며 “당시 읽었던 엄청난 책 속에서 논리적 사고와 살아있는 교훈을 얻게 됐고 국제적 감각과 뛰어난 어학실력 그리고 균형있는 사고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외국 생활을 하면서도 장래희망이 외교관이란 자신의 딸에게 강조한 교육은 바로 ‘먼저 한국사람이 되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진정한 한국인이 세계인이라는 것을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사회에 불고 있는 영어조기교육 열풍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영주여고 출신 10년 후배인 박선영씨와 외교부에 함께 일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외교부 안에서 서너명이 향우회 모임을 갖고 있을 정도로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모친이 아직까지 풍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자주 고향에 들리고 있으며 도청이전이나 혁신도시 등 고향의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꼼꼼히 챙겨 보고 있다고 했다.

외교관을 꿈꾸는 고향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진과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인간 국보 양주동 박사(1903년~1977년)를 존경합니다. 시인이자 국문학자이면서 영문학자 그리고 역사와 문학 등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양 박사는 제 인생의 본보기였습니다. 후배들이 양 박사님의 ‘무불통지’(無不通知: 무슨 일이든 환히 통해 모르는 게 없음) 교훈을 본 받아 영주를, 나아가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인재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주요 약력>
풍기북부초등학교
풍기중 (29회)
안동고 (31회)
서울대외교학과
외무고시 25회 합격 (1992년)
영국,대만,피지 대사관 (98년~2002년)
동북아시대위원회 (2005년)
외교통상부 홍보관 (2007년)
외교통상부 대북정책협력과장 (2008년)

[알림]이번 호부터 ‘내고향 영주’ 코너를 신설합니다.
☞고향사람을 찾습니다. 타향살이하면서 고향을 잊지 않고 사시는 분들, 영주 출신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시는 분들, 친구도 좋고, 선후배도 좋습니다. 꼭 영주에서 태어나지 않아도 좋습니다. 영주와 연을 맺고 그 추억을 아련하게 간직한 분이라면 족합니다. 이 지면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내고향 영주’에 소개하고픈 사람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011-341-6791 <이은화 서울취재팀장>

이은화 기자  gnb8969s@hanmail.net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은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뉴스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