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영주 사람이 된 그들에게 영주를 묻다 - [1] 일본서 시집 온 사토교코씨

한국에서, 영주에서 살기를 선택한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 결혼 전과 후, 최소 두 국가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 피부로 느낀 영주는 어떠한 곳일까. 정착단계부터 영주의 변화를 바라봐 온 그들에게 물었다. [편집자주]

다문화지원센터 정착 도움 커
산림치유단지와 문정수영장 만족

휴천동에 사는 사토교코(45)씨는 일본 동경 옆에 위치한 사미타마현이 고향이다. 2005년 4월 결혼과 동시에 한국으로 건너와 13년째 살고 있다. 처음 안동에서 3년여를 살다 첫 아이를 낳고 남편의 고향인 영주로 이사를 왔다.


▲ 갈 곳도 없고 발전은 ‘글쎄’
“홈플러스가 생길 때쯤 영주로 왔는데 안동과 영주가 별 차이가 없었어요”
10여년 살면서 발전은 있어 보이냐는 질문에는 턱을 괴고 “음...”하고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판타시온도 생기다 없어지고, 풍기온천은 민간 위탁돼 가격도 비싸지고...”
그녀가 다시 꺼낸 말이다.

“일본의 온천은 옛 건물을 그대로 살리고 주변 환경도 생각해요. 영주는 나무도 많고 자연과 어울리는 좋은 조건임에도 건물만 지어놔요. 영주의 좋은 자연을 잘 살렸으면 해요”

무섬마을도 옛집이 많은 반면 현대식 건물과 시설이 들어섰다며 안타까워하면서 경주처럼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려가기를 희망했다.


▲ 시골에 살고 싶던 그녀
“원래 시골에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크면서 생각을 접었어요” 아이들의 교육문제는 시골에 살고 싶던 그녀의 꿈을 접게 했다. 사교육이 거의 없는 일본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겨울방학 2주 간 단기체험활동을 다녀왔다.

선생님마다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을 기준으로 가르치는 것인지, 학원을 안 다니면 학교공부를 못 따라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녀의 4학년, 5학년 아들들은 영어를 제외하고는 그녀가 직접 가르치고 있다. 스마트폰도 아직 사주지 않았다.

“당연한 것 같아도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고 신나게 자연에서 뛰놀았으면 합니다”


▲ 정착 10년 후 살아가기
그녀는 영주의 맛있는 빵가게를 찾는다. 아침식사로 먹을 빵을 위해서다. 흔히 아는 일본가정식인 밥, 미소된장, 생선구이 등은 요즘 일본 가정식이 아니라고. 영주에는 일본사람이 15명 정도 살아 가끔 소통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시어머니와 남편이 신영주 쪽에서 오리명가 2호점을 운영해요. 남편이 요리솜씨가 좋아 저는 요리할 일이 적어요”

음식에는 크게 어려운 점이 없지만 생활과 언어는 도움이 필요했다. 안동에도, 영주에도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곳이 없었다는 그녀. 이후 영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문을 열어 안정적인 정착에 많은 도움을 받았단다.

“한국어를 가르쳐 준다고 해서 갔어요. 10년이 넘다보니 소통에는 문제가 없는데 글을 쓰는 것은 달랐어요. 그래서 지난해부터 글쓰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여행 감상문을 주제로 글을 썼다는 그녀는 컴퓨터로 물건을 구매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지만 문의나 교환 방법에 대해 알려줘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했다. 영주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그녀에게 하고 싶은 것을 알려주고 친구도 만들어 주고 있어 상호 도움을 주고받는 곳이다.

“우리 부부는 산을 좋아해요. 국립산림치유원이 생겨 데크로드가 너무 좋아 자주 갔어요. 소백산 삼가야영장에서는 자연과 함께 텐트치고 놀았구요. 지난해는 수영장도 생겨 좋았어요. 아지수영장도 가봤지만 물이 너무 차가웠어요”

영주에서의 생활을 읊던 그녀는 마지막으로 하나의 소망을 전했다. “영주의 자연에 있는 한옥에서 숙박체험을 하고 싶다”고.

윤애옥 기자 / 김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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