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가족상담센터 박영순 센터장

2005년부터 가정폭력상담소 운영
폭력예방교육 전문 강사로도 활동

‘가정에서 마음이 평화로우면, 어느 마을에 가서도 축제처럼 즐거운 일들을 발견한다’라는 인도속담이 있다. 우리나라 속담인 가화만사성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또한, 미국을 강타한 9.11 사건의 피해자들이나 많은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족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를 남기는 것을 보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늘 가까이에 당연히 있어주는 존재라고 생각하기에 서로를 위해 노력하지 않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가족과 이웃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 깊을 것이다. 우리지역에서 ‘샘물가족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박영순 센터장을 만났다.

▲ 샘물처럼 소리 없이 흘러 상처 씻어주고 싶어
“상담을 하면서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태양이다’라는 말을 늘 생각해요. 제 상담의 모토라고 할 수 있지요. 구정물이나 흙탕물을 소리 없이 맑게 해주는 샘물처럼 저도 소리 없이 흘러서 사람들 상처도 씻어주고, 넘쳐흘러 사람들에게 가 닿으며 세상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샘물가족상담센터’ 박영순 센터장은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며 사람들을 가르치는 달란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박 센터장은 대학원에서 상담을 공부하여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부터 교회 내에서 가정폭력상담소를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2011년부터는 풍기 시내에서 ‘샘물가족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들이 접근하기 좋고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교회에서 지금의 자리로 옮기게 되었어요. 아직 우리지역은 상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데 서구나 선진국은 상담을 받는다는 것이 부의 상징이기도 하지요. 상담을 통해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삶의 무거운 짐을 조금 덜어내는 것이고 그 일을 해결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지요”

▲ 가족으로 만난다는 것은 하늘이 내린 소중한 선물
가족으로 만난다는 것은 하늘이 내린 소중한 선물임을 강조하는 박 센터장은 한국양성평등교육원 폭력예방교육 전문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경상북도지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4년 된 차가 11만 킬로를 달렸을 만큼 초중고부터 검찰청, 교직원, 대학교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폭력예방 교육을 열정적으로 해오고 있다.

특히 박 센터장은 법원을 거쳐 온 아이들에게 상담자로서 인기가 많다.

“법원에서 온 아이들을 상담해보니 세상에 그럴 수 없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아이들은 정말 가정환경이 다 불우해요. 그 아이들과 상담을 하며 ‘어떻게 그럴 수 있어’가 아니라 ‘그래서 힘들었겠구나’ 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 주거든요. 특히 아이들은 가족의 품에 기대며 함께 살아야하는데 기댈 곳이 없는 아이들에게 ‘너 왜 그러니’ 라고만 하면 안 되거든요”

그동안 많은 사람들과 상담을 해온 박 센터장이지만 아이들의 열악한 환경과 저마다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듣고 상담을 하고 온 날은 한 사흘쯤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보통 부모들은 자식에게 그런 문제아들은 만나지 말라고 쉽게 말을 하는데, 사실 내 아이가 함께 어깨를 맞대고 한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이거든요. 건강한 가정에서 한 아이만 맡아주었으면, 사랑을 조금만이라도 나누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자신을 소중히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소중히
‘그렇게 안살아도 돼’ ‘그래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라는 박 센터장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갈등과 힘든 시간들을 글을 쓰면서 극복했다고 한다. 15권이 넘는 분량의 노트에 글을 써왔으며, 시를 외우며 마음을 수양했다고 한다.

또한 요즘은 자기 자신에게 문자보내기를 하는데 지금 가장 내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자신에게 보내주고 읽어보는 것이라고 한다.

“내 속에 여유가 생겨야 옆이 보이는 것이지요. 화가 나면 듣는 기능이 마비가 된대요. 정말 신뢰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 이야기를 하면 그것만으로도 듣는 귀가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본인 자신한테 잘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자기 마음의 정서 감정을 잘 살피며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소중히 여길 줄 알거든요”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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