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강서당
주련

김동진 선생 선비정신 이어받고 도강서당 가치 재조명
주련에 담긴 정산 선생의 소나무 예찬 시 읊어 보기도

‘우리의 귀중한 문화재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자’는 뜻에서 문화재 발굴과 보존에 앞장서고 있는 영주문화유산보존회(회장 김치묵)는 지난 15일 부석면 상석리 도탄마을 소재 도강서당에서 12월 정례활동을 진행했다.

정산 김동진 선생의 선비정신을 이어받고 도강서당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이날 계회(契會)는 정산묘소 참배, 쇄소(灑掃,물뿌리고 청소하고), 정산의 생애 탐구, 도강서당 주련 해설 순으로 진행됐다.

김치묵 회장은 “정산(貞山) 김동진(金東鎭,1866-1952,宣城) 선생은 구한말 영남의 대표적인 유학자이시며, 소수서원 원장을 3번이나 역임하셨다”며 “일제강점기 때는 독립의군부(獨立義軍府) 설립과 파리장서사건에 가담한 독립운동가로 1993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고 설명했다.

고현진 사무국장은 “경북도 기념물 제131호인 도강서당은 김동진 선생이 후진을 양성하기 위해 건립한 서당”이라며 “선생은 해방 후에도 지역 유림의 지도자로 활약하면서 인재양성에 노력하여 평소 80여 명의 학생이 배움을 청해들었다. 선생 사후에도 자제들이 서당을 계속 운영하여 1960년대까지 서당으로서의 기능이 유지됐다”고 했다.

도강서당에는 전면 네 기둥에 ‘학(學)’, ‘구(求)’, ‘성(聖)’, ‘현(賢)’, 4글자가 각각 걸려 있고, 그 아래 주련(柱聯)이 4개 걸려 있다. 주련이란 ‘좋은 글귀나 자랑할 내용을 붓글씨로 써서 붙이거나 그 내용을 판자에 새겨 걸어 둔 것’이다.

김제호(한학자) 회원이 한시를 읽고, 원종석(한문전공) 회원이 해석한 소나무 예찬 시 내용은 다음과 같다.

「松裏安亭松作門(송리안정송작문) 소나무 속 편안한 정자 소나무가 문이되고, 看書松下坐松根(간서송하좌송근) 소나무 아래 소나무 뿌리에 앉아 책을 보네. 閒來又倚松陰睡(한래우의송음수) 한가할 때 오고 또 송음에 기대 졸기도 하고, 浙瀝松聲繞夢魂(절력송성요몽혼) 우수수 소나무 소리 꿈속에 들리네.」

회원들은 둘러가며 시를 읊으면서 “선생께서 소나무 숲과 그 속의 풍광 그리고 소나무와 친하게 지낸 일들을 시로 잘 나타내신 것 같다”며 “소나무를 사랑하다 소나무 속에 잠드신 선생께서는 늘 편안하실 것 같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정산 선생의 증손인 김수항 주손은 “제 어릴 적부터 서당에 걸려 있는 주련을 보고 자랐다”며 “아마도 증조할아버지께서 살아계실 때부터 걸려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이원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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