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으로 웃음 짓는 삶[5] 일하며 다양한 여가 즐기는 김화수 씨

201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전체 82.4년을 산다. 남자는 79.0년, 여자 85.5년이다. 1970년부터 매년 평균수명은 5.5개월씩 늘어나고 있다. 시대는 변화되고 점점 노년의 삶이 늘어나면서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역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다양한 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건강유지하며 일자리로 자존감 높여
다양한 여가생활로 삶의 활력 찾아가


들판에서 부는 청량감을 느끼며 길 위를 달린다. 출발과 함께 뜀박질이 시작되고 어느 지점부터는 굵은 땀방울과 거친 숨소리가 이동하는 거리마다 들린다. 그러나 목적지에 다다르고 메달이 목에 걸리면 또 하나를 이뤘다는 성취감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의 미소가 번진다.

평생을 열심히 일하고 여가로 즐기며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건강한 노년의 김화수(76) 씨를 적서동에 위치한 소백산한우 도축장 접수실에서 만났다. 아직도 건재한 마라토너이자 숲해설가로도 활동해 왔다던 그의 삶은 어떠할까.

 

▲튼튼 체력 키우기
강원도 삼척이 고향인 그는 1967년 용산에 있던 철도학교(현재는 한국교통대학으로 개편)를 졸업하고 기관사로 근무를 시작했다. 2000년 12월 퇴임 전과 후에도 그는 철도관련 분야에서 일했다. 영주지방사무소에서, 철도안전업무를 맡는 안전관실에서, 기관차승무사무소 선입지도관 등등. 퇴직 후 쉬면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그는 일하는 것이 좋았다. 자신이 필요한 곳이 있다는 것에 자존감은 높아지고 삶의 활력도 생기기 때문이다.

“쉬는 것보다 일을 하면서 여가도 즐길 수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았어요. 가만히 있으면 누가 알아서 주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퇴직 전까지 현직에 있을 때에도 체력관리와 여가생활은 꾸준히 했었죠”

젊은 시절부터 생활체육으로 탁구, 등산, 테니스를 해왔던 그는 단체회장도 역임할 만큼 오랜 시간 운동을 해왔다.

“사람들과 만나서 운동하고 즐기고 땀을 흘리는 것이 좋아요. 건강도 좋아지고 활력도 생기잖아요. 지금도 운동은 계속 해요. 오랜 습관이 금방 없어지지는 않으니까요”

▲일하는 마라토너
다양한 운동을 하던 그가 20년 이상 해온 것이 마라톤이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것은 50대에 접어들었을 무렵이다. 날씨에 상관없이 마산, 춘천, 서울 등 전국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출전했다. 겨울철 상반신을 벗고 뛰는 마라톤에도 참가했었다. 오는 6월 17일에는 안동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달리면 복잡한 일에 대한 것도 잊어버리고 일상에 쌓인 스트레스도 날려버려요. 자연과 함께 하니 좋고 운동으로 공감대도 형성하면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니 심심할 수가 없죠”

들과 산을 좋아하던 그는 2003년과 2004년 2년간 숲 해설가로 위촉받았다. 퇴직 이후 1년 동안은 토, 일요일마다 영양군에 있는 금마산 자연휴양림에 가서 숲 해설을 했다.

마라토너로 달리고 등산이나 숲 해설가로 산을 누비면서도 그는 일을 계속 찾았다. 지금 하고 있는 도축장 접수실 근무도 그의 나이 70세에 시작한 것이다.

그가 지금까지 살면서 특별한 순간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마다 임명장을 받는 순간이다. 그는 임명장을 받을 때마다 “내가 일을 다시 하는 구나”라는 마음에 가슴도 벅차고 뿌듯하단다.

쉼 없이 일을 하면서도 다양한 여가생활을 만끽하는 그는 일이나 취미나 중독이 되어야 하고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남이 나를 오라고는 하지 않기 때문에 공을 바라지 말고 스스로 찾아 나서고 열심히 찾다보면 되는 것이라면서.

“새벽에 일어나 텃밭도 가꿔요. 식물 자라는 것도 보면 눈으로 볼 수 있음에 감사하죠. 그리고 산에 갈 때면 ‘내가 아직 산에 오르는 구나’하는 생각도 들어 좋고요”

그는 가끔씩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지금 건강하게 지내는 것에 감사하고 아직도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또 감사함을 느낀단다.

 

▲여가로 즐기는 삶
이런 건강한 생활덕분인 것 같다는 그는 담배도 전혀 하지 않고 술은 과음보다는 조금씩 즐기는 편으로 아직까지 시력이 1.0으로 돋보기 없이 생활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내가 건강관리로 두부, 콩, 계란, 해조류 등을 주로 챙겨준다.

그가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은 근육운동으로 헬스장에서 1시간, 줌바댄스 1시간, 목욕 1시간을 한다. 교대근무로 일주일에 3~4일 근무하기 때문에 여가시간도 틈틈이 활용한다.

출근을 하지 않는 평일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난 후 물 한잔을 마시고 사탕을 입에 물고 나간다. 그리고 5시 40분쯤 강변아파트 앞 서천둔치에서 에어로빅을 한다. 그리고 서천둔치일대를 넓게 한 바퀴 뛴다. 오전 9시 동진스포츠센터에 가서 근육운동을 시작한다. 출근하는 날에는 다른 일정은 생략하고 오전 5시 40분 동진스포츠센터로 향한다.

쉬는 날인 화, 금요일에는 에어로빅을 20년 째 하고 있다. 80명 중 남자회원은 혼자뿐이다. 매주 목요일 저녁 6시 40분은 영주마라톤협회 회원들과 조깅을 한다. 조깅을 마치고 맥주 한 캔을 마시면 세상어느 것도 부럽지 않다.

이렇듯 그의 일주일은 바쁘다. 건강하게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하면 이상 무(無)다. 그런 그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단다. 바로 자유로운 여행이다.

“건강관리를 잘 해서 일을 좀 더 한 후에는 멋있게 여행을 하고 싶어요. 원래가 부지런한 성격이긴 하지만 나름의 규칙이 있죠. 꼭 새벽에 일어나고 일찍 취침하는 것이지요. 식사도 소식을 하고요.”

부지런하게 현재를 살아가는 그의 철칙은 일도, 운동도 즐겁게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김화수 씨의 평범하지만은 않은 노년의 활동이 눈에 띄었는지 최근 대구MBC에서는 100세 인생을 주제로 한 다큐프로그램에 김화수 씨를 주인공으로 그의 일상을 촬영하고 있다. 12월 중 방송예정이란다.

김은아/윤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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