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농협- 풍기농협, 주유소 매입 놓고 “갈등”

경제사업 구역이 서로 다른 영주농협(조합장 배석태)과 풍기농협(조합장 구필회)이 주유소 매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영주농협은 지난 6월 중앙고속도로 봉현 소재 풍기IC 입구 주유소 부지 600여평(부지 내 건물 70여평 포함)을 매입, 주유소와 농특산물 판매장을 운영키로 하고 대의원 총회를 열어 승인을 받는 등 매입 절차를 밟고 있다. 총 20여억원에 가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매입이 완료되면 리모델링을 통해 사과 등 지역 농특산물도 함께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풍기읍 전역과 순흥면 전역, 풍기IC가 소재한 봉현면 전역을 사업구역으로 하고 있는 풍기농협이 영주농협의 이같은 계획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풍기농협 측은 이미 자체적으로 농기계 수리점과 대형마트, 농약창고는 물론 주유소가 딸린 본소까지 옮긴다는 계획으로 풍기읍 동부리에 2천500여평의 부지를 계약한 상태인데 영주농협이 IC 입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것은 사업구역 침해라는 것.

이에 따라 영주농협이 지난달 27일 양 농협 간 ‘연합 사업’을 제안하는 등 풍기농협 측의 반발을 무마하고 나섰지만 갈등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심지어 풍기농협 측은 지난 3일 대의원총회를 열어 임원들이 1차적으로 영주농협과 순리적으로 타협을 하고 결렬될 경우 대의원들과 함께 실력저지에 나선다는 결의를 다진 것으로 알려져 양측이 충돌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농협조합법은 제14조에 지역농협의 구역은 행정구역 또는 경제권 등을 고려해 정관으로 정하고 같은 구역 안에서는 2개 이상의 지역농협을 설립할 수 없도록 규정해 지역 농협의 구역을 보호하고 있으며 농협 내부 규정에도 타 구역에서 사업을 할 경우 해당조합과 협의를 마친 뒤 농협중앙회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다.

풍기농협 관계자는 “영주농협이 교통량의 차이는 있지만 경제사업 구역인 장수 나들목을 두고 굳이 풍기 나들목을 고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농협 영주시지부의 중재를 통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도 영주농협이 이를 무시하고 대의원총회를 여는 등의 매입절차를 밟고 있는 행보는 거대농협의 횡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주농협 배석태 조합장은 “교통량이 상당히 많은 풍기 IC 앞 주유소 부지는 우리지역으로 봐서 사업성이 매우 높은 요지”라며 “외지인이 주유소를 매입하는 것보다 지역농협이 매입하는 것이 지역으로 봐서도 이익이고 직판장을 운영하면 IC 주변의 불법 사과 노점상도 자연스럽게 정리돼 지역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매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배 조합장은 또, “풍기농협 측에 연합사업을 정식으로 요청했고 구두로 지분만 갖고 운영권까지 넘겨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반대하고 있어 계속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역농협의 지도와 감독을 맡고 있는 농협 영주시지부의 한 관계자는 “영주농협이 나름대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주유소 매입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칙적으로는 풍기농협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양 조합이 원만하게 합의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끝까지 반대하면 사업이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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