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선(소설가·본지논설위원)

학교 교육현장에서 교실, 교사, 학생 중에 꼭 하나가 없어도 되는 것은? 교실은 없어도 된다. 한국전쟁 후 학교가 폭격으로 불에 타서 교실이 없어 느티나무 밑에서 공부했다. 수업 중 비가 오면 공부 끝이다. 그 다음 없어도 되는 것은? 교사이다. 교사가 없어도 학생들끼리 자습이라는 이름으로 공부를 한다.

다시 말하면 학교는 학생들이 없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자치단체에서 시청, 공무원, 시민들 중에서 시민이 없으면 자치단체도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

본지706호(통합)보도에 의하면 우리지역에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 10만 명 선도 곧 붕괴된다고 한다. 금년 2월 현재 10만6천423명이라고 한다. 2000년만 해도 12만6천507명 이었는데 이렇게 인구가 급속하게 감소할 줄은 몰랐다. 1980년 영주시와 영풍군이 분리 당시에 영주 인구는 16만3천397명이었다. 그런데 39년 사이에 인구가 6만명이 줄었다. 지금처럼 인구가 감소한다면 그럼 30년 후에 우리지역의 인구은 얼마나 될까? 생각만해도 걱정이 된다.

신생아의 감소, 인구 노령화, 결혼을 하지 않는 청춘들, 이것들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앞으로 각 지자체들은 그 어떤 정책보다 인구 유입정책을 우선시 할 것이며 인구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 것이다. 지역의 리더들은 인구 유치를 위해 모든 걸 할 것이다. 이것은 자치단체의 존립문제가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사람이 없는 자치단체는 도태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우리 시에 정착하시려는 분들은 2종류의 분들이다. 첫째는 귀농이다. 경기도 부천시에 살다가 5년 전에 봉현면 대촌리로 꿈에도 그리던 전원생활과 농사를 짓기 위해 귀농을 하셨다. 그 분들은 공무원으로 퇴직 후 우리시로 귀농하셨다. 그 분들을 만난 곳은 시민운동장 헬스장으로 함께 운동했다. 사과 농사가 끝이 나자 내외 분이 헬스장에 나와 매일 운동을 같이 했다. 그 분들은 사과농사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고 했다. 어느 날 과수원을 매물로 내놓았다고 했다. 겨울철로 접어들자 그 분들은 더 이상 헬스장에 나오지 않았다.

두 번째는 귀촌이다. 지난 번 이 칼럼에서 순흥면 태장리에 3녀1남 4형제 분들이 귀촌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분들은 교사, 간호사 등 전문 자격증이 있는 분들로 우리 고장으로 귀촌하여 잘 적응을 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얼마 전에 만났더니 장녀 한 분만 영주시에 남고 다른 형제 3분 가족들은 영주시를 떠나 전에 살았던 곳으로 가기로 했다고 한다. 서로 헤어지기 싫어 4남매가 서로 부등켜 안고 울었다고 했다. 4남매는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베트남에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장녀 되는 분은 미술교사 자격증을 가진 분으로 방과후 학생들의 수업을 지도 하신다고 했다. 그 분의 부군 되시는 분은 일자리가 없어 번개시장 후문 부근에 주차요금 징수원으로 일을 하신다고 했다. 그 분들은 귀촌보다 귀농이 더 어렵다고 했다. 또 귀촌 하시는 분들도 전문 직종 자격을 가져도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상기 2가지 사례를 보면 우리시는 귀농, 귀촌이 어려운 지역으로 분류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지역의 상주 인구 10만 붕괴는 시간문제인 것이다.

그럼 우리지역의 인구 감소를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3가지 호재가 있다. 첫째는 내년부터 중앙선 복선화가 완성되면 수도권과 1시간 10분대의 접근성이다. 쉬운 말로 수도권에 직장이 있는 분이 금요일 밤차로 귀가해서 월요일 아침 차로 출근하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반대로 수도권에 살고 있는 분들이 영주에 직장이 있다면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두 번째의 호재는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이다. 굴뚝없는 국가 첨단 베어링 산업단지는 1만 여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들었다. 청년일자리 1만개는 영주시의 인구를 증가 시킬 수 있는 가장 큰 호재이다. 청년 한 사람의 취업은 결혼, 주택, 출산 등 부가적인 나비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미세먼지 문제이다. 우리 시민들은 집에서 소백산이 보이면 미세먼지 ‘좋음’ 안보이면 미세먼지‘ 나쁨’이다. 별도의 일기예보가 필요 없다. 그래서 청정지역 우리 시에 국립수목원 체험프로그램이 생기고 한국문화테마파크 안에 한국명상수련원이 건립이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영주시의 강점은 소득 3만불 시대에 선비라는 브랜드와 소백산이 주는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이다. 미세먼지가 금년보다 내년에는 좋아질까? 천만에 말씀이다. 급격한 지구의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은 앞으로는 더 심해진다고 본다. 그럼 수도권 2천500만 인구와 서해안 인구는 미세먼지로 인해 탈출이 시작될 것이다. 우리시는 그런 변화에 대비해 인구 흡수를 위한 사전 마스터플랜을 세우자는 것이다.

이 칼럼의 서두에서 귀농, 귀촌의 실패 사례를 언급하였다. 이젠 우리지역도 귀농 귀촌 하시는 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대비하자는 것이다. 인구증가 정책을 논할 때 싱가포르의 리콴유 초대 총리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는 본토와 60여개의 섬을 구성된 도시국가이다. 리총리는 적극적인 이민 정책과 대졸여성들의 출산율을 높이기위해 획기적인 인구증가 정책을 썼다.

그의 이런 정책으로 오늘날 싱가포르는 북미정상회담을 여는 선진국이 되었다. 청년들이 영주에서 취업하고 결혼하면 아파트 한 채를 무상으로 준다. 단, 신혼부부는 아이 두 명 이상을 낳아야하고 영주에서 10년 이상 살아야 자치단체는 아파트 소유권을 넘겨준다. 매달 10만원씩 주는 푼돈보다 이런 조건이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앞으로 5년 내에 타 자치단체가 이런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구를 늘리려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시민이 없으면 앞에서 학교를 예로 든 것처럼 자치단체도 필요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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