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재주 많고 꿈 많은 다섯 청소년의 노래이야기

자작곡 ‘발칙한 미자씨’는 시작일뿐

“사람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연주를 하고싶어요”
항상 듣던 말인데 대학가면 살 빠진다는 그 말 정말/내 주변에 멋있는 형아들 너무 많아/혼자 살고 싶은데 잔소리 그만 듣고 싶어요 엄마/잘 할 수 있어요 믿어줘요

우리고장 청소년들로 구성된 어쿠스틱 밴드 ‘여우별도둑’의 자작곡 ‘발칙한 미자씨’가사의 한부분이다. ‘미자’는 미성년자의 줄임말로 “학생 시절에 학생다운 노래, 우리들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만들어보자”는 팀원들의 뜻이 맞아 만들게 된 곡이라고 했다.

지난해 여름 발칙한 미자씨는 그렇게 탄생했다. 교복을 벗고 연애도 해보고 여행도 다니고 불타는 금요일 이슬도 마셔보고 싶단다. 하지만 내일이 시험이라 공부해야 한다는 가사로 끝을 맺는다. 완성된 3개의 곡 가운데 두 개는 마음에 든다며 곧 또 다른 노래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014년 이현아, 이수민, 박병욱 세명이 ‘여우별 도둑’을 탄생시켰다. ‘여우별’은 ‘궂은 날 구름 사이로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별’을 의미한다. 그런 별을 훔쳐 최고의 기회를 잡겠다는 의미를 담아 밴드 이름을 지었단다.

소리공간실용음악학원(원장 박형국)에서 연습 중인 여우별 도둑을 만났다. 맴버는 보컬 황승대(동산고,3), 기타 이수민(영주여고,3), 피아노 손혜민(영주여고,3), 베이스기타 이현아, 퍼쿠션 박병욱 이렇게 다섯명이다. 병욱씨는 현재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 네 명의 맴버들과 노래 이야기를 했다.

현아씨(20)는 중학교 2학년때부터 베이스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천재 베이시스트 탈위켄필드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는 현아씨는 “부모님들이 믿어주고 계셔서 올해는 대학 진학을 해 좀 더 깊이 있는 연주자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밴드부에서 공연을 나갔다가 박 원장의 눈에 띄어 캐스팅 됐다는 수민학생(19)은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서 학원에서 부모님 손에 끌려 나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내켜하진 않으시지만 예전만큼 심하게 반대하지 않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실력 있는 연주자가 돼서 부모님께서 자랑스러워 하는 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호주출신 기타리스트 오리안시같은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하다가 장르를 바꿔보자는 엄마의 제안으로 째즈 피아노를 배우게 된 혜민 학생(19)은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혜민 양은 “연습시간이 실력이 되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며 “학교 수업을 마치고 와서 연습을 하다보니 늦게까지 해도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수민학생과는 둘도 없는 친구라며 자작곡을 만들 때도 둘이 함께 코드를 썼다고 한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보컬을 맡고 있는 승대 군(19)은 동산고에서 피부미용과를 다니고 있다. 승대 군은 “학교 수업과 실습을 마치면 밤 9시가 된다”며 “학원에 와서 연습을 하면 늘 늦은 시간이 되지만 노래를 하는 시간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 이들은 5월에 있을 영주시청소년 Rock&Dance 페스티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2월에 서울 홍대 앞에서 버스킹도 하고 3일에는 안동에서 열린 청소년 Rock&Dance 페스티벌에 참여했고 8일 영주아트스퀘어 무대에도 섰다.

크고 작은 무대가 이들의 노래와 연주를 원하고 있어 수험생인 이들에게 올해는 정신없이 바쁠 것 같은 한 해가 되고 있다. 성별도 학교도 나이도 다르지만 마음이 잘 맞고 서로 힘이 되는 여우별 도둑이라고 자랑했다.

나름대로 어려움들을 품고 있지만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이들은 “노래로서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그런 연주를 하고 싶다”며 “삶의 비타민같은 존재가 되는 여우별 도둑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