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휴천1동분회 이종섭 회장

백내장 무료수술 지원 협조로 124명 수술
휴일자원봉사클럽 구성, 학생안전인성교육

가족 외에 다른 누군가의 건강과 안전, 바른 인성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휴천1동 분회장인 이종섭 회장이 그렇다.

지난 13일 대한노인회 영주지회 총회가 열린 자리에서 이 회장은 국제로타리 3630지구 한영철 총재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이는 지역의 어른들을 위해 중앙로타리클럽이 추진하는 백내장 수술지원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로 많은 노인들이 검사와 수술지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지역아이들의 안전과 인성교육을 염려한 이 회장은 노인봉사단체를 구성해 어른으로써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다.

▲낮은 곳 바라보고 봉사의미 되새겨
국영기업체인 대한석탄공사 임무소(현 상망동사무소 위치)에서 20년간 근무한 이 회장은 개인사업을 위해 퇴직을 결심했다. 그의 나이 45세였다. 한창 자라는 2남1녀의 초중학교 자녀를 둔 한 집안의 가장이었다.

“집에서는 좋은 직장을 다니다 사업을 한다고 그만두니 걱정이 많았지요. 그래도 내 결심에는 번복이 없었죠. 가족을 생각해 더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목재창틀이 많았던 시절에 그는 ‘(주)청원산업’이라는 이름을 걸고 LG하이샤시 경북북부권 총판대리점으로 장수농공단지에 문을 열었다. 당시 특허품이라 대구에 1곳만 있었단다.

“7~8년 동안은 성실한 사람으로 마음을 얻고 싶었어요. 당장 앞을 보기보다는 멀리 바라보며 윗사람보다 그 밑에 사람들과 친해졌어요. 그것이 28년 동안 일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것 같아요”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 회장은 경북의 한 학교에 갔다. 전부 나무창이었다. 다른 곳보다 소음이 심했던 이 학교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이야기하며 시범으로 한 교실의 창을 바꿔주면서 교육청에 입소문이 났단다.

그는 사업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28년 전 영주중앙로타리클럽 회원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봉사활동하면서 봉사의 의미를 되새겨 지금까지 이어가는 계기가 됐다.

“21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장학금을 대학생에게 지원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하망동에 살았는데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웠는데 해외유학비를 3년 연속 지원했고 지금 50대가 됐을 듯해요.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정말 보람있었어요”

지난해 영주중앙로타리클럽에서 시작한 백내장 지원사업에 당시 오의식 회장과 박훈서 사무국장의 연락을 받고 지역의 노인들을 위한 좋은 일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처음 50명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에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을 연계했는데 이후에는 신청인원이 더 늘어났단다. 그의 추천으로 수술한 사람은 124명. 안과검사를 받은 사람만 해도 200명이 넘고 자신의 상태를 모르고 방치했다가 검사를 받고 녹내장을 발견해 큰 병원으로 가는 경우도 있었단다.

“인적사항을 적어 보내면 중앙로타리클럽과 협약한 밝은 안과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요. 검사를 해서 백내장으로 판명이 되면 날짜 확인 후 대상자는 다시 재 연락을 해주죠. 정말 필요한 사람인지 살피고 연락도 취하고 나름 바빴지요”

▲‘휴일자원봉사클럽’ 인성지도 앞장
대한노인회 영주시지부 부회장인 이 회장은 휴일경로당 회장으로 ‘노인 강령’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역의 어른으로써 어린 아이들의 안전과 인성을 걱정하던 그는 5년 전 휴일경로당 73~80대 13명의 회원들로 구성한 ‘휴일자원봉사클럽’을 만들었다. 2016년부터 동부초등학교 정문과 후문에서 일주일에 2번 2시간씩 조별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가흥택지로 이동해 학생 수가 조금 줄었지만 아파트단지가 많아 등교시간이 되면 학생들이 엄청 몰려요. 맞벌이부부들은 차로 아이들을 내리고 가니 좁은 길이 더 복잡해지죠. 그래서 회원들이 조끼와 띠를 매고 갓길로 가기, 인사하기 등을 교육했어요”

봉사일지를 꼭 쓴다는 그는 공책을 펼쳐 보였다. 그리고 정문과 후문을 오가며 아이들이 그냥 지나칠 때면 “할머니한테 인사하고 들어가기”라고 먼저 인사예절을 지속적으로 가르쳤다고 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변화됐다는 이 회장은 “교실 몇 곳에 가서 교사들에게 물으니 학생들이 인사를 잘한다”고 했단다. 그리고 노인회원들이 시내를 다닐 때면 멀리서도 아이들이 뛰어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 “넌 누구냐”고 물으면 “학교정문을 지키는 할머니시잖아요”라고 답한단다. 이 이야기를 국립산림치유원 다스림에서 열린 총회에서 사례로 발표했다.

어른들이 존경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싶었다는 그는 “78명 회원에서 15명이 더 가입하려고 해도 장소가 협소해 총회나 단체행사를 열면 불편함이 많다”며 “현재 경로당을 신축하기 위해 시, 도비를 지원받아놓은 상태로 심사가 늦어 공사가 늦춰지고 있다. 회원들을 위해 하루빨리 진행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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