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옥 어르신(소백실버대학)
내동생
- 권종옥
내 나이 열두살
두 살 동생업고 들에서 일하는 엄마에개
젖먹이러 가는데
나는 힘들어 울고
동생은 배고파 울고
울며울며 가다보니 엄마 겨태 다다란내
엄마 품에 안겨 젖 먹는 동생 보며
나는 조아 웃고 동생은 배불러 웃고
또 다시 엄마가 내 등에 동생을 업펴주면서
버들피리 불며 가라했내
동생가 집으로 오는 길
저쪽 산기슬에서 뻐국새가 울어
나도 갓치 버들피리 불며 집에와
동생하고 잠이 들었내
자고나니 해는 서산을 넘어갔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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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팔십하나, 봉화 명호가 고향이다.
안동으로 시집와 신랑이 영주로 발령받아 오십 년째 영주에 살고 있다. 종갓집 며느리로 시집을 왔는데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 없어 힘들었다. 일 도와줄 딸 많이 낳게 해달라고 물 떠놓고 빌었는데 딸을 여섯이나 낳았다.
낳다보니 너무 많아 울었는데, 울다보니 막내아들 하나 낳았다. 쫓겨날 뻔 했는데 그 아들 하나 낳아 살아난 거다.
11식구 먹여 살리느라 신랑은 바쁘게 일하러 다니고 나는 편찮으신 어르신 수발하느라 고생도 했지만 늦게는 복이 많아 애들 잘 크고 시집장가 잘 가고 잘 사니 지금은 행복하다.
시를 써보니 지나간 과거가 너무너무 스쳐지나간다. 셋째 사위가 ‘어머니, 책을 내도되겠어요’ 한다. 그 옛날 내가 배우질 못했으나 지금 이렇게 시를 쓰니 너무 좋다. 지나간 것들이 다시금 생각나고, 어린 동심으로 돌아가 기분 좋고 세상 살아가는 게 너무 행복하다.
영주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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