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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서각의 프리즘[158] 한글의 고마움권서각(시인·문학박사)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19.11.04 17:20
  • 호수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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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릿고개를 넘기고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은 어느 통치자의 공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여기는 것은 독재정권의 선전 선동이 그렇게 여기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 여긴다. 독재로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허구다. 우리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우리민족의 타고난 성실성과 높은 지적 자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이 쇠하면서 열강들이 침략할 때 우리 선각자들은 교육을 통해서 국력을 키우는 데 역점을 두었다. 도산과 백범이 그러했으며 우리고장에도 순흥의 흥주학교, 무섬의 아도서숙이 세워졌다.

독립 운동가들은 서양의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고을마다 학교를 세우고 후세 교육에 힘을 쏟았다. 선각자들과 독립투사들이 세운 학교는 한문을 강하는 서당이 아니라 국어로 서양의 문물을 배우는 근대식 학교였다. 근대식 학교의 지식 습득의 도구는 한글이라는 문자체계였다. 문자로서의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의 언어학자들로부터 공인된 바 있다. 한글은 표기와 의미가 유기적인 결합을 이룬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가장 과학적인 문자요 창조문자다.

굳이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는 문자가 한글이다. 일본의 문자인 히라가나로 표기할 수 있는 소리가 400개 정도, 한자가 표기할 수 있는 소리가 500개인데 비해 한글이 적을 수 있는 소리는 1만 2천 개라고 한다. 그런 우수성 때문에 훈민정음은 1997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문이 우리의 주된 글이었던 시절에 한글은 그저 소리를 표기하는 부녀자의 글로 인식되었지만 이제 한글은 한문 없이도 어려운 개념을 온전히 표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다른 나라 학생들이 문자를 배우는데 몇 년의 세월을 허비하는 동안 우리는 짧은 시간에 한글을 익히고 그 다음부터는 바로 지식의 축적을 이룰 수 있었다. 우리 학생들이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학력 수준이 높은 것은 한글의 우수성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개화기 이후 한글은 급속히 발전하여 아무리 복잡한 개념이라도 한글만으로 온전히 논문을 쓸 수 있게 되었다. 한글의 성장과 함께 우리의 지식수준도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오늘날 우리가 잘 사는 나라의 반열에 오른 것은 우리민족의 타고난 성실성과 한글에 힘입은 바 크다.

한문을 중심 문자로 하고 한글을 보조수단 쯤으로 여기던 시대를 지나 이제 한문은 라틴어와 같이 박제된 문자로 남고 한글이 우리글의 중심으로 우뚝 선 시대가 되었다. 일본이 아직도 의미 부분은 한자를 쓰고 그들의 히라가나는 문법적 기능만 담당하는 문자체계를 가진 것에 비하면 한글의 우수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국어라는 언어와 한글이라는 문자체계를 가진 우리민족은 축복받은 민족임에 틀림없다. 세종임금께 감사를 드릴 수밖에 없다.

문학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표현 도구는 모국어이다. 사람은 능력에 따라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지만 가장 효율적인 언어는 모국어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의 모국어인 국어와 한글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과 이해가 필요하다. K-팝의 열풍으로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글을 배우려 하고 있다. 우리의 언어를 세계적 언어로 성장시킬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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