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이 만난 고향사람(55) U&E종합건축사사무소 박삼호 대표건축사

아파트를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도시생활이라는 것이 늘 만족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법, 아파트는 생활의 편리함이 있기는 하지만 반대급부로 자연과 멀어지는 불편함이 있다.

종로구에 사무실이 있고, 이웃한 성북구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관계로 인근에 공원과 고궁, 박물관, 미술관, 대학, 병원 등이 많아 아들 연우의 교육에 도움도 되고, 학군도 좋은 편이다. 물론 나도 출퇴근이 편하다.

그러나 시골에서 자란 나는 늘 단독주택을 꿈꾸며 살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단독주택에 산다는 것은 나처럼 가난한 사람에게는 꿈도 꾸기 힘든 일이라 늘 고민이 많다. 나중에 여유가 되면 서울 근교에 나만의 작지만 아름다운 전원주택을 하나 지어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1년 전쯤 우연히 건축가 박삼호(52) 선생을 만났다. 그는 우선 말이 통하는 사람이다. 그도 아파트를 싫어해서 그런 것을 설계하는 것은 꿈도 꾸지 않는다. 주로 종교시설, 기념관, 공원, 박물관을 설계하고 짓는 일에 관심이 많다.

▲ 건축가 박삼호 선생
종교시설, 기념관, 공원, 박물관 등 공공건물을 많이 설계하는 건축가

그래서 인지 국립 5.18 민주묘지, 중산성당, 남양주 농업테마공원, 광화문 지하보도 리모델링, 용인 장애인 전문요양시설 등은 설계하여 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독립기념관 신축 설계와 감리를 맡은 적이 있고, 국립영화제작소, 윤봉길 의사 숭모회관, 국립제주박물관, 부안 종합문화회관, 일본 요코하마 여객선 터미널, 일본 동경의 월드비즈니스센터, 중국의 일송정 성역화 기념관, 분당 이매동 성당, 백남준 미술관, 고양꽃박람회, 백제 역사 민속박물관, 와우정사, 남양주 농업테마공원, 경상대 50주년 국제문화센터, 밀양산업대, 금오공대 도서관, 이집트 박물관, 국세청사 등을 설계했다.

학구파인 그는 80년대 후반, 신조건축사사무소의 일본 파견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1980-1990 POSTMODERN AGE(新建築)>이라는 책을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그의 번역서는 90년대 초반 대학건축교재로 널리 쓰이기도 했다.
 
내가 나중에 전원주택을 그에게 맡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는 그가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를 꿈꾸는 사람이며, 모든 건축물을 조각 작품을 다루듯 설계하고, 노래하는 생활건축, 춤추는 도시를 꿈꾸는 인간미 넘치는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전원주택도 주변의 자연환경과 건축주의 사람 됨됨이와 조화를 생각하고, 건축가가 생각하는 설계의 철학과 구상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보통 1-2년 정도 건축주와 만나고 실사하고 대화하면서 철학이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라는 말에 감동을 받고서부터이다.

사회참여에도 적극적인 아웃사이더 건축가

그래서 나도 전원주택을 짓게 되면 2년 정도 설계를 부탁하고, 2년 정도 집을 지어서 완공하는 것을 계획으로 잡았다. 그러면 그와 자주 만나고, 주변의 산과 강과 어울리는 자연건축 재료를 찾고, 평소 내가 생각하고 있는 집의 모습과 조경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술도 한두 잔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아직 돈이 없어서 최소 10년은 지나야 공사가 시작될 것 같다.

건축사 박삼호 선생은 지난 1956년 봉화출생으로 영주에서 중앙초등, 영주중을 졸업하고 대구로 유학을 가서 대구공고 건축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산업대 건축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외국어대학 정책과학대학원 환경정책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하여 졸업논문심사 중에 있다.

80년대 중반부터 여러 건축사 사무실에서 설계전문가로 일을 했으며, 2003년 현재의   U&E종합건축사사무소(http://www.unedesign.com)를 설립했다. 건축가 이외에도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그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살면서 지역 활동으로 남양주 왕숙천 시민연대대표, 나눔운동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민족문제연구소 경기 동부지부 지도위원, 친일파 재산 환수위원회 실행위원, 조선왕조실록 환수위원회 실행위원, 친환경조경블록을 만드는 (주)자연과 환경의 경기도 지사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건축가로의 삶과 함께 인간생활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의 사회활동, 친환경 운동을 통하여 역사와 민족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경상도 사람이면서도 광주민주화운동의 성지인 국립 5.18 민주묘지 설계에 공모하여 최우수상을 받아 묘지 건립사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종이모형을 잘 만드는 나를 보고 당시 대구상고에 다니던 형님이 ‘너는 건축을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라면서 권유한 곳이 대구공고 건축과였다. 그래서 건축을 공부한 것이 대학으로 이어졌고, 현재까지 35년간 건축 일을 하게 된 계기이다.”라며 자신의 이력을 소개했다.

그는 “건축 설계가 내 적성에 맞고, 인간을 중심에 둔 생각하는 건축을 통하여 감동을 주는 된장 냄새나는 건축인이 되고 싶다. 용인의 왕산리 산자락에서 벌레소리, 새소리, 나무소리들과 함께 하얀 밤을 지새우며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건축을 24시간 고민하면서 살고 있다.” 자신의 철학과 일상을 말했다.

건축은 예술이며 기회가 주어지면 영주학사관 무료설계를 하고파

“건축은 단순한 노가다나 막일을 하는 직업인들과는 구분이 되는 예술이다. 따라서 건축가는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모든 건축물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래서 늘 조각을 다루듯이 일을 하고 건축을 통하여 춤추는 도시를 만들고 싶으며, 노래하는 건축을 꿈꾸며 살고 있다.”라고 했다.

그래서 인지 그는 미술계의 거장 고흐를 사랑하고, APT를 싫어하며 자신만의 꿈과 건축 철학을 추구할 수 있는 공원, 교회, 박물관, 기념관 등의 설계에 온 정력을 다 바치고 있다. 또한 “나중에 기회가 주어지면 재경영주시향우회가 준비 중인 영주학사관 건립에 무료 설계자가 되어 고향에 보답하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나도 먼 훗날 집을 지을 일이 생기면 그와 함께 전국의 여러 곳을 둘러보고, 그가 설계한 집과 건축물들을 둘러보고 감상하면서 나만의 작지만 그림 같은 집을 그와 함께 설계하여 짓고 싶다.
 
U&E종합건축사사무소(http://www.unedesign.com), U&E도시환경연구소 박삼호 대표건축사 연락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왕산리 산 89번지 한국외국어대학교 창업센터 208호, 전화 031-330-4703, 016-571-1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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