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 2천만원 요구, “도로 양편에 전봇대 위험 느껴”
공사업자, 주민 민원으로 막대한 손해 “말도 안되는 요구”


‘떼법’은 떼로 몰려다니며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법치를 무시하고 생떼를 쓰며 억지 주장을 하거나 시위 등의 단체 행동을 벌이는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마을 앞으로 전봇대 공사가 진행되자 마을발전기금을 내놓으라는 주민들의 요구 때문에 공사가3개월여 동안 중단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상망동~동원리(단산면)를 거쳐 안정면 대평리 산2번지까지 연결하는 신재생 접속보장회선(10km.공사비38억 원)공사가 진행되던 지난4월부터다.

▲ 마을주민 “비난 받더라도 공사진행 막겠다”
단산면 동원리 오상마을 주민 윤모(61.새마을지도자)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마을 진입로가5m로 협소하고 기존에 설치된 전봇대와 태양광 발전을 위한 전봇대가 도로 양편에 늘어서면서 마을을 드나드는 주민 모두가 위험을 느끼고 있다”며“태양광 전봇대는 마을에 도움이 안된다. 업자가 마을 공청회를 열고 마을발전기금으로2천만 원을 곧바로 준다고 했지만 돈을 주지 않아 시와 한전에 민원을 냈다”고 했다. 그는 또“이 문제도 주민회의를 여러 차례 거친 결과”라며“오상마을 주민들이 언론보도로 인해 비난을 받더라도 공사 진행을 막겠다”고 말했다.

시청 담당자는“오상마을 주민들이 지난4월 민원을 냈다가6월에 취소했다. 명백한 떼법이지만 떼법도 민원으로 통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지난26일 한전영주지점 이모 차장은“주민들의 억지가 너무 심한 것 같다”며“모든 민원은 감리가 해결하도록 돼 있으나 협상이 우선이기 때문에 주민들을 먼저 설득해 보고 끝까지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H감리 이모이사는“떼법도 민원이다. 주민들과 냉각기를 가질 필요가 있어 영광고등학교 앞 공사가 끝나는12월 초순쯤 오상마을 문제를 논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공업체 류모 소장은“주민들이 공사를 막아 주민공청회를 부탁했고 공사가80%가량 진행되면 마을 발전기금을 주겠다고 했는데 주민들이 시청과 한전에 민원을 내면서 이미 식재된160개의 전봇대를 뽑게 됐고 식재허가를 받은2개월 후 다시 심으면서5억 원의 손해가 발생해 지금은 돈을 못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주민들이 관광을 간다면 도의적으로 관광버스 비용 정도는 부담할 용의가 있다. 공사가 순조롭지 못해 죽을 맛”이라며“좁은 진입로에 전봇대 식재를 허가한 시청을 상대로 따져야 할 일을 우리가 당하고 있다. 어차피 손해는 났고 하루빨리 영주를 떠나고 싶다”고 하소연 했다.

▲ 대형돈사에 전봇대까지 마을민심 “흉흉”
마을에서 만난 80대 어르신은 “오상마을과 아랫마을인 구미마을은 최근까지 번갈아 이장을 선출하면서 사이가 좋았지만 최근 대형돈사가 들어와 돈이 오고 가면서 인심이 흉흉해졌다”며“아랫마을에서 선출된 이장이 윗마을은 돌보지 않은 채 장기집권을 하면서60가구 가량의 두 마을이 사이가 나빠졌다. 또, 젊은이들이 사분 오열분열하면서 갈등을 보이고 있어 마을의 장래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한 주민은 “대형돈사 업자로 부터 마을발전기금5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태양광 업자인 이장이 대규모 발전시설을 마을 뒷산에 유치하면서 내야할 마을발전기금의 불똥이 전봇대 시공업자에게 번진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돈사에서 거액의 돈을 받고 보니 재미를 붙인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상망동에서 안정면 대평리에 이르는 신재생접속보장회선은 지난해11월 공사에 착수해 올해12월 준공키로 돼 있다. 올해1월 상망동 동부파출소 앞에서 상망교차로까지2km 구간에만 전주식재 허가가 났음에도10여km에 이르는 전 구간에486개의 전주 대부분을 식재했고 오상리 주민들의 민원과 시장 측근 뇌물사건이 맞물리면서 지난5월 영주시로부터 원상회복 명령을 받았다. 다음 달인6월에 시로부터 다시 식재허가를 받아 공사 중이지만 현재 오상마을 구간이 중단된 상태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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