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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대장간서 만든 ‘made in 영주호미’, ‘아마존’서 불티나네
  • 양성철 기자
  • 승인 2019.02.27 14:30
  • 호수 704
  • 댓글 0

전국 유명세 넘어 세계시장서도 유통
제품 다양화 통해 판매 극대화 나서

미국 온라인 쇼핑 사이트 ‘아마존’에서 한국산 농기구 ‘영주대장간 호미(YongjuDaejanggan ho-mi)’가 ‘대박’ 행진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있다. 영주대장간은 석노기 대표(66)가 4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경북도가 지정하는 ‘향토뿌리기업’과 ‘산업유산’에 동시 지정된 곳이다.

▲ 대장간을 찾았더니
지난 18일 휴천동에 위치한 영주대장간을 찾았을 때 ‘경상북도 산업유산’, ‘향토 뿌리기업’, ‘경상북도 최고 장인’이라는 간판을 뒤로하고 대장간 안에는 쇠를 공이질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가득 찼다. 수작업을 하는 풀무질 도구와 설비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대장간 풍경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바깥 날씨는 영하였지만, 장인은 벌겋게 달궈진 가마 앞에서 호미를 만들고 있었다. 1973년, 공주의 대장간에서 3년 간 호미를 만드는 기술을 배운 석 대표는 우리고장 영주로 내려와 지금 자리에 ‘영주대장간’을 열었다. 석 대표는 호미를 만들 때도 도라지 캐는 호미, 밭 매는 호미, 안동에서 쓰는 호미 등 용도별, 지역별로 호미의 종류를 다양화했다. 지금도 영주대장간에서는 5가지의 호미를 생산한다.

호미제작과정은 먼저 쇠를 소, 중, 대로 제단하고 호미자루를 만들고 호미의 날을 세워 구부려 휘는 각도를 조절해서 망치질을 하고 나무 손잡이 자루를 끼운다. 이때 호미의 쇠를 불에 6-7번 정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해 망치질을 해야 한다. 또한 불을 다루는 것도 초보자가 하든 기술자가 하든 식는 시간은 같기에 불이 식기 전에 철을 다뤄야 좋은 제품이 나온다고 한다. 그는 강원도에 납품하러가는 길에 농부 한 명을 만났는데 강원도 사람들도 ‘영주호미’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전국에 있는 철물점에서도 ‘영주호미’가 들어 왔다는 소문이 나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 와 물품이 금방 팔린다고 한다.

▲ 영주호미의 인기 비결은
영주호미가 이렇게 인기 있는 이유는 종류도 다양하고 제품이 균일하고 호미의 재료가 자동차에 사용되는 판스프링이나 강철로 제작해 다른 제품들과 겉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지만 종일 호미를 들고 일하는 농부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루 종일 일을 해도 팔이 아프지 않고 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호미가 구부러지는 각도인데 호미 자루와 호미 날이 구부러지는 일정한 각도를 오직 눈으로 봐야하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고 전국에서 이 기술을 보유한 곳은 영주대장간을 비롯해 2-3 곳에 불과하다.

이렇게 전국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영주호미의 판매량이 점점 증가할 때 쯤 중국에서 영주호미 카피본을 만들어 국내산으로 싸게 판매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힘들었지만 헬프팜 신웅철씨가 인터넷 판매를 권유해 조금씩 국내에서 판매하다가 외국에서도 개인 주문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석 대표는 “최근 모 중앙지 기자가 취재를 하면서 ‘아마존에서 영주호미가 유명하다’는 말을 했는데 처음에는 브라질 아마존 강에서 내가 만든 영주호미를 쓰나보다 했다”며 “인터넷도 잘 모르고 아마존도 뭐 하는 곳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유통판매 회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 ‘혁명적 원예용품’이라는 외국인 찬사까지
아마존에서 판매를 시작하면서 점점 주문 숫자가 늘어 지난해 부터는 영주호미가 1천개 이상 판매되고 500개 정도가 선주문이 늘 들어와 있어 미국으로 보내기가 무섭게 다 팔린다고 한다. 또한 국내에서 4천원 가량인 이 호미는 14.95~25달러(1만6천원~2만8천원)로 국내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지만, ‘가드닝(gardening·원예)’ 부문 톱10에 오르며 2천개 이상 팔렸다. 해외 수요가 폭발하는 이유는 인건비가 한국보다 비싼 서구에서 수작업이 필수적인 대장간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고 30도, 90도 등 정교하게 휜 농기구가 드물기 때문이다. ㄱ자로 꺾어진 ‘호미’는 손삽만 쓰던 외국인들에게는 ‘혁명적 원예용품’이라는 찬사까지 나오고 있다. “호미 쓰기 전에는 정원을 어찌 가꿨는지 의문”이라거나 “덤불 베는 데 최고”라는 아마존 구매평이 쏟아지는 이유다.

영주호미를 인터넷으로 판매하게 된 결정적 역할을 한 신웅철씨(헬프팜)는 “대장간을 자주 방문하다가 영주호미의 우수성을 보고 처음에는 국내에서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고 2013년부터 이베이에서 판매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호주, 독일, 영국, 미국 등 전 세계 각국에서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아마존에서 판매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영주호미를 주문하는 소비자가 외국에서 거주하는 한국 사람이 아니라 실제 외국인들이라 더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그는 “닭 뼈를 부수는 칼 같은 경우 전 세계 유명 쉐프들이 사용하는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제는 주력인 호미 외에도 제품생산의 다양화를 통해 판매를 극대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젊은이가 기술을 전수받았으면
하지만 3D업종이라 이 기술을 전수받을 젊은이가 없어 30년 동안 전수자를 찾지 못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석 대표는 “대장장이는 불만 지피고 쇠만 다듬으면 된다고 하지만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일”이라며 “젊은이들이 전국 제일의 기술을 전수받아 영주대장간만의 특화된 완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또 “40년 동안 이 자리에서 대장간을 하면서 주변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다 이해해주시고 오히려 도움과 격려를 해 주시니 늘 감사할 따름이고 영주호미는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제품에 담겨 있는 정성과 기술은 절대 흉내 내지 못한다”며 마지막 까지 영주호미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양성철 기자  haunc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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