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중의 생각의 창문

어부가 그물을 던지거나 낚시를 할 때는 반드시 깊은 곳에다가 던져야 한다. 얕은 곳에 던지게 되면 그물이나 낚시 바늘이 오물에 걸리기 쉽상이다. 깊은 곳에 던지면 고기도 많을 뿐더러 바늘이 걸릴 염려도 없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얕은 잔꾀보다는 그윽하면서도 변함없는 마음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 더욱 믿음직스럽다. 아무래도 마음이 얕은 사람은 믿기가 어려울 뿐더러 사람들에게 늘 손해를 끼친다.

연암 박지원이 지은 소설 중에 '허생전'이 있다. 주인공 허생은 작은 실험을 위해서 변씨에게 돈을 빌리러 간다. 코를 질질 흘리면서 쥐뿔도 없는 허생이 보증도 없이 돈을 빌리러 갔을 때 변씨는 허생이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어서 돈 일만냥을 무조건 빌려준다.

이런 변씨의 행동에는 교언영색(巧言令色)을 싫어하고 안분지족(安分知足)을 좋아한 공자의 사상이 깔려 있다.

공자는 가장 싫어하는 인간형으로 교언영색을 들면서 아첨과 아부와 잔꾀를 멀리 하라고 하였다. 반대로 단명한 안회가 공자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안분지족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안회는 환경이나 처지에 휩쓸리지 않고 청빈하면서도 소박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마음이 깊은 사람은 향기롭다. 그 향기 또한 화장품처럼 독하지 않으면서 들꽃처럼 그윽하다. 금방이라도 드러날 거짓말이나 약은 꾀로 남을 현혹하는 사람을 보면 악취가 난다.

금방은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그의 악취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등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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