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선(소설가·본지논설위원)

2010년 1월, 인근 안동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였다. 구제역은 소나 돼지의 발굽이나 입에 물집이 생기는 가축 전염병으로 당시에 구제역 바이러스는 발병지역을 방문한 축산 농가가 감염 원인으로 밝혀졌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하여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345만 마리의 소와 돼지가 살처분 되었다. 전국에서 살처분 된 소와 돼지가 땅에 매립되어 국토는 거대한 가축의 무덤이 되었다. 살처분 과정에 2차적인 지하수 오염과 토양 오염을 일으켰다. 그래서 2차적인 피해까지 발생하였다. 그때 구제역 피해액이 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당시에 인접지역인 안동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우리지역도 구제역에 신속히 대응하여 타 자치단체에 비해서 피해가 적었다. 당시의 구제역 악몽은 지금도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4개월 전, 집에서 보는 유선 방송 화면에서 자막으로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관해 문자가 뜨는 것을 보았다. 베트남과 중국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되고 있다는 자막을 보면서 아직은 한국은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다. 

일주일 전에 TV 화면에서 중국사람들이 마트에서 돼지고기를 사기위해 문을 열자 뛰어가서 사재기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는 소고기를 좋아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좋아한다. 그런데도 순환기 계통의 질병이 적어 원인을 분석 했더니 양파를 많이 먹는다고 한다. 중국 사람들의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또 중국과 인접한 북한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하여 당국이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런데 그저께 방송을 보던 중 TV 화면에 붉은색 자막으로 파주에서 돼지사육 농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했다. 그리고 농수산부장관이 직접 발표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파주와 100km 떨어진 경기도 연천에서 돼지열병이 또 발생했다고 한다. 이미 파주 연천지역에 돼지 5만두가 살처분 되었다고 한다. 정부는 파주와 연천에서 발생한 돼지열병의 원인 조사를 하고 있다. 이젠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뉴스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돼지열병(ASF)은 1910년경 아프리카 케냐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으로 치사율 100%의 무서운 전염병이다. 현재는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다고 한다. 돼지의 분비물로 감염되기 때문에 양돈 농가를 방문하거나 감염지역를 방문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감염지역의 고기도 반입을 하면 안 된다. 

추석 연휴 기간 중에 국민의 절반이 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 파주나 연천에서 우리지역까지 차량으로 오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4시간이면 온다. 산술적 계산으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우리지역에도 감염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아침 보도에는 파주지역의 사료 공급 차량이 상주시와 우리지역에도 다녀갔다고 한다. 

그래서 정부에서 우리지역에 아프리카 돼지열병 역학 조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더구나 백두대간의 산악 지역인 우리지역은 멧돼지의 감염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돼지 열병 바이러스 잠복 기간이 5일간이라고 한다. 다음 주에는 전국 어디서나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바이러스에 감염 된 돼지가 나올 수가 있다. 

우리 지역에도 추석 연휴 동안 사료 차량이나 이동 차량으로 돼지 열병이 발생 할 수가 있다. 돼지고기는 우리가 좋아하는 식용식품이다. 금년 여름 많은 분들이 돼지고기 삼겹살로 보양식을 했을 것이다. 우리지역은 양돈농가가 많이 있다. 인접지역 안동시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우리시민들은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아주 비싼 소를 살처분 하고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웠다. 

당시 우리지역은 소를 보호하기 위해 관과 민이 합심하여 구제역에 대처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이제 우리지역의 시민들과 관이 합심하여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를 함께 대처 할 필요가 있다. 금년 추석에 수많은 인구의 이동으로 이미 돼지 졀병 바이러스는 전국에 확산 되었다고 생각한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지역의 양돈농가와 돼지를 보호하자.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바이러스는 축제의 계절 가을철에 한 지역의 자치단체 행정력과 역량을 시험할 것 같다. 우리지역에 돼지열병이 발생한다면 누가 축제에 오겠는가?

돼지는 인간과 아주 가까운 동물이다. 그래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고 ‘개돼지 같은 놈’ 이란 욕을 한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돼지 한, 두 마리씩 모두 키웠다. 돼지는 IQ가 60정도로 반려 동물로 키우는 사람도 있다. 돼지는 인간과 밀접한 생명이 있는 동물이다. 생명의 사전적인 의미는 ‘목숨이 있는 것’ 이라고 정의 한다. 

목숨은 ‘살아서 숨을 쉬는 힘, 이라고 한다. 살아서 숨을 쉬는 힘이 있는 돼지 5만두를 사람이 땅에 묻어 생명을 빼앗았다. 선비의 고장 우리지역에서는 그런 잔인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구제역에서 우리지역은 값이 아주 비싼 소를 땅에 묻고 큰 교훈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 시민 모두가 합심하여 우리지역에서는 돼지열병으로 양돈농가에서 살처분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